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 8~9일 개최
국내 SPARE 무작위 연구, 12주째 가정 수축기혈압 및 목표혈압 도달률 비교
12주째 가정 수축기혈압 모두 감소…치료제 간 혈압 조절 효과 '비열등'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는 8~9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An Open-labeled, Randomized Clinical Trial of SPironolactone versus Amiloride for Treatment of Resistant Hypertension(SPARE Trial)'을 주제로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는 8~9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An Open-labeled, Randomized Clinical Trial of SPironolactone versus Amiloride for Treatment of Resistant Hypertension(SPARE Trial)'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아밀로라이드가 스피로노락톤과 비교해 비열등성을 입증하며 치료 대안으로 떠올랐다. 

국내 연구팀이 진행한 SPARE 오픈라벨 무작위 연구 결과, 아밀로라이드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가정 수축기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스피로노락톤과 비교해 비열등했고 효과 및 안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스피로노락톤과 아밀로라이드를 1:1로 비교한 첫 무작위 연구라는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진료현장에서 저항성 고혈압 환자 치료 시 아밀로라이드를 스피로노락톤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근거를 더했다. 

SPARE 연구를 진행한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심장내과)는 8~9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번 결과를 공개했다.

스피로노락톤에 견디지 못한 환자에게 아밀로라이드 투약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

2022년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에서는 세 가지 항고혈압제 사용에도 불구하고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게 알도스테론 길항제를 추가해 치료하도록 권고한다. 

올해 발표된 유럽심장학회(ESC)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스피로노락톤을 추가한 이후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베타차단제를 투약하면서 칼륨 보존 이뇨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칼륨 보조 이뇨제에는 스피로노락톤과 아밀로라이드 등이 있다. 

스피로노락톤은 2015년 발표된 PATHWAY-2 연구에서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독사조신, 비소프롤롤 등보다 혈압 강하 효과가 우월하다고 조사되면서 4차 약제로 권고됐다.

이어 2018년 발표된 PATHWAY-2 메커니즘 하위분석에서 스피로노락톤과 아밀로라이드의 혈압 강하 효과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스피로노락톤에 견디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아밀로라이드를 사용하고 있다.

스피로노락톤은 알도스테론 수용체 길항작용을 하는 이뇨제로, 나트륨 재흡수와 칼륨 배출을 증가시켜 혈류량을 늘려 혈압을 높인다. 아밀로라이드는 ENaC 채널을 통한 나트륨 수송을 차단하는 억제제로 칼륨을 보존하고 나트륨 재흡수를 억제해 혈압을 낮춘다. 

12주째 SBP, 스피로노락톤군 -14.7 vs 아밀로라이드군 -13.6

130 미만 달성률, 치료에 따른 의미 있는 차이 없어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스피로노락톤 대안으로 아밀로라이드가 제안되지만 두 약제를 1:1로 비교한 임상연구가 없었다. SPARE 연구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가정 수축기혈압 조절에 두 약제의 비열등성을 입증하고자 진행됐다. 

SPARE 전향적 다기관 오픈라벨 맹검 무작위 연구에는 국내 14개 3차병원이 참여했다. 이뇨제를 포함한 세 가지 항고혈압제를 복용했음에도 진료실 수축기혈압이 130~180mmHg, 가정 수축기혈압이 130mmHg 이상이고, 4주간 도입기(run-in) 치료를 가진 이후 가정 수축기혈압이 130mmHg 이상인 진성 저항성 고혈압 환자를 모집했다. 

전체 환자군은 스피로노락톤 12.5mg 복용군(스피로노락톤군, 56명)과 아밀로라이드 5mg 복용군(아밀로라이드군, 52명)에 1: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다. 이후 4주 치료를 받았음에도 가정 수축기혈압이 130mmHg 이상이고 혈청 칼륨 수치가 5.0mmol/L 미만이면 스피로노락톤은 25mg으로, 아밀로라이드는 10mg으로 증량해 12주까지 추적관찰했다. 

1차 목표점은 12주째 스피로노락톤군과 아밀로라이드군의 가정혈압 변화 차이로, 2차 목표점은 12주째 가정 및 진료실 목표혈압 달성률로 정의했다. 

등록 당시 스피로노락톤군과 아밀로라이드군 간 특징 차이는 없었다. 등록 당시 평균 진료실 수축기혈압은 스피로노락톤군 144mmHg, 아밀로라이드군 145mmHg였고, 24시간 수축기혈압은 모두 144mmHg로 높았다. 

분석 결과 등록 당시 대비 12주째 평균 가정 수축기혈압은 스피로노락톤군 14.7mmHg, 아밀로라이드군 13.6mmHg 감소했다. 두 군 간 가정 수축기혈압 변화 차이는 0.677mmHg였고, 공분산분석(ANCOVA)에서 치료에 따른 통계적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비열등성을 확인했다(P=0.691).

12주째 가정혈압 변화도 수축기혈압 또는 이완기혈압 모두 두 치료군이 잘 조절됐고, 두 군 간 혈압 변화량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2차 목표점인 목표 가정 또는 진료실 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 달성률도 치료에 따른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안전성 평가에서 칼륨 5.0mmol/L 이상 비율은 아밀로라이드군이 스피로노락톤군보다 4주차, 9주차, 12주차에 더 높은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 여성형 유방은 보고되지 않았다.

아울러 스피로노락톤군의 혈압 강하 효과는 혈장 레닌 활성도 및 알도스테론-레닌 비와 상관있었지만 아밀로라이드군은 변화와 관계없이 일정하게 혈압 강하 효과가 유지됐다.

이찬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스피로노락톤과 아밀로라이드의 효능을 비교한 첫 무작위 연구"라며 "아밀로라이드과 스피로노락톤 모두 저용량으로도 좋은 효능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이며, 두 치료제가 비열등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피로노락톤은 혈장 레닌 활성도가 감소하고 알도스테론-레닌 비가 증가했을 때 혈압 강하 효과가 컸지만, 아밀로라이드는 이와 상관없이 혈압 조절 효과가 뛰어났다"면서 "알도스테론-레닌 비가 높은 환자는 기전적으로 알도스테론을 억제하는 약제가 혈압 조절에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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