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연구팀, 3개 RCT 대상 코벤파이 유효성 및 안전성 분석
조현병에서 양성·음성 증상 모두 표적하며 30년만 새로운 기전으로 승인
[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약 30년 만에 새로운 기전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BMS 코벤파이(성분명 자노멜린-트로스피움)가 성인 조현병 환자에서 일관된 유효성을 입증했다.
코벤파이는 뇌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일반적인 조현병 치료제와 달리, 무스카린성 M1/M4 수용체 작용제 기전을 갖는다.
자노멜린은 직접적으로 D2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지 않는 무스카린성 M1/M4 선택적 수용체 작용제다. 코벤파이는 자노멜린에 말초 무스카린 수용체 길항제 트로스피움을 결합해 자노멜린과 관련된 부작용을 낮출 수 있도록 개발됐다.
감정 표현 감소나 무기력, 의욕 저하 등 음성 증상과 인지적 결함 등 더 넓은 조현병 증상을 표적하는 점이 특징이다.
코벤파이, 위약 대비 PANSS 총점 약 9.7점 개선
인도 국립약학연구소 Nikhil Sharma와 Mahalaqua Nazli Khatib 박사 연구팀은 조현병에서 코벤파이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조현병은 전 세계적으로 정신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기존 치료제가 망상, 환각 등 양성 증상을 주로 겨냥하고 있지만 부작용을 유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2024년 11월 10일까지 PubMed와 Embase, Web of Science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조현병에서 코벤파이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 임상연구(RCT) 데이터를 수집했다.
무작위 효과 모형을 사용해 연구 데이터를 통합하고, 조현병에서 양성 및 음성 증상을 평가하는 PANSS 점수와 치료로 인한 이상 반응(TEAE) 발생률 등을 평가했다.
메타분석에는 4.4 버전 R 소프트웨어가 쓰였다.
총 3개 RCT에서 674명의 환자가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분석 결과, 코벤파이군은 위약군 대비 PANSS 총점이 평균 -9.707점 개선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95% CI -12.329~-7.085). 음성 하위 척도 점수에서는 평균 -1.623점(95% CI -2.461~-0.785), 양성 하위 척도 점수에서는 -3.213점 개선됐다(95% CI -4,033~-2.393).
위약군 대비 코벤파이군에서 이상반응 발생률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는 변비 발생률이 2.77배(RR 2.77; 95% CI 1.72~4.45), 메스꺼움은 4.87배 높았다(RR 4.87; 95% CI 2.73~8.68).
Sharma 박사는 "코벤파이는 관리 가능한 수준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조현병의 양성 및 음성 증상 모두를 유의하게 개선했다"며 "이는 조현병 치료제로 코벤파이의 잠재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유효성과 안전성을 파악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International Journal of Neuropsychopharmacology 7월 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조현병 음성 증상까지 개선하며 지난해 FDA 허가 획득
코벤파이는 앞서 임상3상 EMERGENT-3 연구 등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며 조현병 치료의 새로운 옵션으로 떠올랐다.
코벤파이의 원개발사인 미국 카루나 테라퓨틱스 Inder Kaul 박사 연구팀은 2021년 4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미국과 우크라이나 30개 입원시설에서 급성 정신증 증상을 보이는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다기관, 무작위, 이중 맹검, 위약 대조 방식의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들은 5주간 코벤파이(최대 용량 자노멜린 125mg+트로스피움 30mg) 혹은 위약을 투여한 군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사전 정의된 1차 목표점은 시작 시점부터 5주차까지 PANSS 총점 변화였다.
2차 목표점은 PANSS 양성 및 음성 하위 척도 점수, PANSS Marder 음성 요인 점수, 전반적 임상 척도(CGI-S), 5주차까지 PANSS 총점이 3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 변화 등으로 정해졌다.
256명의 환자가 모집돼 코벤파이군 125명과 위약군 131명으로 배정됐다. 평균 나이는 43.1세, 74.6%(191명)가 남성이었고 60.9%(156명)는 흑인이나 아프리카계 미국인, 38.3%(98명)는 백인, 0.4%(1명)는 아시아인이었다.
연구 결과, 코벤파이군은 5주차에 PANSS 총점을 평균 -20.6점 개선하며 위약군(-12.2점)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MD -8.4; 95% CI -12.4~-4.3; P<0.001).
치료 관련 이상 반응(TEAE)으로 인한 연구 중단율은 코벤파이군 6.4%(8명)와 위약군 5.5%(7명)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메스꺼움(코벤파이군 19.2% 대 위약군 1.6%), 구토(16.0% 대 0.8%), 변비(12.8% 대 3.9%) 등으로 보고됐다.
두 군 간 추체외로 부작용과 체중 증가, 졸음 수준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 성인 조현병 치료제로 코벤파이를 승인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