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LE-AXEL 연구 진행한 고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내분비내과)
당뇨병 초기에 메트포르민+다파글리플로진+삭사글립틴 효과·안전성 확인
"무작위 연구로 진행돼 향후 국내 가이드라인에 인용될 것"

▲고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내분비내과).
▲고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내분비내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대한당뇨병학회 2022년 팩트시트에 따르면, 당뇨병 유병자 중 당화혈색소 6.5% 미만은 4명 중 1명밖에 되지 않는다. 당뇨병 조절률을 높이기 위한 학계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초기부터 3가지 항당뇨병제를 함께 투약해 혈당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치료전략에 힘이 실렸다. 

고대 안암병원 김신곤·김남훈 교수(내분비내과) 연구팀이 진행한 TRIPLE-AXEL 연구 결과, 치료력이 없는 당뇨병 신규 환자는 메트포르민과 SGLT-2 억제제인 다파글리플로진, DPP-4 억제제인 삭사글립틴 등 3가지 병용요법을 초기부터 진행하면 당화혈색소가 효과적으로 조절되면서 내약성이 좋았고 안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연구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 가이드라인에 인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TRIPLE-AXEL 연구를 진행한 고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내분비내과)에게 이번 연구 의미를 물었다.

<1>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 예고…초기부터 3제요법 힘 실려

<2> "당뇨병 신규 환자, 초기부터 3제요법 시작할 수 있을 것"

- TRIPLE-AXEL 연구를 진행하게 된 배경은?

10여 년 동안 국내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 6.5% 미만 도달률은 약 25%로 변화가 없다. 생활습관 교정 또는 기존 약제만으로 혈당 조절 목표치에 도달하기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혈당 조절 반응을 보며 치료를 변경하던 기존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적극 조절하기 위한 선제적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 3제요법 조합으로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를 선택한 이유는?

3제요법은 1차 의료기관에서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저혈당증 위험이 낮고 체중이 증가하지 않으면서 이상반응으로 인한 약물 중단이 많으면 안 된다. 그래서 3제요법 조합으로 이 같은 위험이 낮은 약제인 메트포르민과 SGLT-2 억제제 그리고 DPP-4 억제제를 선택했다.

연구에서 기존 치료인 단계적 약물 추가요법군의 메트포르민 용량은 최대 1일 2000mg까지 늘리도록 한 것과 달리, 3제요법군은 1일 1000mg으로 제한했다. 저혈당증이나 약물 중단 위험을 줄이는 간단한 치료를 진행하자는 생각으로 이같이 디자인했다. 

연구 결과, 3제요법군의 이상반응으로 인한 약물 중단율이 낮았다. 또 특별히 용량을 조절하지 않아도 혈당을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낮출 수 있었다. 

- 연구 모집된 환자군이 105명으로 많지 않다. 한계점으로 꼽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국내 9개 의료기관에서 진행했지만,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고 치료를 전혀 받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해 등록이 쉽지 않았고 모집까지 오래 걸렸다. 다만, 안전성을 확인하면서 효과를 평가해 통계적 검정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를 디자인했고 이에 맞게 환자를 등록했다. 결과적으로 적은 환자 수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얻었다. 

- 2019년 발표된 VERIFY 연구에서 당뇨병 신규 환자를 대상으로 조기 병용요법의 장기간 치료 혜택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와 VERIFY 연구의 차이는?

VERIFY 연구는 당화혈색소가 7.5% 이하인 당뇨병 신규 환자, 즉 당화혈색소가 높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메트포르민 단독요법과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인 빌다글립틴 병용요법을 비교했다. 이를 통해 조기 병용요법의 장기간 혜택을 확인했다. 

하지만 당화혈색소가 높지 않은 당뇨병 신규 환자를 대상으로 해, 당화혈색소 7.5% 이상인 환자에게도 결과를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VERIFY 연구 때와 달리 최근에는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가 있는 SGLT-2 억제제도 임상에 도입됐다.

TRIPLE-AXEL 연구는 VERIFY 연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당화혈색소가 높은 당뇨병 신규 환자를 대상으로 SGLT-2 억제제까지 포함한 3제요법의 2년간 혈당 조절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 

- TRIPLE-AXEL 연구가 갖는 의미는?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고 치료력이 없는 환자라면 초기부터 3제요법을 시작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준다. 메트포르민을 1일 1000mg으로 제한한 3제요법을 초기부터 진행해도 2년 동안 당화혈색소 6.5% 미만 도달률이 50%에 가까웠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 6.5% 미만 도달률이 10여년 동안 25%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 비춰보면, 이번 결과를 진료현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연구에 따라 앞으로 진료현장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지금은 SGLT-2 억제제/DPP-4 억제제 복합제가 나오는 시대다. 연구에서는 3가지 약제를 병용했지만, 앞으로 메트포르민 1000mg 한 알과 SGLT-2 억제제/DPP-4 억제제 복합제 한 알, 즉 두 알만 복용해도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무작위 연구로 진행된 만큼 향후 국내 가이드라인에 이번 연구가 인용될 것으로 본다.

-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은 고령 환자에게도 이번 결과를 적용할 수 있나?

고령 당뇨병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번 연구에 포함된 환자군의 평균 나이는 49.5세로, 초고령 환자는 모집되지 않았다. 75세 이상의 나이에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았고 당화혈색소가 8.0% 수준이라면, 빨리 혈당을 낮추는 것보단 안전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들은 초기부터 3제요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 TRIPLE-AXEL 연구에 이어 후속연구 계획은?

심혈관 및 신장 예후를 보는 5~10년 추적관찰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장기간 추적관찰하면 두 치료전략 간 심혈관 및 신장 예후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SGLT-2 억제제가 3제요법에 포함된 만큼 차이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단백뇨와 인슐린 저항성 등에 미치는 영향도 추가 분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한당뇨병학회가 주도하는 REMATCH 연구도 주목할 연구다.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및 신장 예후를 개선하고자 집중 혈당조절을 시행하기 위한 다양한 병용요법 전략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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