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바이엘, 3분기 미국 실적 발표
아일리아, 고용량 출시에도 더딘 성장...바비스모 성장률 67%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올해 황반변성 치료제 경쟁에서 로슈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의 승기가 우세하다.
그동안 바이엘은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에서 아일리아로 독주 체제를 이뤄왔다.
아일리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평균 연매출이 13억달러(1조 7620억원)에 달하는 대표 주자였다. 시장에는 경쟁자로 노바티스 루센티스(라니비주맙)도 있었고, 바이오시밀러의 공세도 이어졌지만 비할 바가 못됐다.
이에 더해 경쟁자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바이엘은 고용량 아일리아를 출시, 시장 굳히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결과는 녹록지 않았다. 가장 강한 경쟁자로 꼽혔던 로슈 바비스모가 성장을 거듭하며 시장 점유율을 잠식했지만, 아일리아는 고용량 제품 출시에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 실적, 바비스모 우세
최근 로슈와 바이엘은 바비스모와 아일리아의 3분기 미국 실적을 발표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바비스모의 승리다.
바이엘의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아일리아의 3분기 미국 매출은 15억 3700만달러(한화 2조 149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했다.
주목할 부분은 고용량 아일리아의 더딘 성장세다. 올해 3분기 미국 전체 매출 가운데 기존 아일리아 제품 매출이 11억 4500만달러(1조 6013억원)였지만, 고용량 아일리아의 매출은 3억 9200만달러(5482억원)에 불과했다.
고용량 아일리아는 작년 8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됐지만, 성장세는 더딘 모양새다.
실제 지난 2분기부터 고용량 아일리아가 본격적으로 처방되면서 그동안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2분기와 3분기 성장세는 각각 2%, 3%에 그쳤다.
반면 VEGF 계열 최초 이중특이항체 신약인 바비스모는 4개월 간격으로 주사 가능하다는 강점이 시장에서도 작용했다.
바비스모는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가 타깃하는 VEGF-A와 함께 망막 혈관의 불안전성을 유도하는 안지오포이에틴-2(Ang-2)까지 동시 차단하는 기전이다. 이를 통해 보다 적은 투여 횟수로 시력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효과를 보인다.
로슈에 따르면 3분기 바비스모의 미국 매출은 7억 7500만스위스프랑(1조 2342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출시 이후 성장률은 67%에 달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미국 내에서 점유율도 높여가고 있다. 로슈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바비스모의 황반변성 치료옵션 점유율은 약 30%, 당뇨병성 황반부종에서 22%에 달한다. 이외에 망막정맥폐쇄 치료제 시장에서는 20%를 점유했다.
한편, 연매출 13조원에 달하는 아일리아의 미국 특허가 올해 5월 만료되면서 4분기 시장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현재 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는 암젠 파브블루를 비롯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오퓨비즈, 바이오콘 예사필리, 클링게 바이오파마 아잔티브, 산도스 엔제부 등 총 5개 품목이다.
이에 더해 현재 승인 신청이 진행 중인 품목으로는 셀트리온 CT-P42를 비롯해 6개 품목이 대기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