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N,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가이드라인 개정
이브트로지, 선호 요법으로 권고···잴코리·로즐리트렉·오그티로와 동일 선상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ROS1 TKI 이브트로지(성분명 탈레트렉티닙)가 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 전면 이름을 올리면서 치료옵션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새롭게 이름을 올린 이브트로지는 기존 TKI 치료 후 발생한 내성 변이, 그 중에서 G2032R 변이를 가진 환자에게까지 사용하도록 권고하면서 미충족 수요 해소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NCCN, 가이드라인 변경···이브트로지 등장
최근 NCCN은 비소세포폐암 최신 가이드라인(v5. 2025)에서 이브트로지를 ROS1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및 후속 치료 모두에서 '선호(Preferred)' 옵션으로 신규 등재했다.
이로써 이브트로지는 기존 ROS1 TKI인 노바티스 잴코리(크리조티닙), 로슈 로즐리트렉(엔트렉티닙), BMS 오그티로(레포트렉티닙)과 동등한 수준으로 격상됐다.
특히 이브트로지는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치료옵션 뿐만 아니라 기존 ROS1 TKI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도 강력한 치료옵션으로 인정 받았다.
주목할 부분은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에게도 이브트로지를 제한없이 사용을 권고한 점과, 2차 치료에서 G2032R 등 획득 내성 변이를 포함한 무증상 진행, 뇌전이, 전신 진행 사례에 우선 배치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있어 뇌전이와 내성 변이가 중요한 임상적 난제였음을 고려할 때 이브트로지가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했음을 시사한다.
이브트로지의 NCCN 가이드라인 등재 기반은 TRUST 연구 프로그램 결과다.
이 연구 프로그램은 ROS1 TKI 치료를 경험하지 않은 환자군과 경험한 환자군 모두에서 이브트로지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우선 TRUST-I 연구는 중국 환자를 대상으로, TRUST-II 연구는 한국을 포함한 다국가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1/2상이다. 두 연구에서는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이전에 ROS1 TKI 치료 경험이 없느 ㄴ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브트로지 단독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TRUST-I 연구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90%로 집계됐다(95% CI 93~95). 반응지속기간(DoR)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으나, 추정 DoR은 44.2개월에 달했다.
글로벌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TRUST-II 연구에서도 이브트로지 단독요법의 ORR은 85%로 일관되게 높은 반응률을 보였다(95% CI 73~93). DoR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추정 DoR 중앙값은 44.2개월로 TRUST-I 연구와 유사했다.
이브트로지는 TRUST 연구 프로그램 통합분석에서 뇌전이 환자에 효능도 입증했다.
분석 결과, ROS1 TKI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의 ORR은 57%로 집계됐다. 12개월 DoR은 74~83% 범위로, 기존 ROS1 TKI 치료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환자들이 이브트로지 단독요법에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G2032R 변이는 기존 ROS1 TKI의 주요 획득 내성 기전 중 하나인데, 통합분석에서 대부분 G2032R 내성 변이를 보유한 것으로 고려하면 이브트로지는 G2032R 변이에 효과적인 점을 입증한 것이다.
아울러 측정 가능한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두개내 객관적 반응률(IC-ORR)은 76.5%로 높게 나타났다.
주요 이상반응은 ALT/AST 상승, 설사, 어지럼증 등이었다. 주목할 점은 기존 ROS1 TKI에서 문제로 지목됐던 중추신경계 부작용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브트로지, ROS1 양성 폐암 치료제 국내 시장 재편?
이브트로지가 NCCN 가이드라인에 등재되면서 국내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 환경도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현재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는 잴코리, 로즐리트렉, 오그티로 등에 이어 이브트로지까지 4개가 됐다.
잴코리는 최초의 ROS1 TKI로 ORR이 72%를 보였지만, 뇌전이에 효과는 제한적이고, 내성 발현도 흔하다는 단점이 있다. 로즐리트렉은 ORR 77%에 뇌전이에도 효과를 보이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내성 변이 발현 및 중추신경계 이상반응이 보고되기도 했다.
오그티로는 ROS1 TKI 미경험 환자에서 ORR이 79%, 치료경험이 있는 환자에서 38%의 ORR을 보였고, 특히 G2032R 내성 변이에 효과를 보이고 뇌전이 환자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다만, 1일 2회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이브트로지는 ROS1 TKI 미경험 환자에서 85~90%의 ORR과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 특히 G2032R 변이 환자에서도 57%의 ORR과 높은 뇌전이 반응률을 보인 점은 차별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에서는 2020년 뉴지랩테라퓨틱스가 이브트로지의 국내 판권을 라이선스인했고, 현재 TRUST-II 연구에 참여 중이다.
게다가 지난해 9월 식약처로부터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 허가 과정에서 우선심사 및 조건부 허가 트랙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게다가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국내 전체 폐암 환자의 약 1~2% 수준으로 매우 희귀한 질환인 만큼 국내에 신속하게 도입될 가능성도 크다.
다만, 보험급여 여부와 약가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그티로의 경우 약가가 1개월에 약 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환자 부담이 큰 만큼 약가 인하 전략이 건강보험 급여 적용에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