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국제학술대회 15~17일 개최
SABA 장기 사용, 천식 발작 및 사망 위험 증가에 기여
베타 작용제 단독요법이 오히려 기저 염증 악화할 수도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15~17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서울대병원 서동인 교수(소아청소년과)가 '천식 치료에 있어 현명한 베타 작용제 사용 전략 : 기전과 근거'를 주제로 세션 발표를 진행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15~17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서울대병원 서동인 교수(소아청소년과)가 '천식 치료에 있어 현명한 베타 작용제 사용 전략 : 기전과 근거'를 주제로 세션 발표를 진행했다. 

[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천식 치료에 쓰이는 베타 작용제 처방 시 단독요법은 증상 악화 위험이 높은 만큼, 흡입형 스테로이드(ICS)를 반드시 병용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지나친 베타 작용제 사용은 사망 위험도 2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서동인 교수(소아청소년과)는 15~17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천식 치료에 있어 현명한 베타 작용제 사용 전략 : 기전과 근거'를 주제로 세션 발표를 진행했다. 

천식에서 베타 작용제는 흡입용 치료제 혹은 경구제로 처방되며 지속성 흡입 베타2 작용제(LABA)와 속효성 흡입 베타2 작용제(SABA) 등이 대표적이다. 두 제제 모두 기관지 확장과 급성 천식 발작 완화 등에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연구를 보면 베타 작용제 사용이 천식 증상 악화나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실제로 1960~70년대 영국(웨일스)과 뉴질랜드에서 천식과 관련된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베타 작용제인 이소프로테레놀 판매량 증가와 천식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 간 상관관계가 나타난 바 있다. 

1990년대 진행된 Walter O. Spitzer 박사 등의 연구에 따르면 1978~1987년에 1만 2301명의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정량 흡입기(MDI)로 흡입한 베타 작용제 사용은 천식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2.6배,(OR 2.6; 95% CI 1.7~3.9). 사망 혹은 사망에 가까운 위험 가능성은 1.9배(OR 1.9; 95% CI 1.6~2.4) 유의하게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성분별로 보면 페노테롤은 사망 혹은 사망에 가까운 위험을 2.3배(OR 2.3; 95% CI 1.7~3.1), 사망 위험을 5.4배(OR 5.4; 95% CI 2.4~11.8) 높였고 알부테롤은 사망 혹은 사망에 가까운 위험을 1.9배(OR 1.9; 95% CI 1.5~2.4), 사망 위험을 2.4배(OR 2.4; 95% CI 1.5~3.8) 높였다. 

서울대병원 서동인 교수(소아청소년과)
서울대병원 서동인 교수(소아청소년과)

또 SABA 사용에 대한 비교적 최근의 대규모 연구 역시 베타 작용제 남용 위험성을 경계하는 결과를 보고했다. SABA 사용 총량은 천식 악화 위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인자였다. 

2020년대 유럽과 미국을 포함해 약 100만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SABINA(SABA Use IN Asthma) 연구 결과, 유럽과 북미에서 연간 SABA를 3통(canister) 이상 사용한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경우 대비 천식 발작 등 심각한 증상 악화를 겪을 확률이 1.08배 유의하게 높았다(IRR 1.08; 95% CI 1.04~1.13). 

동일한 연구에서 전 세계 환자를 대상으로 SABA 과잉 사용과 증상 악화나 사망 위험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연간 SABA 3~5통을 사용한 경우가 21%, 6~10통을 사용한 경우는 7%, 11통 이상 사용한 경우는 2%로 보고됐다. 

이때 SABA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증상이 심각하게 악화할 확률은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연간 SABA 3~5통을 사용한 군에서는 2통 이하로 사용한 군 대비 악화 위험이 1.26배 높았으며(HR 1.26; 95% CI 1.24~1.28) 6~10통을 사용한 군은 1.44배(HR 1.44; 95% CI 1.41~1.46), 11통 이상 사용한 군은 1.77배 증가했다(HR 1.77; 95% CI 1.72~1.83). 

이는 사망 위험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3~5통군에서는 2통 이하 군 대비 사망 위험이 1.26배 의미 있게 높았고(HR 1.26; 95% CI 1.14~1.39) 6~10통군에서는 1.67배(HR 1.67; 95% CI 1.49~1.87), 11통 이상 군에서는 2.35배까지 높아졌다(HR 2.35; 95% CI 2.02~2.72). 

서 교수는 "SABINA 연구는 증상이 악화되는 기준을 엄격하게 조정해 평가함으로써 SABA 남용이 심각한 증상 악화나 부작용 위험 증가와 유의한 관련이 있음을 증명했다"며 "SABA 남용은 단순히 천식 증상을 조절하지 못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천식 악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식에서 LABA의 부작용 기전을 평가하기 위한 MAELABA 임상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다.
천식에서 LABA의 부작용 기전을 평가하기 위한 MAELABA 임상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다.

SABA뿐만 아니라 LABA 사용에서도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 제기가 이뤄진 바 있다. 

Harold S. Nelson 박사 등이 진행한 SMART 임상연구에 따르면 LABA 중 하나인 살메테롤과 위약은 모두 직접적인 사망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이 1% 미만의 환자에서 발생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RR 1.40; 95% CI 0.91~2.14). 

다만 호흡기와 관련된 사망 발생률은 살메테롤군에서 2.16배 의미 있게 높았고(RR 2.16; 95% CI 1.06~4.41) 천식과 관련된 사망 발생률은 4.37배 높았다(RR 4.37; 95% CI 1.25~15.34). 천식과 관련된 사망이나 생명을 위험하는 사건 발생률은 1.7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R 1.71; 95% CI 1.01~2.89). 

서 교수는 "베타 작용제는 기본적으로 베타2 수용체에 결합해 기관지를 확장하며, 베타2 수용체가 세포 안에서 내재화되는 등 과정을 거쳐 수용체 수가 감소할 수 있다"며 "다만 지나친 베타 작용제 사용은 이런 베타2 수용체 재감작을 둔화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천식에서 LABA의 부작용 기전을 평가하기 위한 MAELABA 임상연구 역시 현재 진행 중이다. 영국 연구팀은 천식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2주간 LABA 단독요법을 시행했을 때 기도에서 염증 관련 매개체가 유도되는지 살펴보고, LABA와 ICS 병용요법에서는 이런 유도 반응이 사라지는지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서 교수는 "ICS 없이 베타 작용제만 지속적으로 처방하면 기저 염증이나 점액 축적이 반복될 위험이 있다"며 "ICS는 항염증 작용을 하는 만큼, ICS 없는 베타 작용제 단독요법이 오히려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각한 천식 발작의 위험이 있는 만큼 베타 작용제 단독요법은 권고하지 않는다"며 "국내외적인 진료지침을 고려할 때 적절한 ICS와 병용함으로써 천식 관리와 환자 안전을 모두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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