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총에서 의대 증원 정책 국정조사 결의문 채택
선거권 기준 완화 및 회비 인상 등 정관개정도 확장에 방점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지난 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제77회 정기총회를 갖고, 의대정원 증원 정책의 국정감사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지난 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제77회 정기총회를 갖고, 의대정원 증원 정책의 국정감사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정기총회에서 의대정원 증원 정책의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 집행부의 대정부 강경 투쟁 기조에 힘을 실었다. 

회장 선거권 기준을 완화하고, 회비를 인상해 사직 전공의 지원 등에 사용하기로 하는 등 정관개정도 외연 확장에 방점이 찍혔다. 

회원에 투쟁 동참 독려, 집행부에 젊은 의사 회복에 노력 주문

의협 대의원회는 26~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제77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결의문과 정관개정을 의결했다. 

대의원회는 결의문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이 의료현장의 심각한 혼란을 초래했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이번 정책의 기획 및 집행 전반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향후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것"을 요구했다.

또 정부에는 그릇된 의료정책을 원상복구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집행부를 향해 젊은 의사와 의대생의 회복을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 회원들에게는 하나된 의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투쟁에 동참할 것을 독려했다. 

의협 대의원회의 결의문 발표는 집행부의 대정부 강경 투쟁 기조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집행부는 강경 투쟁과 물밑 대화로 정부를 압박해 대선 전 의정협의체를 만들어 의료 개혁 정책을 원점 재논의한다는 구상이다. 

김교웅 의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1년은 임시총회가 무려 두 번이나 개최될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던 한 해"라며 "의료농단이라는 파고에 의료계 전체가 힘든 상황이지만, 지금 밭을 갈아놓지 않으면 6월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는 씨를 뿌리고 물을 주어도 가을에 추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집행부는 현실에 부합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메뉴얼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택우 회장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정책 주도권을 확보해 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집행부는 대선기획본부를 구성해 제시되는 공약들을 분석하고 전문가 단체로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며 "특히 차기 정부의 공공의대 설립 등에 대응 방안을 신중하게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의료계 내 세대간 마찰음을 의식한 듯 "전공의 수련 등 젊은 세대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미래세대에 기준을 맞추고 그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면서도 "젊은 의사들도 선배의 경험과 연륜이 묻어있는 충고에 귀를 기울여 달라.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고 당부했다.

신임 집행부의 부회장 및 상임 이사의 임면은 모두 인준됐다.

김 회장은 "제43대 집행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2주 만에 결성됐으며, 의대생들을 임원단과 자문위원회에 합류시켜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했다"며 "현재 많은 어떤 성과물을 보여드리지 못한 점 송구하며, 남아 있는 기간 동안 좋은 결과물들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회비 인상해 전공의 지원, 선거권 기준 완화하고 의대생에 문 열어

제77회 의협 대의원회 정기총회에서 새 집행부 임면이 모두 인준됐다.
제77회 의협 대의원회 정기총회에서 새 집행부 임면이 모두 인준됐다.

이날 정총 본회의에는 의협 회비 인상안도 의결됐다. 인상분은 투쟁회비 명목으로 별도 처리하고 주로 사직 전공의 지원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다만, 최근 회비 납부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점이 지적, 회비 납부 여부에 따라 보수(연수)교육 등록비를 차등화해 회비 납부율 제고하기로 했다.

회장 선거권 기준도 올해부터 완화된다. 기존에 회장 선거권은 선거 당해를 제외하고 최근 2년간 연회비를 납부한 회원에게만 주어졌으나, 이번 정총을 통해 당해 제외 1년 이상 연회비를 납부한 회원들에게도 선거권이 부여된다. 이를 통해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의 의협 활동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의대생을 준회원으로 받아들이는 등 의협의 영향력과 외연을 확장하는 여러 정관개정이 이뤄졌다. 

한편, 이날 대의원 감사보고서에서는 "현 집행부가 의료정책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회무 수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장 중심의 정책 제안과 향후 실효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의 의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실무 대응을 넘어 집행부의 단호한 결단과 명확한 전략 제시가 절실한 만큼, 용기 있는 선택과 전략적 리더십이 강하게 요구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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