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조현병 환자에서 장기지속형 리스페리돈 생체이용률 분석
기존 주사제 이어 경구제도 투여간격 늘리며 복약순응도 개선 기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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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조현병 등에 처방되는 항정신병제 '리스페리돈'의 투여 간격을 넓히기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주 1회 투약 가능한 리스페리돈 제제가 등장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린드라 테라퓨틱스의 'LYN-005'는 주 1회 투약을 목표로 개발 중인 리스페리돈 제제다. 리스페리돈 제제 중 장기지속형 옵션은 주사제형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경구형 제제가 개발되면 주사제를 꺼리는 조현병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장기지속형 리스페리돈, 속방형과 생체이용률 차이 없어

미국 뉴욕 메디컬 칼리지 Leslie Citrome 박사 연구팀은 조현병 환자에서 장기지속형 리스페리돈 제제의 생체이용률과 치료 효과 지속성을 확인하기 위한 다기관, 오픈라벨, 비무작위 임상3상 STARLYNG-1 연구를 진행했다. 

조현병 환자는 약물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등 질환을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악화할 위험이 높다. 

연구팀은 질환 증상이 안정적인 상태에서 일 1회 투약하는 경구형 리스페리돈 제제 대비 장기지속형, 경구형 리스페리돈의 효과와 생체이용률을 비교 분석했다. 

조현병 병력이 있는 사람은 연구 설계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임상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는 조현병 혹은 분열정동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미국 내 5개 지역에서 등록한 환자들은 9~13일을 제외하고 5주간 입원 시설에 머물렀다. 

연구는 7일간 2mg 혹은 6mg의 속방형 리스페리돈 제제를 복용하는 순응도 평가 기간과 본 연구 기간으로 구성됐다. 

순응도 평가 기간 이후 환자들은 주 1회 장기지속형 리스페리돈 5도즈(15mg 혹은 45mg)를 투약했고, 본 연구 1주차에는 추가적으로 속방형 리스페리돈 반 도즈를 매일 투약했다. 

1차 목표점은 연구 마지막 시점에 장기지속형 리스페리돈과 속방형 리스페리돈의 약동학적 매개변수를 비교한 수치로 정해졌다. 연구팀은 1주차와 5주차의 최소 리스페리돈 농도(Cmin)와 5주차 최대 농도(Cmax), 평균 농도(Cavg)를 비교했다. 

사전 정의된 1차 목표점은 1주차와 5주차의 최소 리스페리돈 농도(90% CI 0.8 이상), 5주차의 최대 농도(90% CI 1.25 이하), 5주차의 평균 농도(90% CI 0.8 이상 1.4 이하)를 측정한 기하평균비(GMR)로 정해졌다.

2023년 4월 13일부터 2023년 12월 1일까지 83명의 환자가 등록했고 남성이 75%(62명)였다.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81%(67명)를 차지했고 평균 나이는 49.3세로 집계됐다. 최종적으로 47명이 연구를 끝까지 마쳤다.

44명을 대상으로 한 약동학적 분석 결과, 장기지속형 리스페리돈은 모든 용량에서 활성 성분이 지속적으로 방출됐다. 

1주차에 장기지속형 리스페리돈과 속방형 리스페리돈의 혈중 최소 농도 기하평균비는 1.02를 기록했다(90% CI 0.93~1.12). 

5주차 최소 농도 기하평균비는 1.04(90% CI 0.87~1.23)로 나타났고 최대 농도 기준으로는 0.84(90% CI 0.77~0.92), 평균 농도에서는 1.03(90% CI 0.93~1.13)으로 보고됐다. 이는 모두 사전 정의한 1차 목표점 기준을 충족하는 수치다. 

장기지속형 리스페리돈을 투약한 환자 67명에서 보고된 치료 관련 이상 반응으로는 위장관 부작용이 66%(44명)로 가장 흔했다. 또 심각한 치료 관련 부작용은 1건 보고됐다. 

Citrome 박사는 "장기지속형 리스페리돈은 서방형 제제와 유사한 생체이용률을 보였고 혈중 농도 측면에서도 활성 성분이 지속적으로 방출됐다"며 "환자들은 임상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고, 예상하지 못한 안전 관련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조현병이나 분열정동장애에 대한 새로운 장기지속형 경구 약물 전달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The Lancet Psychiatry 7월호에 실렸다. 

주사제형은 격주 투여 가능···SC제형으로 복약순응도↑

리스페리돈 등 항정신병제 계열은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개선하기 위한 장기지속형 제제 개발이 활발한 약제 중 하나다. 

리스페리돈은 경구형 외에 2주 1회 투여 가능한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리스페달 콘스타' 등으로도 개발됐다. 동일 성분의 '우제디'는 최대 2개월에 1회 투여 가능한 피하투여(SC) 제형으로 개발돼 치료 편의를 더욱 높이기도 했다. 

조현병에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등 매일 투약하지 않아도 되는 제제를 처방했을 때 재발이나 입원 횟수 등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는 환자들이 매일 투약해야 하는 경구형 제제를 처방받을 경우, 꾸준한 복용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템플 대학교 루이스 카츠 의대 Justin Faden 박사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된 항정신병제는 조현병이나 분열정동장애, 양극성 장애의 치료 순응도와 효과 측면에서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며 "처방 가능한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늘어나면 환자 개인별로 적절한 약제를 처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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