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윤보라 교수
가톨릭의대 윤보라 교수

1. 서론

치매 환자 평가 시에는 인지기능(Cognition), 일상생활 능력(Activities of Daily Living, ADL), 이상행동 및 심리증상 유무(Behavior), 그리고 원인 질환에 대한 감별진단(Differential Diagnosis)의 네 가지 핵심요소(ABCD)를 체계적으로 고려해 진찰해야 한다.

치매는 다양한 인지기능저하를 특징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과 원인 감별은 환자 맞춤형 치료에 필수적이다. 또한 조기 진단 및 치료는 증상 진행을 늦추는데 중요하다.

2. 치매 선별검사

치매 선별검사는 인지기능저하가 의심되는 환자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심층적인 진단의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 시행되는 간편하고 신속한 평가 과정이다.

다양한 선별검사 도구들이 임상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는 주로 환자를 잘 아는 보호자를 통한 설문지 기반 검사와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간이 인지기능 검사가 있다.

설문지 기반 선별검사로는 Korean Dementia Screening Questionnaire (KDSQ), Korean version Informant Questionnaire on Cognitive Decline in the Elderly (IQCODE-K), Samsung Dementia Questionnaire (SDQ)가 많이 사용된다.

KDSQ는 6점 이상, IQCODE-K는 3.6점, SDQ는 17점 이상이면 치매 가능성이 높다고 기준점을 제시했다.

간이 인지기능 검사로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간이정신상태검사(Mini-mental state examination, MMSE)가 대표적이다.

국내에는 K-MMSE-2와 MMSE-K가 널리 사용되고 있고,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억제제 보험처방을 위한 필수항목으로 돼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감별에 MMSE보다 높은 민감도를 가지며, 전두엽/집행기능 평가를 포함하는 한국판 몬트리올인지평가(Korean Montreal Cognitive Assessment, K-MoCA), 한국에서 개발돼 보건소·치매안심센터에서 활용되고 있는 인지저하 선별검사(Cognitive Impairment Screening Test, CIST)도 선별검사 도구들이다.

세 검사 모두 총점은 30점으로 결과해석 시 나이, 교육수준 등 인구학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3. 치매 진단검사

치매 진단은 문진, 신경학적 검사, 자세한 신경심리검사, 뇌영상검사, 혈액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시행해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이루어진다.

문진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증상발현 시점, 진행양상, 인지기능저하의 구체적인 내용, 행동변화 등을 상세히 청취해야 하며 과거병력, 동반질환, 가족력, 교육수준, 복용약, 음주 및 흡연력 등을 확인하고 일상생활 능력저하 여부 및 이상행동 유무를 구쳬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또한 의식 수준, 뇌신경기능, 운동 및 감각기능, 반사, 보행을 면밀히 평가하는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뇌신경계 질환의 징후나, 다른 질환 감별을 위해 국소적인 신경학적 징후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자세한 신경심리검사를 위해 한국에서는 총집을 주로 활용하며 대표적으로 서울신경심리검사 2판(Seoul Neuropsychological Screening Battery, 2nd edition, SNSB-II), CERAD-K (Consortium to Establish a Registry for Alzheimer’s Disease-Korean version), LICA (Literacy Independent Cognitive Assessment) 등이 활용된다.

주의집중력, 언어능력, 시공간 지각 및 구성 능력, 기억력, 전두엽/수행기능 등 각 인지영역을 평가하는 신경심리검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검사결과는 연령 및 교육 수준별 규준을 바탕으로 해석한다.

각 검사는 평가하는 인지영역, 소요시간, 난이도 등이 다르므로 환자의 특성에 맞춰 적절한 검사를 선택해야 한다.

신경심리검사 결과는 치매 진단 뿐만 아니라 질병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고 치료효과를 평가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진과 자세한 신경심리검사 결과를 종합해 임상의는 임상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CDR)나 전반적퇴화척도(Global Deterioration Scale, GDS)를 최종적으로 평가한다.

뇌영상검사는 뇌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을 확인해 치매 진단 및 원인 질환 감별에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구조적 영상에는 뇌 MRI나 CT가 있겠고,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적인 해마나 내측 측두엽 위축을 확인한다던지, 특정 부위의 비대칭 위축을 보일 수 있는 원발성 진행성 실어증이나 혈관성 치매, 수두증 등의 감별진단에 유용하다.

대표적인 기능적 영상으로는 뇌 신경세포의 포도당 대사를 관찰하는 F-18 FDG-PET CT와 뇌 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 여부를 확인해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 및 확진에 도움을 주는 아밀로이드 PET CT가 있다.

필수 혈액검사는 감별진단과 위험도 평가에 필수적이며 기본적인 혈액검사 항목으로는 일반혈액검사, 혈청생화학검사(간기능, 신장기능, 전해질, 혈당 등), 갑상선기능, 비타민 B12 및 엽산, 매독 반응, HIV 검사 등이 포함된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 예측을 위한 아포지단백E (Apolipoprotein E, APOE4) 유전자 검사도 고려될 수 있다.

대한치매학회 진료지침을 포함한 주요 치매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자세한 인지기능 평가와 함께 뇌영상검사와 필수혈액검사 시행을 강조해 권장하고 있다.

4. 치매 확진검사

최근 임상진단기술이 향상되고 발달했지만, 현재까지도 신경계 퇴행질환의 경우 확진은 생검이나 부검을 통한 뇌 조직에서 현미경검사를 통한 병리적 진단으로 확진한다.

5. 결론

치매 진단은 단일 검사가 아닌, 다면적인 평가 결과를 통합해 이뤄지는 심층적이고 통합적인 분석 과정이다.

임상현장에서는 상태에 따라 단계적이며 근거 중심의 평가 접근이 필수적이며, 조기 발견과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인지기능 선별검사, 문진 및 신경학적 진찰, 정밀 신경심리검사, 일상생활능력과 이상행동 평가, 뇌영상 및 혈액검사, 체액 바이오마커 검사가 유기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특히 최근의 바이오마커 기술 발전은 알츠하이머병 등 주요 치매의 병리적 진단 가능성을 높이며, 보다 정밀하고 개인화된 진료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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