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장환 전 충북대병원 교수 "현재 기준 4배 이상 병원 키워야 전공의 교육 가능"
"정부가 힘들게 지역 필수의료 지키던 교수들을 떠나게 해"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내년에 충북의대 신입생을 200명 선발하면 서울아산병원 규모보다 더 큰 병원이어야 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오랫동안 근무하던 충북대병원을 떠나 부산 좋은삼선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배장환 전 교수(심장내과)의 말이다.
배 전 교수는 9일 아침 모 유튜브에 출연해 정부의 충북의대 200명 배정은 충북지역의 필수의료를 망치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충북의대 의대 정원은 50명이었다가 이번 의대정원 증원으로 200명으로 증원됐다.
충북의대 출신 의사를 충북대병원에서 수련시켜야 하는데, 정부방안대로라면 그럴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배 전 교수는 "충북의대가 난리난 것은 증원 폭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병원 인프라가 약해 제대로 교육시킬 수 없어 증원을 얘기한 적이 없다"며 "지금도 충북대병원은 전공의 50명 중 30명 정도만 수용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200명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의대생들은 3~4학년 때 52주 병원 실습을 해야 한다. 또 현재 내과 전공의는 한 연차당 6~7명인데, 증원하면 18~21명이 된다"며 "결국 4배 이상 병원을 키워야 전공의 교육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보다 더 큰 규모가 돼야 전공의들을 수련시킬 수 있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배 전 교수는 충북대병원을 떠난 이유로 정부가 지역에서 필수의료를 하는 의사들의 '가오'마저 무너뜨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충북의대 출신인 배 교수는 1988년부터 충북대병원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만들고 이곳에서 10년 이상 심뇌혈관중증 환자를 진료해 왔다.
충북 지역의 심뇌혈관질환 환자를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이송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랫동안 애써온 인사이기도 하다.
배 전 교수는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만들 당시 180일 이상 당직을 서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우선 지역의 환자를 내 손으로 살려 가정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는 3월 맑간 얼굴을 가진 의대생들이 들어온다. 지역에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교수들은 의대생을 교육하고 잘 수련시켜 지역의료에 헌실할 수 있는 의사로 만든다는 자부심이 버티는 힘이다. 그런데 정부가 그것마저 부셔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