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임성훈 교수팀, 디지털 뇌 모델 구축 및 가상환경 시뮬레이션 수행
두개골 구멍에서 떨어져 전극 위치 조절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전기장 강도 얻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전자약 일종인 '경두개직류자극'으로 두개골이 손상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재활의학과 임성훈 교수(공동교신저자), 성빈센트병원 재활의학과 윤미정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뇌 수술로 인한 두개골 손상 환자 5명과 뇌 수술을 받은 적이 없고 환자와 연령을 맞춘 대조군 5명을 비교 조사했다. 

연구는 뉴로핏 김동현 박사(공동교신저자), 김형택 석사, 미국 텍사스대학 생명공학 및 재활의학 교수 Yasin Y. Dhaher 박사와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신경조절치료로 사용되는 경두개직류자극(tDCS)은 외상 및 수술 등 사유로 인해 두개골에 손상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없는 제한점이 있었다. 해당 치료는 두피에 전극을 부착해 전류 저항성이 높은 두개골을 통과하면서 분산돼 원하는 부위에 자극을 도달시키는 방식이다. 하지만 두개골 손상이 있는 경우 손상 부위로 전류 흐름이 변하게 돼 치료 목표점이 아닌 다른 부위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었다.

연구팀은 MRI 검사영상을 분석해 디지털 뇌 모델을 만들고 가상환경에서 경두개직류자극치료를 시뮬레이션하며 뇌피질에 영향을 주는 전기장 및 전류 흐름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치료 중 뇌피질에 의도하지 않은 자극을 방지하기 위해서 두개골 구멍인 버홀(burr hole)에서 60mm 떨어져 전극 위치를 조절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전기장 강도를 얻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경두개직류자극은 두피에 부착된 양극과 음극 전극을 통해 미세한 직류를 흘려 뇌 신경세포를 자극해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조절술이다. 자극 부위 근처의 신경세포 활동을 조절하지만,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신경세포 특성을 활용해 뇌 내부 신경회로까지 영향을 주는 원리로 치료를 진행한다. 

뇌기능 손상을 입은 환자에게 통증이 없고 안전한 방법으로, 뇌 특정 부위를 국소적으로 자극해 뇌기능을 향상시킨다.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뇌종양 등 뇌질환 후 운동기능이나 인지기능이 저하된 환자가 치료대상이다.

해당 치료법은 비침습적이고 스마트폰 대비 약 1/1000 수준에 불과한 전류량(최대 2mA)과 전자파(약 0.001W/kg) 노출로 인체 위해성과 부작용 우려가 크지 않다. 하지만 뇌출혈로 인한 혈종을 제거하기 위해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혈액을 배액하는 버홀 수술 환자처럼 두개골이 손상된 환자의 경우 치료가 금기로 여겨졌다. 

임성훈 교수는 "수술 후 버홀 부위 주변에는 두피가 움푹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환자 MRI 영상 검사로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확인하고 반영해 분석했다"며 "향후 두개골 손상 환자에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경두개직류자극 치료법 개발에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임성훈 교수의 '뇌졸중에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신경조절치료' 한국 연구재단 중견연구 일환이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인공지능-뇌과학사업단의 지원으로 텍사스대학 연구진과 국제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의료정보 분야 학술지인 Computers in Biology and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