경희의료원 연동건 교수팀, 전 세계 약물감시 데이터베이스 분석
공통으로 연관된 약물, 클로자핀·메살라진과 천연두·인플루엔자·코로나19 등 백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이상반응으로 심근염과 심낭염이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 약물 10가지가 제시됐다.
개별사례 안전성 보고(ICSR)에 대한 전 세계 약물감시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5가지 약물에서 심근염과 심낭염 등 이상반응이 모두 빈번하게 보고됐다. 그 외 각각 5가지 약물은 이상반응별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진료현장에서는 연구에서 확인한 약물 투약 시 잠재적 심장염 증상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희의료원 연동건 교수(디지털헬스센터)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Scientific Reports 8월 7일자에 실렸다(Sci Rep. 2025 Aug 7;15:28849.)
심근염·심낭염 사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
연구는 이상반응으로 심근염과 심낭염이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 약물을 파악해 의료진의 임상적 의사결정을 돕고 잠재적 심혈관 관련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강화하고자 진행됐다.
연구에서 활용한 전 세계 약물감시 데이터베이스에는 1968~2024년 140개국 이상에서 약 3500만 건의 보고가 수집됐다.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한 심근염 사례는 총 829만 3350건, 심낭염은 863만 1131건이었다. 각 이상반응이 가장 많이 보고된 상위 10가지 약물만 추리면 심근염 사례는 총 3만 5017건, 심낭염은 2만 4959건 확인됐다. 대부분 남성에게서 보고됐으며, 심근염은 66.84%, 심낭염은 53.38%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지난 50년 동안 시간 경과에 따른 심근염과 심낭염 누적 보고 사례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과 mRNA 백신 도입 시기에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주로 젊은 남성에서 심근염·심낭염 위험 신호 감지
분석 결과, 심근염과 심낭염이 모두 빈번하게 보고된 약물은 조현병 치료제 클로자핀,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메살라진, 천연두 백신, 인플루엔자 백신, 코로나19 mRNA 백신 등 총 5가지였다.
그 외 각각 5가지 약물은 질환별 차이가 있었다. 심근염은 단일클론항체 니볼루맙과 펨브롤리주맙, 이필리무맙과 뇌전증 치료제 발프로산, 항생제 메트로니다졸 등이 꼽혔다.
심낭염은 항바이러스제 리바비린, 항염증제 설파살라진, 항류마티스제 메토트렉세이트, 알레르기치료제 오말리주맙, 항응고제 헤파린 등 사용 시 빈번하게 보고됐다.
계층 분석에서는 나이와 성별에 따른 차이가 관찰됐다. 심근염과 심낭염 위험 신호가 주로 감지된 연령대는 0~17세였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심근염 발생 가능성이 높았고, 심낭염은 성별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는 코로나19 mRNA 백신 투약에 따른 심근염과 심낭염 보고를 제외해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심근염·심낭염 발생 비중은 코로나19 백신이 가장 커
이상반응 사례 관련 보고 오즈비는 천연두 백신이 높아
심근염과 심낭염 발생률이 가장 높았던 약물은 코로나19 mRNA 백신으로, 백신이 도입됐던 2021년에 급격하게 증가했다. 심근염 발생률은 코로나19 mRNA 백신이 76.16%로 가장 높았으며, 클로자핀(15.29%)이 뒤를 이었다. 심낭염도 코로나19 mRNA 백신 비중이 88.15%로 가장 컸고, 다른 약물은 10%를 넘지 않았다.
약물별 이상반응 사례 관련 보고 오즈비(ROR)는 천연두 백신이 심근염(ROR 103.62)과 심낭염(ROR 111.93) 모두 높았다. 코로나19 mRNA 백신은 심근염과 심낭염 발생률이 높았을지라도 상대적 ROR은 낮았다.
상위 10가지 약물 투약 이후 심근염과 심낭염이 발생하기까지 걸린 시간(TTO) 중앙값은 1일이었다. 평균 TTO는 심근염 9.52일, 심낭염 6.46일로 조사됐다. 보고된 심근염과 심낭염 사례 대부분은 회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치명적 예후 관련 보고 중 심근염이 확인된 이후 사망률은 펨브롤리주맙과 이필리무맙, 니볼루맙 등이 약 20%를 차지했고, 다른 약물은 10% 미만이었다. 심낭염의 경우 설파살라진만 사망률이 10% 이상이었다.
아울러 심장 관련 사건을 제외하고 분석한 결과, 심근염 유발 약물 중 세 가지 단일클론항체 투약 시 근육계 이상반응 동시 발생률이 높았다. 심낭염 유발 약물 중 천연두와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등 세 가지 백신을 투약하면 신경계 사건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젊은 남성과 같이 백신 관련 심근염 및 심낭염 위험이 높다고 확인된 이들에 대한 포괄적인 위험-혜택 분석이 정책에 포함돼야 한다"며 "백신 투여 간격과 종류 등을 고려해 접종 일정을 조정하면 안전성 프로파일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고위험군에서 예방접종 또는 약물 치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심혈관계 이상반응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인과관계를 추론할 수 없지만, 연구에서 확인한 약물을 처방할 때는 발생 가능성이 있는 심장염 이상반응 사례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합병증을 완화하려면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