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심장학회·대한심장학회 학술대회, 17~19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
후향적 연구 결과, 체중 감량 목적으론 가능…예후 개선까진 근거 부족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노보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성인 선천성 심장병(ACHD) 환자에게도 치료 혜택이 있을지에 물음표가 달렸다.
위고비를 포함한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가 ACHD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후향적 연구 결과, 체중과 체질량지수(BMI)를 유의하게 줄였고 안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가 심혈관 예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경험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서울아산병원 차슬기 교수(소아청소년심장과)는 17~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심장학회(APSC)·대한심장학회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선천성 심질환 환자가 성인까지 생존하는 경우가 늘면서 ACHD 환자에서 비만이 주요한 건강 문제로 꼽히고 있다. ACHD 환자에서 비만은 심부전 입원, 심장 이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 위험 증가와 관련됐다고 보고된다.
차 교수에 따르면, 현재 ACHD 환자를 대상으로 위고비를 포함한 GLP-1 제제의 효능을 분석한 연구는 단 한 건에 불과하다. 이 연구는 JACC: Advances 3월호에 실렸다. ACHD 환자를 대상으로 GLP-1 제제 효능을 평가한 첫 연구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에서 2013년 1월~2024년 1월 위고비 또는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를 처방받은 ACHD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연구로 진행됐다. 위고비 처방군은 65.7%, 삭센다 처방군은 25.7%를 차지했다.
1차 목표점으로 체중 변화를 약 2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평균 체중은 3.7kg 감소했고 평균 BMI는 1.2kg/㎡ 줄었다. 체중 5% 이상 감소 도달률은 42.9%였다. 하지만 이 같은 체중 변화는 기존 위고비 연구에서 보고된 효과와 비교해 극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주목할 결과는 GLP-1 제제를 투약해도 뉴욕심장학회(NYHA) 기능등급의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GLP-1 제제 치료가 실질적인 ACHD 환자의 예후 개선으로 이어질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차 교수는 "위고비가 과체중 또는 비만한 심부전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ACHD 환자에게 위고비 등 GLP-1 제제를 체중 감소 목적으로 쓸 수 있을지라도 예후 개선 효과도 나타날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위고비 투약 시 예후가 개선되는지 확인하려면 진료현장 경험과 연구가 필요하다. 아직은 위고비를 ACHD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