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PTSD 적응증 심사 중…승인되면 항정신병제 중 최초
우수성 기반해 유럽에서 청소년 조현병 환자 치료제 추가 승인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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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비정형 항정신병제 렉설티(성분명 브렉스피프라졸)가 우수한 임상연구 결과에 힘입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으로 적응증 확대를 노린다. 

렉설티는 지난 2015년 성인 우울증과 조현병에 대해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고 알츠하이머 치매와 관련된 초조 증상을 대상으로 추가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후 PTSD 치료에 대해 FDA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현재 PTSD에 대해 FDA 승인을 받은 항정신병제는 없어, 렉설티와 졸로푸트(설트랄린) 병용요법이 허가를 획득하면 항정신병제 계열에서는 첫 치료제가 될 전망이다. FDA는 당초 지난 2월 승인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연기됐다. 

PTSD 증상 효과적 개선한 렉설티…FDA 승인 여부는?

이번 허가 신청에는 JAMA Psychiatry 3월호에 실린 렉설티+졸로푸트 병용요법 임상연구 성과가 기반이 됐다. 

미국 버밍엄 앨라배마 대학 히어싱크의대 Lori L. Davis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PTSD 치료 요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렉설티+졸로푸트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 내약성을 위약+졸로푸트 요법과 비교했다. 

평생 설계, 이중 맹검, 무작위 배정 방식으로 진행한 연구는 2019년 10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이어졌다. 연구팀은 1주간 위약을 투약한 후 11주간 투약군을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이후 21일간 추적관찰이 이뤄졌다. 연구에는 미국 86개 임상연구 기관이 참여했다.  

PTSD가 있는 성인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11주간 유동적으로 경구용 렉설티 2~3mg+졸로푸트 150mg 혹은 위약+졸로푸트 150mg을 일일 투약했다. 

1차 목표점은 DSM-5판 기준 임상가를 위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척도(CAPS-5) 점수 총점 변화였다. 1주차(무작위 배정)부터 10주차까지 렉설티+졸로푸트군과 위약+졸로푸트군에 대해 PTSD 20개 증상 중증도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환자 1327명이 모집돼 최종 416명이 무작위 배정됐다. 평균 나이는 37.4세, 74.5%(310명)가 여성이었다. 

치료 성공률은 렉설티+졸로푸트군 64%(137명)와 위약+졸로푸트군 55.9%(113명)로 나타났다. 

10주차에 렉설티+졸로푸트군은 CAPS-5 총점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했다. 렉설티+졸로푸트군의 1주차 CAPS-5 점수 평균값은 38.4점, 최소제곱법 기준 10주차 평균 점수 변화는 -19.2점이었다. 

위약+졸로푸트군은 1주차 점수 평균값 38.7점, 평균 점수 변화 -13.6점으로 두 군 간 차이 평균값은 -5.59점을 기록했다(95% CI -8.79~-2.38; P<0.001). 

렉설티+졸로푸트군은 다른 주요 2차 목표점도 모두 달성했다.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은 렉설티+졸로푸트군에서 △메스꺼움 12.2%(25명) △피로 6.8%(14명) △체중 증가 5.9%(12명) △졸음 5.4%(11명) 등이 보고됐다. 위약+졸로푸트군에서는 △메스꺼움 11.7%(23명) △피로 4.1%(8명) △체중 증가 3명(1.5%) 졸음 2.6%(5명) 등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에 따른 연구 중단 비율은 렉설티+졸로푸트군 3.9%(8명)와 위약+졸로푸트군 10.2%(20명)였다. 

Davis 교수는 "렉설티+졸로푸트 병용요법은 위약+졸로푸트 요법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PTSD 증상을 개선함으로써 새롭고 효율적인 치료 가능성을 보였다"며 "렉설티+졸로푸트 병용요법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내약성이 뛰어났고, 안전성 역시 이미 허가받은 적응증의 안전성 프로파일과 유사했다"고 밝혔다. 

렉설티, 유럽에서도 청소년 조현병 환자로 적응증 넓혀 

렉설티는 성인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를 획득했지만, 미국(2022년 허가)에 이어 최근 유럽에서도 13세 이상 청소년까지 치료 범위를 넓혔다. 

이는 다국가, 무작위 배정, 이중 맹검, 위약 대조, 활성 대조 방식으로 이뤄진 임상3상의 성공적인 결과가 바탕이 됐다. 

현재 청소년 조현병 환자를 위한 치료제는 위험-이익 프로파일이 좋지 못해 신규 치료 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FDA는 지난 2022년 청소년 조현병 환자 치료제로 렉설티를 허가했다.  

오츠카 소속 Caroline Ward 박사 연구팀은 청소년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렉설티의 단기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10개국 62개 외래 센터에서 진행한 연구에는 DSM-5판 기준 조현병 진단을 받은 13~17세 환자가 참여했다. 이들은 검사와 연구 시작 시점에서 양성 및 음성 증후군 척도(PANSS) 총점 80점 이상인 경우였다. 

환자들은 렉설티 2~4mg, 위약, 아빌리파이(아리피프라졸) 10~20mg을 일일 투약하는 군으로 1:1:1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연구 시작 시점부터 6주차까지 PANSS 총점 변화로 정해졌다. 또 안전성 평가는 약물을 최소 1도즈 이상 투약한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현병 병력이 있는 사람은 연구 진행과 논문 작성에 참여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2017년 6월 29일에서 2023년 2월 23일 사이 376명 환자를 평가해 최종 316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렉설티군 110명과 위약군 104명, 아빌리파이군 102명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평균 나이는 15.3세였고 53%(166명)가 여성이었다. 

316명 중 2%(7명)가 아메리카 혹은 알래스카 원주민이었고 1%(2명)는 아시아인, 7%(21명)는 흑인이거나 아프리카계 아메리카인, 65%(204명)는 백인, 26%(81명)는 다른 인종이었다. 분류에는 미국 인구조사국 기준을 활용했다. 

마지막 추적관찰에서 확인된 렉설티와 아빌리파이 평균 투약량은 3.0mg과 13.9mg이었다. 

최소제곱법에 따른 6주차까지 PANSS 총점 변화 평균은 렉설티군 -22.8점과 위약군 -17.4점으로, 두 군 간 평균 점수 차이는 -5.33점이었다(MD -5.33; 95% CI -9.55~-1.10; P=0.014).   

6주차에 아빌리파이군 PANSS 점수 변화는 -24.0점으로 위약군과 점수 차이는 -6.53점이었다(MD -6.53; 95% CI -10.8~-2.21; P=0.0032).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은 렉설티군 40%(44명), 위약군 40%(42명), 아빌리파이군 52%(53명)에서 보고됐다. 

발생률이 5% 이상으로 가장 흔한 부작용은 렉설티군에서 두통(7명)과 졸음(11명), 피로(8명)였고 아빌리파이군에서는 불안(7명)이었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렉설티군 1%(1명)와 위약군 3%(3명), 아빌리파이군 1%(1명)에서 나타났지만 사망한 경우는 없었다. 

청소년 환자에서 렉설티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임상연구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Ward 박사는 "청소년 조현병 환자에서 하루 렉설티 2~4mg 투약은 6주차에 위약군 대비 증상 중증도를 더 크게 낮추는 것과 유관했다"며 "이런 결과는 청소년 조현병 환자에서 렉설티 처방에 대한 근거를 더하고, 임상 현장에서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The Lancet Psychiatry 4월 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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