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령 선포·탄핵 정국에 국내 경제 영향…환율 상승으로 업계 부담 심화
대통령이 위원장 맡은 '국가바이오위원회' 추진 연기…"국내외 상황 불확실성 커져"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여파로 국내 경제가 큰 파장을 겪고 있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한 주가 변동과 달러 환율 상승 등에 따라 전 산업계가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이러한 파장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기업들의 대금 지급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이달 출범한 국가바이오위원회의 미래도 불확실해졌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이후인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 동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이 900개를 넘겼다. 4일 2500선이 무너진 코스피 지수는 지속 하락해 9일 장중 2300대까지 내려왔다.
9일 오전 원 달러 환율은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약 2년만의 최고가인 1437원을 기록했다.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윤 대통령 탄핵안이 부결되면서 시장 심리가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행히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주가 하락 폭은 크지 않았으나, 원 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원료의약품 수입 비중이 높은 국내 제약업계는 영향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KDI 경제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11%에 불과하다.
원료 수입 뿐만 아니라 의약품 개발 및 유통 과정에수도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는 국내 기업이 많기 때문에 업계는 이들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원 달러 환율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거나 외국 기업과 협업하는 기업들이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커져 기업들이 부담을 갖게 됐다"며 "국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투자나 공동연구, 임상 등에 대한 영향도 우려가 되는데 영향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의 거취와 함께 이달 공식 출범한 국가바이오위원회의 앞날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후보시절부터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약속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출범 초기 바이오 산업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대통령 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출범하고 자신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 부총장이 부위원장을 맡기로 했으며, 20여명의 민간위원과 10개의 관계부처 장관,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 국가안보실 제3차장이 포함되는 등 중요 인사들이 모두 포함돼 업계의 큰 기대를 받아왔다.
그러나 위원장인 대통령의 거취가 불분명해진 지금, 위원회 주도의 산업 육성책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바이오위원회 추진은 연기가 된 것으로 안다"며 "정부 차원에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로드맵 그리려고 했는데 출범이 예측 불가능하게 돼버려서 안타깝다. 산업은 상황이 나쁘든 좋든 예측 가능한 것이 중요한데 글로벌과 국내 상황이 모두 예측불가능하게 돼버렸다"고 아쉬움울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