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의협 임현택 회장의 회원 압박용 1억원 요구가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 전체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의협 모 회원이 커뮤니티 익명게시판에 올린 '임현택 회장 전공의 지원금 4억원 슈킹'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의협은 해당 게시글이 허위 비방에 해당된다는 판단에 따라 수사당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후, 게시글을 올리는 회원은 서울시의사회 최주현 홍보이사 겸 대변인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최주현 홍보이사와 임 회장이 게시글과 관련해 만나면서 고소를 취하하는 댓가로 5만원권 현금으로 1억원을 요구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임 회장은 최 이사가 의협 회장 뿐만 아니라 회원들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허위 사실 유포의 잘못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의사회원들과 일반 대중들은 쉽사리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회원을 협박하고, 현금을 요구한 것은 임 회장이 개인적으로 유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임 회장은 이번 최주현 이사 건 이외에도 여러차례 SNS를 통한 경솔한 언행으로 의사들의 품위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의대정원 증원 논란으로 인한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의협은 의료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공개적으로 임현택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반발하고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 역시 현 의협 집행부를 패싱하고 의학회 및 교수협의회, 전공의협의회와 소통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의협이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크게 부각되는 것이 그간의 임 회장 행보가 꼽히고 있다.

오는 10일 의협 대의원회는 임현택 회장의 불신임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구화지문 설참신도(口禍之門 舌斬身刀)라는 사장성어가 임현택 회장의 현재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입은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문이자, 혀는 몸을 자른 칼이 된다. 

일정한 지위에 오른 사람은 신중한 언행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치권이든, 사회 전반이든 선명성을 보여주기 위해 금도를 넘는 강경하고 혐오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과거에는 그런 발언들이 호응을 얻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역풍의 빌미가 되고 있다.

이제까지 선명성을 바탕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져온 임현택 회장이 그 선명성을 위한 발언들이 족쇄가 되고 있다.

임현택 회장의 설난(舌亂)은 의료계 종주단체인 의협은 의료정책 구심점 역할 배제와 패싱 상황을 넘어 설상가상으로 의료계 내부에서 탄핵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10일 임총에서 임 회장의 불신임이 통과되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고 현 집행부는 식물 집행부로 전락된다.

다만, 불신임이 부결될 경우, 임 회장은 과거의 선명성 보다 의협 회장이라는 지위와 역할에 맞는 언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가 이번 임 회장의 불신임 을 위한 임총에서 의대증원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과 설난으로 인한 분란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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