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베크베즈 이어 A형 지로크토코진 피텔파보벡 긍정 결과
A형 시장에서는 록타비안, B형 시장에서는 헴제닉스와 경쟁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화이자가 혈우병 '원샷' 치료제 시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4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B형 혈우병 원샷 치료제 베크베즈(성분명 피다나코진 알라파보벡)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개발 중인 A형 혈우병 원샷 치료제 연구에서도 긍정적인 탑라인 결과를 얻어냈다.
A형 혈우병 원샷 치료제로 개발 중인 지르크토코진 피텔파보벡이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화이자는 A형과 B형 혈우병 모두에서 원샷 치료제를 보유하게 된다.
다만, 각 아형에서 원샷 치료제 시장을 선점한 경쟁자가 분명한 만큼 이들보다 더 나은 효과 지속 시간을 입증하는 게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이자, 혈우병 '원샷' 치료제 강자로
최근 화이자는 A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지로크토코진 피텔파보벡의 임상3상 AFFINE 연구의 긍정적인 탑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중등도~중증 A형 혈우병 성인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한 이 연구에서 지로크토코진 피텔파보벡은 혈액응고인자 제8인자 예방요법에 비열등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지르크토코진 피텔파보벡 투여 전 6개월 동안 혈액응고인자 제8인자 일상적 예방요법을 받았다.
분석 결과, 지로크토코진 피텔파보벡 투여군은 주입 후 12주차부터 15개월 동안 평균 연간 출혈율(ARB)이 혈액응고인자 제8인자 예방요법 대비 비열등함을 입증하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지르크토코진 피텔파보벡군의 ARB는 투여 전 4.73에서 투여 후 1.24로 감소했다(P=0.0040).
연구 참여자의 84%는 투여 후 15개월째 혈액응고인자 제8인자 활성도를 5% 이상으로 유지했고(P=0.0086),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가 혈액응고인자 제8인자 활성도를 15% 이상으로 유지했다.
심각한 이상반응은 20% 환자에서 보고됐고, 이 중 치료관련 심각한 이상반응은 13.3%였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Andrew Leavitt 박사는 "지로크토코진 피텔파보벡은 혈액응고인자 제8인자 예방요법과 비교할 때 출혈 보호를 제공했다…며 "A형 혈우병 환자의 치료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화이자는 지로크토코진 피텔파보벡의 효과 지속 기간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로크토코진 피텔파보벡이 원샷 치료옵션인 만큼 향후 효과 지속기간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화이자는 지난 4월 FDA로부터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베크베즈의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허가의 기반이 된 임상3상 BENEGENE-2 연구에서 베크베즈는 18~65세 성인 B형 혈우병 환자에서 혈액응고인자 제9인자 예방요법 대비 비열등함을 입증한 바 있다.
당시 연구에서 베크베즈 투여군의 ARB는 4.5에서 2.5로 감소했다.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트렌스아미나제 증가가 나타났다. 심각한 이상반응은 약물 주입 반응이었는데, 혈전성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장 선진입 약물과 경쟁은 불가피
화이자가 혈우병 원샷 치료제 시장에 도전한 만큼 시장에 선진입한 A형과 B형 각 아형 원샷 치료제와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우선 A형 혈우병 원샷 치료제 시장에는 바이오마린 록타비안(발록토코진 록사파르보벡)이 자리를 잡았다.
록타비안은 5형 아데노바이러스벡터(AVV5)를 통해 기능성 유전자를 간 세포에 전달, 세포에게 혈액응고인자 제8인자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기전의 원샷 치료제다.
핵심 연구는 중증 A형 혈우병 환자 134명을 대상으로 록타비안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3상 GENEr8-1 연구다.
3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록타비안 투여군 투여 1년 후 ARB와 대체요법 필요성을 상당수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여 2년 후에는 84.5% 환자가 혈액응고인자 제8인자 활동 중앙값이 6~39%인 경증 수준으로 유지됐고, 95% 환자는 예방요법을 중단했다.
특히 투여 3년차에는 연구에 참여한 환자 대부분이 출혈이 없었고, 92%가 예방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B형 혈우병 시장에서는 CSL 베링 헴제닉스(에트라나코진 데자파르보벡)와 경쟁해야 한다.
헴제닉스는 혈류에 직접 투여해 AAV5로 인해 변이된 혈액응고인자 제9인자의 복제품인 FIX-Padua를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활성을 5~8배 높인 혈액응고인자 제9인자를 생성, B형 혈우병 환자의 비정상 출혈 위험을 감소시킨다.
헴제닉스의 주요 연구는 중등도~중증 B형 혈우병 환자 5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HOPE-B 연구다.
연구 결과, 헴제닉스 투여 6개월 후 혈액응고인자 제9인자가 생성된 환자 비율은 39%였다. 투여 24개월 후에는 36.7% 환자에서 혈액응고인자 제9인자가 생성됐다.
특히 헴제닉스 투여 7~18개월 사이 연간 출혈률은 혈액응고인자 제9인자가 포함된 혈장 제제를 투여받은 환자군보다 54% 감소,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