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 오페브 급여권 진입 위한 재도전 이번엔 될까?
일동 피레스파 300억원대 매출 기록하며 독보적 위치 차지
오페브 특허 만료 앞두고 대웅·현대·영진 등 복제약 생동시험 진행 중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2030년 약 61억 달러(약 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에서 국내사들의 신약개발과 복제약 생동시험이 한창이다.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으로 알려진 특발성 폐섬유증은 원인 불명의 폐실질의 섬유화가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질환이다.
주로 노년층에서 폐에 국한돼 발생하며 조직병리학적 혹은 방사선학적으로 통상간질폐렴의 형태를 보인다.
간질성 폐질환(ILD) 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간질성 폐렴(IIP)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폐 섬유화가 진행될수록 운동 시 호흡곤란과 만성기침, 청색증, 곤봉지 등 증상들이 심해지면 만성적인 호흡곤란과 저산소증을 겪게 된다. 특히 특발성 폐섬유증은 질병 부담이 심각한 희귀질환이다.
질병관리청 통계연보 기준에 따르면, 2020년 발생 희귀질환 중 사망자 수 1위, 2021년 진료실 인원 수 및 진찰료 1위, 처치 및 수술료와 검사료 2위, 입원료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하다.
특발성 폐섬유증을 완치시킬 수 있는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항섬유약제인 피르페니돈과 닌테다닙이 폐기능(FVC)의 감소를 늦추는 것으로 입증돼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있다.
피르페니돈의 대표적 약제는 일동제약의 피레스파가 오리지널 의약품이며, 닌테다닙의 대표적 오리지널 의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의 오페브가 있다.
피레스파는 일동제약이 2012년 일본 시오노기제약으로부터 들여와 2015년 10월부터 환급형 위험분담제 적용을 받아 보험급여가 적용받고 있다.
반면, 오페브는 2017년 2월 국내에 도입됐지만, 여전히 보험급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피레스파는 2017년 하반기부터 코오롱제약과 영진약품이 제네릭을 개발 출시하면서 경쟁 중이지만 피레스파가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피레스파 복제약들 2022년 60억원 및 30억원 매출 기록
피레스파는 2022년 303억 1200만원 처방 실적을 올리고, 2023년 304억 7700만원을 기록하면서 지속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는 78억원을 처방실적을 보였다.
피레스파의 제네릭인 코오롱제약의 피레스코는 2022년 66억 1600만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82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려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는 2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영진약품의 파이브로는 2022년 34억 5000만원 처방실적을 기록한 후 2023년 40억 9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 1분기 역시 12억 6000만원을 기록해 전년도 보다 더 처방실적이 호전될 전망이다.
피르페니돈 성분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들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닌테다닙 성분의 오페브는 보험급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오페브는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피레스파가 먼저 위험분담제를 적용받아 보험급여되면서 동일 질환의 후발 약제라는 이유로 위험분담제 적용을 받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2020년 보건복지부가 후발약제 에대한 위험분담제 적용을 가능하도록 고시를 개정하면서 오페브의 위험분담제 적용이 가능해 졌다.
베링거는 2021년 보험급여 등재를 신청했지만,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비급여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베링거는 지난 3월 오페브 보험등재를 재신청했다.
지난해 복지부가 발표한 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위험분담제 적용 대상 확대 방안 중 비가역적으로 삶의 질의 현저한 악화를 초래하는 중증질환 치료제에 간질성 폐질환이 포함된 바 있다.
베링거 관계자는 "오페브는 국내에서 2016년 허가됐지만, 아직까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이 높은 상황"이라며 "폐섬유증과 간질성폐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약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링거는 오페브 급여화가 이뤄질 경우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서 언급된 혁신신약 가치 보상을 통한 중증 희귀질환 환자 접근성 제고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페브는 장기간의 건강보험 미등재와 함께 2025년으로 다가온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과의 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사 중 대웅제약과 현대약품, 삼오제약, 일동제약이 오페브 제네릭 개발을 위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코아스템켐온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신약개발 중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코아스템켐온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물질 'EV231LU20'과 'BBT-877'을 개발 중이다.
코아스템켐온은 최근 2024년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재생의료 연계 기술 개발 치료제 연구기업으로 선발됐다.
코아스템켐온이 진행할 과제는 탯줄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내 엑소좀을 원료로 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EV231LU20 임상 1상이다.
EV231LU20은 예비 실험에서 항섬유화 및 항염증에 효과를 보였다. 특히 근섬유아세포 억제와 콜라겐 발현 억제 등 다양한 세포 및 분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섬유화증 질환 기존 치료제와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BBT-877은 다국가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미국, 호주, 폴란드, 이스라엘 등 5개국 50여 개 시험기관에서 BBT-877 임상2상을 진행해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에서 약물의 유효성, 안전성 및 내약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