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박병관 교수, 직장암 수술 전 전체선행 항암 치료 환자 추적관찰
전체선행 항암·방사선치료 후 완전관해 환자 81%가 항문 보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직장암 수술 전 선행 항암·방사선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대병원(병원장 권정택) 암센터 박병관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연구팀과 함께 전체선행 항암·방사선치료를 받은 직장암 환자의 항문보존치료 효과를 조사했다.
지금까지 항문에서 가까운 직장암은 수술 전 방사선치료 후 암 종양과 직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 뒤, 인공항문인 장루를 만들고 이후 추가로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표준치료였다. 하지만 인공항문으로 인한 삶의 질 악화, 변실금과 같은 배변습관의 심한 변화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하는 문제가 있다.
최근에는 수술 전 항암·방사선치료를 모두 시행해 직장을 보존하는 치료전략인 '전체선행 항암·방사선치료(TNT)'가 새로운 표준치료로 권고되고 있으며, 치료 효과도 더 나은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선행 항암·방사선치료란 수술 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모두 시행하는 것으로, 기존 수술 전 방사선치료에 비해 치료 순응도가 높고 남아있는 종양이 없는 상태인 완전관해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전체선행 항암치료 후 완전관해를 보이는 환자에게서는 기존 항문보존 수술이 아닌 직장 자체를 보존하는 장기 보존치료를 시행할 수 있어, 인공항문 수술 후 변실금과 같은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18~2021년 직장암 수술 전 전체선행 항암·방사선치료를 시행한 323명 환자를 추적관찰해 생존율, 항문보존율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남아있는 종양이 없는 상태인 완전관해를 보인 환자 142명 중 약 81%가 항문 및 직장을 보존한 것을 확인했다.
이들 중 장기 항암화학·방사선치료(LCCRT)를 시행한 직장암 환자의 항문보존율은 84%, 단기 방사선치료(SCRT)를 시행한 환자는 70%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직장암 치료에 있어 수술 전 먼저 장기적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항문보존과 생존율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박병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직장암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어 전체선행 항암·방사선치료가 표준치료로 적용돼 환자 치료 향상에 도움 되길 기대한다"며 "국내에서는 올해 10월부터 전체선행 항암·방사선치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적용 대상으로도 포함돼 적극적으로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체선행치료 후 완전관해율 및 장기보존율은 기존 치료 대비 확실히 높다. 하지만 어떠한 검사로 임상적 완전관해를 예측할지와 장기보존 환자에서 추적검사를 어떤 주기와 방식으로 진행할지는 아직 충분한 근거가 확립되지 않아 주의 깊게 시행해야 한다"며 "이는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닌 여러 검사를 기반으로 한 전문가의 주의 깊은 판단 및 충분한 이해와 동의하에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회지 Annals of Onc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