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S 2024] 캐나다 폐경 클리닉 진료 여성 대상 조사
절반이 중등도~초중증 증상 보고했으나 85%가 치료 처방받지 않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폐경 후 질 건조증, 작열감 등 비뇨생식기증후군을 겪는 여성에서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10~14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폐경학회 연례학술대회(NAMS 2024)에서는 캐나다 폐경 클리닉에 내원한 여성을 대상으로 폐경 비뇨생식기증후군 발생 및 치료 여부를 조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약 절반이 치료가 필요한 폐경 비뇨생식기증후군 증상인 질 건조증을 경험했으나 대다수가 폐경 클리닉 내원 전 증상 치료를 위한 국소 질 호르몬요법을 처방받지 않았다.
폐경 비뇨생식기증후군 치료하지 않으면 요로감염 위험 높아져
폐경 비뇨생식기증후군은 외음질 위축증과 위축성 질염 등을 대체하는 용어로 질, 외음부, 요로 등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폐경 증상과 관련된 징후를 포괄한다. 증상으로 외음부 작열감, 가려움과 성행위 시 불편함 또는 통증, 배뇨 곤란 등이 나타난다.
폐경 비뇨생식기증후군은 치료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심각한 요로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경미한 폐경 비뇨생식기증후군 치료에는 비호르몬 질 윤활유와 보습제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더 중증이고 불편함이 있다면 질 에스트로겐 치료가 효과적이다. 이 외에 전신 호르몬요법과 오스페미펜 등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금기사항 없어도 치료받지 못해…여성·의료진 대상 교육 필요"
이번 연구는 2021년 1월~2024년 8월 캐나다 오타리오주에 위치한 폐경 클리닉인 St. Joseph's Healthcare Menopause Clinic에서 진료받은 여성을 대상으로 폐경 비뇨생식기증후군 발생률을 조사했다.
전체 참가자는 '질 건조증', '방광 문제'와 연관된 두 가지 폐경 비뇨생식기증후군 증상을 정량화한 폐경평가척도(Menopause Rating Scale)에 응답했다. 이와 함께 폐경 클리닉 내원 전 진료받았던 의료진에 관해 물었고 국소 질 제품을 처방받았는지 확인했다. 분석에 포함된 총 529명 여성의 평균 나이는 51세였다.
먼저 질 건조증 질문에 답한 521명을 분석한 결과 △증상 없음 26% △경도 23% △중등도 21% △중증 15% △초중증 15% 등으로 4명 중 3명이 증상을 겪고 있었다.
방광 문제 질문에 답한 526명 중 3명 중 1명(34%)은 문제가 없다고 응답했다. 그 외에는 △경도 24% △중등도 24% △중증 11% △초중증 7% 등 증상이 확인됐다.
이어 참가자의 약 절반이 중등도~초중증의 질 건조증을 보고했다. 하지만 85%는 폐경 클리닉 내원 전 국소 질 호르몬요법을 처방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는 2020년 NAMS가 발표한 '폐경 비뇨생식기증후군 입장 성명'과 일치한다. NAMS는 2017년 발표된 'The Women's EMPOWER 설문조사' 결과를 성명에 인용하며, 폐경 비뇨생식기증후군 여성 대다수가 치료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 국소 질 호르몬요법을 처방받을 가능성이 높은 여성은 고령이거나 폐경 후기 또는 여성 의료진에게 진료받은 경우로 파악됐다. 반면 폐경 클리닉 내원 전 진료받은 의료진의 전문 분야와 진료 시기 등은 호르몬요법 처방 가능성을 예측하는 요인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Leticia Hernandez Galan 교수는 "폐경 비뇨생식기증후군은 여성에게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며 건강과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효과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된다"며 "이번 연구는 폐경 비뇨생식기증후군 증상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길 원하는 여성 대부분이 안전성 또는 금기사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으로부터 국소 질 호르몬요법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고 치료를 개선하려면 여성과 의료진 대상의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