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국제학술대회 15~17일 개최
천식 환자에서 중증은 10% 불과…질병부담은 가장 높아
정재원 보험이사 "생물학적 제제 활용 위해 급여 문턱 낮춰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KAAACI)는 5월 15~17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KAAACI)는 5월 15~17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국내 중증 천식 환자 삶의 질 개선과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해서는 산정특례 확대와 질환 중증도 재분류, 환자 부담 감소를 위한 지원 등 정책적,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중증 천식은 국내 천식 환자에서 약 5~10% 수준을 차지한다. 치료와 관리 등으로 인한 질병 부담이 크고, 중증 천식으로 인한 국내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1~2위를 다툴 만큼 높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KAAACI·이하 학회)가 5월 15~17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중증 천식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제언이 공유됐다. 

중증 천식에서 생물학적 제제 교체투여, 질환 조절에 효과적

장안수 이사장(순천향대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은 "이번 학술대회는 유럽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EAACI)와 함께 진행한다"며 "학문적 발전 외에도 천식과 알레르기로 고통받는 국민 진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특히 학회의 주요 과제로는 중증 천식이 꼽혔다. 중증 천식은 환자가 산정특례를 인정받기 어려워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매우 높고, 주요 치료제인 생물학적 제제 역시 보험급여 문턱이 높아 사용에 한계가 있다. 

학회 정재원 보험이사(인제대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학회 정재원 보험이사(인제대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정재원 보험이사(인제대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중증 천식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학회 차원에서 논의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천식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호흡기질환으로, 중증으로 갈수록 일상생활이 어려워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 주로 스테로이드 치료로 시작하는데 약을 많이 써도 증상 조절이 되지 않거나 치료제 용량을 줄이면 악화하는 경우에는 생물학적 제제 처방까지 필요로 한다. 

학회에 따르면 국내 천식 환자 중 10%가량이 중증 천식으로 추정되며, 2025년 12세 이상 중증 환자 수는 약 2만 3654명이다. 이 중 호산구 수치 300 이상으로 보고돼 생물학적 제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약 8970명으로 추정된다. 

정 이사는 "중증 천식은 일반인 대비 사망 위험이 2.35배 높다"며 "10만 명당 천식으로 인한 사망률(AAD)은 2003년 16.2명에서 2015년 28명으로 증가했고, 중증 천식과 연관된 사망률은 2650건을 기록해 OECD 국가 중 2위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중증 천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1.62배, 루푸스의 1.8배에 달한다. 정 교수는 그 원인을 중증 아토피피부염이나 루푸스는 생물학적 제제 사용이 용이하고 산정특례 적용이 더 쉬워 치료 접근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중증 천식 환자가 경험하는 삶의 질(EQ-5D) 저하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는 폐 기능 저하로 인한 신체 활동 제약부터 장기적인 스테로이드 치료 부작용과 정신적 고통 등을 모두 포괄한다. 

연구에 따르면 천식 환자에서 삶의 질에 대한 효용가중치는 △조절되는 천식 0.89 △천식 악화 0.57 △증상 악화로 인한 입원 0.33(P<0.001) 등으로 보고돼 시각장애(0.39), 진행성 위암(0.404), 심부전(0.36) 등 타 질환 대비 가볍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천식에서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는 비율은 약 20~60% 내외로 추산된다. 그러나 경구용 스테로이드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 불안, 우울 등 정신적 문제를 포함해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을 겪을 수 있고, 사망 위험은 그렇지 않은 경우 대비 2.17배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HR 2.17; 95% CI 2.04~2.31). 

또 중증 천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측면 질병부담도 낮지 않다. 중증 천식으로 인한 의료비 지출액은 일반 천식 대비 5.3배 높았고, 천식으로 인한 1인당 비용 역시 중증에서 경증 대비 약 9배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증 호산구성 천식은 산정특례 지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는 산정특례 지정이 되지 않아 요양급여 비용 60%를 환자가 부담해야 해 연간 500만원에서 전액 본인부담 약제는 1600만원 이상 치료비가 소요된다. 

국내에서 쓰이는 천식 치료용 생물학적 제제로는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와 누칼라(메폴리주맙), 싱케어(레슬리주맙), 파센라(벤라리주맙), 듀피젠트(두필루맙), 테즈파이어(테제펠루맙) 등이 있다. 
국내에서 쓰이는 천식 치료용 생물학적 제제로는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와 누칼라(메폴리주맙), 싱케어(레슬리주맙), 파센라(벤라리주맙), 듀피젠트(두필루맙), 테즈파이어(테제펠루맙) 등이 있다. 

정 이사는 "중증 천식에서 생물학적 제제 사용 확대는 여러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다양한 기전의 생물학적 제제는 질환 조절 가능성이 높고 경구용 스테로이드 의존성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쓰이는 천식 치료용 생물학적 제제로는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와 누칼라(메폴리주맙), 싱케어(레슬리주맙), 파센라(벤라리주맙), 듀피젠트(두필루맙), 테즈파이어(테제펠루맙) 등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경구형 스테로이드 의존성 천식 환자에서 생물학적 제제를 처방했을 때 △듀피젠트군 72.3% △싱케어군 70.6% △파센라군 62.2% △누칼라군 43% 등이 경구용 스테로이드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생물학적 제제는 제제별로 주요 타깃과 기전이 달라 환자에게 적용했을 때 유효성도 상이하다. 졸레어는 면역글로불린 E(IgE) 억제제, 누칼라와 싱케어는 IL-5, 파센라는 IL-5Rα를 억제하고 듀피젠트는 IL-4/13 이중 억제제, 테즈파이어는 항-TSLP 기전의 치료제다. 

정 이사는 "환자 증상과 치료 기전에 따라 치료 유효성도 달라지는 만큼 여러 가지 생물학적 제제를 교체투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 보험급여 기준이 까다로워 치료 접근성을 크게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중증 천식에 생물학적 제제 처방 시 보험급여 인정을 받으려면 선행 약제로 고용량 흡입형 스테로이드(ICS)와 지속성베타2항진제(LABA), 기관지 확장제(LAMA)를 모두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3제요법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며, 보험급여 적용을 위해 불필요한 약제까지 처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 생물학적 제제 치료 대상을 선정할 때도 혈중 호산구 수치나 증상 악화 횟수 기준이 높고, 환자 상태를 고려한 교체투여도 보험급여 인정이 되지 않아 치료제를 변경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연구를 보면 누칼라나 싱케어에서 파센라로 교체투여 시 유의한 폐 기능 개선과 증상 조절 효과가 보고됐다"며 "졸레어에서 IL-5 억제제로 교체투여하면 천식 악화율이 58% 낮아졌고, IL-5 억제제와 듀피젠트 교체투여 시에도 악화율이 46%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천식의 질환 중증도를 반영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질환 분류를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현재 천식은 질환 중증도와 무관하게 일반진료 질병군으로 분류돼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장기적인 관리나 치료가 어렵다. 

정 교수는 "중증 천식은 생물학적 제제 사용 현황이나 질환 중증도, 환자 부담 등을 고려해 전문진료 질병군으로 재분류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치료와 관리를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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