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 80개 임상연구 메타분석해 GLP-1 제제 효과 규명
정신의학적 부작용 위험 높인다고 볼 수 없어…삶의 질 높이는 효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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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의 안전성 관련 논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GLP-1 제제가 정신의학적 부작용 위험을 높이지 않고 오히려 정신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가이 앤 세인트 토마스 NHS 재단 신탁 Aureliane C. S. Pierret 박사 연구팀은 당뇨병 및 비만 환자에서 GLP-1 제제와 위약 투여군에서 보고된 정신의학적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체계적 문헌 고찰과 메타분석 방식으로 이뤄진 해당 연구는 당뇨병 및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GLP-1 제제가 위약 대비 정신의학적, 인지적 결과와 삶의 질 측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폈다. 

당뇨병이나 비만 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 대비 정신의학적, 인지적 상태가 더 나쁘고 삶의 질(QoL) 역시 낮다. 그러나 주요 치료제로 쓰이는 GLP-1 제제가 우울증 등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정신의학적, 인지적, 삶의 질 측면에서 위약 대조 방식으로 이뤄진 GLP-1 제제 임상연구 결과를 메타 분석으로 비교했다. 

MEDLINE, Embase, PsycINFO, CENTRAL 데이터베이스가 활용됐고 2024년 6월 24일까지 연구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중 맹검, 위약 대조 방식 임상연구 중 과체중이거나 비만 및 당뇨병이 있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 대비 GLP-1 제제의 정신의학적, 인지적, 삶의 질 관련 결과를 보고한 연구가 대상이 됐다. 

데이터 추출은 2명의 검토 연구자에 의해 병렬로 수행됐고 무작위 효과 메타분석도 이뤄졌다. 효과 크기 측정 기준은 로그 위험 비율(log[RR])과 표준화된 평균 차이였고 연구의 질은 코크란 편향 위험 도구를 활용해 측정됐다. 근거의 확실성은 GRADEpro를 통해 평가했다. 

주요 목표점은 심각하거나 심각하지 않은 정신의학적 부작용과 정신 건강 관련 증상 중증도, 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 인지 능력 등의 변화였다. 

10만 786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연구 80건이 메타분석에 포함됐다. 분석 대상이 된 환자의 평균 나이는 60.1세였고 여성은 40.1%(4만 3251명)였다. 

분석 결과, GLP-1 제제 치료는 위약 대비 정신의학적 부작용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감정적 섭식을 감소시키고 섭식 억제력을 높여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결과가 보고됐다. 

정신의학적 부작용 측면에서 보면 GLP-1 제제를 투여한 군(GLP-1 제제군)과 위약군 간 심각한 정신의학적 부작용 위험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log[RR] -0.02; 95% CI -0.20~0.17; P=0.87). 

이는 심각하지 않은 정신의학적 부작용 위험에 대해서도 동일했고(log[RR] -0.03; 95% CI -0.21~0.16; P=0.76), 우울증 증상 변화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두 군 간 의미 있는 차이는 보고되지 않았다(G=0.02; 95% CI -0.51~0.55; P=0.94). 

반면 여러 요인과 관련된 삶의 질 측면에서는 GLP-1 제제가 위약 대비 당뇨병이나 비만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LP-1 제제 처방은 섭식 억제력 개선이나(G=0.35; 95% CI 0.13~0.57; P=0.002) 감정적 섭식 감소(G=0.32; 95% CI 0.11~0.54; P=0.003) 등 섭식 관련 지표에서 위약군 대비 의미 있는 결과값을 기록했다. 

아울러 정신 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G=0.15; 95% CI 0.07~0.22; P<0.001), 신체적 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G=0.20; 95% CI 0.14~0.26; P<0.001), 당뇨병과 관련된 삶의 질(G=0.23; 95% CI 0.15~0.32; P<0.001), 체중과 관련된 삶의 질(G=0.27; 95% CI 0.18~0.35; P<0.001) 측면에서도 모두 위약 대비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Pierret 박사는 "GLP-1 제제 처방은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안전할 뿐만 아니라 보다 개선된 정신적 안정과 관련이 있었다"며 "비만이나 당뇨병 치료 옵션을 결정할 때 질환과 관련된 신체 상태와 정신 건강, 삶의 질 저하 간 상관관계를 감안해 정신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선택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GLP-1 제제는 과체중이나 비만 및 당뇨병 환자에서 위약 대비 정신의학적 부작용이나 우울증 증상 악화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며 "대신 삶의 질과 섭식 조절, 감정적 섭식 개선과 유관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GLP-1 제제 치료가 신체적, 정서적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JAMA Psychiatry 5월 1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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