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노보노디스크 알헤모 허가
화이자 힘파브지 이어 두 번째...GC녹십자, MG1113 개발 중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A형과 B형 혈우병에 무관하게 치료제가 대세가 될 전망이다.
혈우병은 선천적으로 혈액응고인자가 결핍돼 나타나는 선천성 출혈성 질환이다.
혈우병을 유발하는 혈액응고인자는 12가지로 알려져 있지만, 혈액응고인자 제8인자 부족으로 발생하는 A형 혈우병과 혈액응고인자 제9인자 부족으로 나타나는 B형 혈우병이 대표적이다.
실제 A형 혈우병은 전체 환자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고, B형 혈우병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때문에 혈우병을 유발하는 각각의 부족한 혈액응고인자를 대체하기 위해 혈우병의 유형대로 치료제가 개발돼 왔고, 최근에는 원샷 치료제가 대세를 이뤘던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조직인자경로억제(TFPI) 저해라는 새로운 기전을 갖고 등장한 신약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조직인자경로억제제는 A형 혈우병과 B형 혈우병 모두에 사용할 수 있는 만큼 향후 대세가 될 전망이다.
FDA, 알헤모 허가...힘파브지 이어 두 번째 TFPI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노보노디스크의 TFPI 제제 알헤모(성분명 콘시주맙)을 혈우병 A형과 B형 억제인자를 보유한 12세 이상 환자 치료옵션으로 허가했다.
알헤모는 TFPI 활성을 억제, 혈액 응고와 출혈 예방을 돕는 트롬빈 단백질 생성을 촉진하는 기전으로, 피하주사 제형이다.
승인의 기반은 임상3상 EXPLORER7 연구다. 이 연구는 혈우병 A형 또는 B형 환자 133명을 대상으로 알헤모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다.
연구 참여자들은 1:2 비율로 최소 24주동안 혈우병 예방요법을 받지 않는 군과 최소 32주 동안 알헤모 투여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두 군의 치료된 자발적 출혈과 외상성 출혈 발생률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24주 동안 혈우병 예방요법을 받지 않은 군의 추정 연간 출혈률은 11.8였던 데 비해 최소 32주 동안 알헤모 투여군의 추정 연간 출혈률은 1.7회로 집계됐다(RR 0.14; 95% CI 0.07~0.29; P<0.001). 알헤모 투여군의 연간 출혈률 중앙값은 0회였다.
주요 이상반응으로는 주사부위 반응과 두드러기였고, 심각한 부작용으로는 신장 경색과 과민반응 등이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알헤모 투여군의 3명이 비치명적 혈전색전증으로 치료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는데, 알헤모 치료를 재개한 이후에 혈전색전증 사건은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혈액응고인자를 갖고 있는 A형 혈우병 또는 B형 혈우병 환자에서 알헤모 투여는 예방요법을 받지 않은 환자에 비해 연간 출혈률이 더 낮았다"고 밝혔다.
알헤모의 FDA 허가는 TPFI 제제 중 두 번째다.
FDA는 지난해 화이자 힘파브지(마르스타시맙)를 혈액응고인자 제8인자가 없는 12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 혈우병 A형 환자 또는 혈액응고인자 제9인자가 없는 B형 혈우병 소아 환자의 일상적 예방요법 옵션으로 승인한 바 있다.
힘파브지는 미국에서 혈우병 A형 및 B형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된 최초의 TFPI 제제다. 혈액응고인자를 대체하는 대신 응고를 억제하는 TFPI의 Kunitz-2 도메인을 표적하는 기전이다.
힘파브지는 혈우병 A형 또는 B형 환자 1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3상 BASIS 연구 결과를 통해 FDA 허가를 획득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12개월 동안 힘파브지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은 뒤 6개월 동안의 관찰기간 동안 일상적 예방요법 또는 표준요법인 필요 시 치료법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힘파브지 투여군의 연간 출혈률은 일상적 예방요법 대비 35.2%(95% CI 5.6~55.6; P=0.0376), 필요 시 치료법에 비해 91.6%(95% CI 88.1~94.1; P<0.001) 감소시켰다.
안전성 프로파일도 앞선 임상연구와 일치했다.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으로는 주사부위 반응과 두통, 가려움증 등이었다.
연구팀은 "일상적 예방요법 또는 필요 시 치료법에 비해 주 1회 힘파브지를 투여하는 것은 중증 혈우병 A형 또는 B형 환자의 출혈 사건을 줄이는 데 안전하고 효과적이었다"고 강조했다.
GC녹십자도 개발 중...올해 말 임상1b상 완료 예정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인 GC녹십자도 TFPI 제제 개발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GC녹십자는 혈우병 A형과 B형 모두에 사용할 수 있는 TFPI 제제 MG1113을 개발 중이다.
GC녹십자에 따르면 MG1113은 혈우병 유도 동물모델에서 약물 농도에 비례해 트롬빈 수치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트롬빈은 혈장 속에 존재하며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단백질 중 하나로, 혈관의 손상 또는 출혈 시 활성화돼 혈액 응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 농도에 비례해 트롬빈 수치가 증가한 것은 곧 다량의 혈액이 출혈에 의해 상실돼 혈액 순환에 변조가 나타난 상태를 말하는 실혈과 혈액응고인자 수치 개선을 증명한 셈이다.
이에 GC녹십자는 2018년 MG1113의 임상1상을 통해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약력학을 분석했고, 2022년 GC녹십자는 MG1113의 임상1b상을 개시했다.
임상1b상은 중증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MG1113의 피하주사 시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약력학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반복투여, 단계적 증량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GC녹십자에 따르면 올해 임상1b상 완료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