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학회 '염증 및 심혈관질환' 과학 성명 발표
심혈관질환 1·2차 예방 위해 콜레스테롤과 함께 hsCRP 검사해야
심혈관질환 2차 예방에 hsCRP는 LDL-C 만큼 사건 발생 예측력 가져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 심장학계가 염증이 심혈관질환 발생과 예후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를 위해 염증 지표인 고감도 C-반응단백(hsCRP) 수치를 확인하는 혈액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미국심장학회(ACC)는 이 같은 권고안을 담은 '염증 및 심혈관질환: 2025년 과학 성명'을 JACC 9월 29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공개했다.

앞서 2002년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심혈관질환 위험 예측을 위한 염증 표지자 활용을 두고 논의한 바 있으나, 근거 불충분을 이유로 염증 표지자의 광범위한 검사를 권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심혈관질환과 염증 간 연관성을 시사하는 근거가 쌓였고, 염증 조절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새로운 치료가 제시되면서 ACC가 이번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 
 

hsCRP 외 염증 바이오마커 검사는 추가 가치 無

성명에서 가장 먼저 제시한 권고안은 심혈관질환 1차 및 2차 예방을 위해 콜레스테롤과 함께 hsCRP를 보편적으로 검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hsCRP의 유용성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하지만 ACC는 의료진이 hsCRP를 평가하지 않는다면 치료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hsCRP의 보편적 검사를 통해 심혈관질환 1차 및 2차 예방을 위한 임상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다른 염증 바이오마커에 대한 보편적 검사에는 선을 그었다. 혈청 아밀로이드, IL-6, 피브리노겐, 호중구-림프구 비율 등 염증 바이오마커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할 수 있을지라도, 보편적 검사에 관해서는 hsCRP와 비교해 추가적인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규제기관에서 인정받고 주요 심혈관계 사건 연구에서 일관되게 사용한 바이오마커는 hsCRP뿐이라고 정리했다.

아울러 혈관 염증을 파악하기 위한 영상 바이오마커는 연구에서 활용할 수 있지만 진료현장에서는 사용하지 않도록 주문했다. 
 

2차 예방에 hsCRP는 LDL-C와 동등한 수준의 예측인자

심혈관질환 1차 예방 측면에서 급성 상태가 아니면서 염증 위험이 높은 환자군 식별 기준으로 hsCRP 3mg/L 초과를 제시했다. 이어 염증 부담이 높다면 조기 생활습관 개선을 진행하도록 권고했다. 그럼에도 hsCRP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다면, LDL-콜레스테롤 수치와 무관하게 스타틴 치료를 시작하거나 치료 강화를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심혈관질환 2차 예방 측면에서는 hsCRP의 중요성을 LDL-콜레스테롤과 같은 선상에 뒀다. 

성명에서는 스타틴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알려진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hsCRP가 LDL-콜레스테롤과 최소 동등한 수준으로 재발성 혈관 사건 예측력을 가진다고 정리했다. 이를 통해 잔여 염증 위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hsCRP가 LDL-콜레스테롤만큼 사건 발생 예측에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스타틴을 복용 중인 환자는 LDL-콜레스테롤과 무관하게 hsCRP 2mg/dL 이상으로 유지되면 더 높은 강도의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 용량 증량 등을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저용량 콜키신, 죽상경화증 환자 심혈관계 사건 위험 낮춰

심혈관질환 2차 예방을 위한 항염증제 콜키신(또는 콜히친)의 역할도 부각했다. 성명에서는 저용량 콜키신이 만성 안정형 죽상경화증 환자의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추며,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이 같은 목적의 항염증제로 첫 허가를 받았다고 정리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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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저용량 콜키신은 지질저하제 보조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라도 급성 허혈성 사건 위험 감소에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중증 간질환 또는 신장질환 환자에게는 사용 금기라고 강조했다. 

또 심혈관질환 2차 예방을 위한 항염증제에 관해 모든 임상연구가 성공한 것은 아니라며, 치료제 사용에 관한 권고안 마련에 앞서 근거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항염증제 저용량 메토트렉세이트는 CIRT 연구에서 안정형 심혈관질환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효과가 없었고 IL-6 또는 hsCRP 감소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다만, 항염증 치료에 따른 최대 혜택이 IL-6 감소 폭이 가장 큰 환자군에서 나타났다는 CANTOS IL-1β 억제 연구를 근거로 IL-6 억제제 등 새로운 항염증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먼저 IL-6 리간드 억제제 질티베키맙은 만성 콩팥병,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등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무작위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IL-6 리간드 억제제인 클라자키주맙은 투석 환경에서 죽상경화증 위험을 낮추는지 평가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염증 낮추기 위한 생활습관 중재 강조

전신 염증을 위한 낮추기 위한 관리전략으로는 생활습관 중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중해식과 DASH 식이요법 등을 진행하면서, 과일과 채소, 통곡물, 콩류, 견과류, 올리브유 등 섭취가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오메가-3 지방산 식이 섭취를 늘리기 위해 주당 2~3회 생선을 먹도록 권장하며 EPA+DHA 함량이 높은 지방이 풍부한 생선을 선택하도록 명시했다. 이 같은 권고안은 2025년 ACC·AHA 고혈압 가이드라인의 생활습관 관리 권고안과 일치한다.

또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 또는 주당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진행하고, 만성 염증 감소를 위한 금연을 권장했다. 아울러 전신 염증 완화를 위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했다.
 

hsCRP·IL-6, 만성 심부전 위험 예측인자로 활용 가능

hsCRP와 IL-6 등 염증 및 면역 바이오마커는 만성 심부전 위험 예측인자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EHA+DHA는 원인 또는 좌심실 박출률(LVEF)과 무관하게 NYHA 기능 등급 II~IV 심부전 환자 치료에 활용할 수 있으며, 60세 이상 허혈성 심부전 환자는 스타틴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결핵이 없지만 콜키신과 스테로이드에 내성을 보이는 심낭염이 반복해 재발하고 hsCRP가 10mg/dL 초과인 환자는 IL-1 차단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더해 재발성 심낭염에 대한 새로운 항염증 치료는 고위험군에게 중요한 치료 진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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