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의대 비대위, 전문가 집단의 죽음 주제로 토론회 개최
서울의대 오주환 교수 "임현택 회장 그만 둘 생각이 없는지"라고 질문
박단 전공의비대위원장에겐 "혼란을 주는 투쟁 방식은 안 돼"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의협을 해체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17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서울의대 오주환 교수(의학과)가 한 말이다.
'전문가' 집단의 죽음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오 교수는 "만약 의협이 해체되면 상당히 좋은 결과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을 해체하자는 주장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말 그대로 질문이다. 의협을 해체했을 때 이득이될지 손해가 될지에 대한 의문을 의사 사회 내부에 던진 것"이라고 답했다.
의협이 의사 전체의 전문가 사고를 잘 대변하고 있는지, 아니면 부정적 면을 과대 대표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라는 것.
오 교수는 "회비를 내는 사람만의 투표가 아니고, 의사 전체가 갖고 있는 의사(의견이)가 무엇인지 알았으면 좋겠다"며 "인간은 이타적이고, 이기적 모습이 모두 있는데, 의협을 통해 보여지는 의사의 모습은 덜 이타적으로 보여지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의협 회장 선출 시 대표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했다.
약 12만명 의사 회원 중 회비를 내고 투표권이 있는 2만명이 의협 회장을 선출하는데, 이것이 과연 대표성이 있냐는 것이다.
오 교수는 "회비를 내는 사람은 어떤 이해관계 때문에 계속 회비를 내고, 그 이해관계를 유지하려는 그룹이 많아 평균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실손보험이나 혼합진료를 통해 이해를 관철시키려는 사람이 더 적극적으로 회비를 내고 이들이 의협을 대표성을 갖는 것이라면 기존 구조를 벗어날 수 없고 악순환의 연속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주환 교수 "임현택 의협 회장 그만 둘 생각이 없는지"
의협 임현택 회장과 박단 전공의비대위원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오교수는 "현재 의협 임현택 회장과 전공의협의회 박단 비대위원장이 싸우고 있는데, 두 사람이 무얼 하는지, 왜 싸우는지도 모르겠다"며 "임 회장이나 박 비대위원장이 자리에서 내려오거나 아니면 의협을 공식적으로 해체하자는 것을 의협 대의원에서 안건으로 붙여보면 어떨까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중대한 사태에 임 회장은 책임 있고, 실천력 있는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대책 없는 행동을 하면서, 박 비대위원장과 말싸움하는 상황이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임 회장은 그만 둘 생각이 없는지 생각해보면, 의사들 방식의 전체 총의를 모을 수 있는 임시 투표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회비 납부 상황에 여부에 상관없이 지금의 사태에 대해 몇 가지 안을 모은 후 그 안을 갖고 투표를 해 지금 사태를 빨리 수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을 향해서는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안토니오 네그리가 말한 다중(multitude)이라고 하는 투쟁 지휘지가 없는 투쟁을 하는 것은 멋진 모습이지만, 지휘자가 없는데 왜 박 비대위원장은 지휘자라고 말하고 있는지, 또 무슨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박 비대위원장은 위원장으라고 하면서 활동하지 않고, 가끔씩 나타나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개인이라 말하고, 사직했다고 말하고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중의 투쟁방식을 선택했다면 더 이상 혼란을 주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막스 레닌적인 지도자냐 안토니오 네그리식 다중의 한사람인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