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 17~18일 개최
항고혈압제로 심혈관질환 위험 낮춘다는 명확한 근거 없어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 생활요법 개선하며 모니터링 권고

▲가천대 길병원 하경은 교수는 17~18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고혈압 전단계 및 경증 고혈압의 치료'를 주제로 발표했다.
▲가천대 길병원 하경은 교수는 17~18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고혈압 전단계 및 경증 고혈압의 치료'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고혈압은 아니지만 혈압이 정상 수준보다 높은 고혈압 전단계 성인에게 항고혈압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일각에서는 고혈압 전단계가 고혈압으로 진행되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커 이를 막고자 항고혈압제로 혈압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항고혈압제로 고혈압 전단계 성인의 혈압을 낮출 수 있어도 심혈관질환 위험도 낮춘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고혈압 전단계 성인에게는 약물치료보단 생활요법 개선에 중점을 둬야할 것으로 보인다.

가천대 길병원 하경은 교수(심장내과)는 17~18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고혈압 전단계 및 경증 고혈압의 치료'를 주제로 발표했다.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

고혈압 전단계에게 약물치료 일반적으로 비권고

▲가천대 길병원 하경은 교수.
▲가천대 길병원 하경은 교수.

고혈압 전단계는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 혈압관리가 필요하다. 2022년 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 진료지침에서 정의한 고혈압 전단계는 수축기혈압 130~139mmHg 또는 이완기혈압 80~89mmHg다. 

대한고혈압학회 2022년 고혈압 진료지침에서는 고혈압 단계와 동반질환에 따라 치료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혈압 전단계 성인에게 약물치료는 권고하지 않는다.

주의혈압 및 고혈압 전단계는 고혈압 발생이나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생활요법을 주문한다.

구체적으로 고혈압 전단계 성인의 심뇌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서는 심뇌혈관질환과 만성콩팥병이 있다면 약물치료와 생활요법을 병행하도록 한다. 

하지만 위험도가 저위험(동반 위험인자 0개), 중등도 위험(동반 위험인자 1~2개), 고위험(동반 위험인자 3개 이상, 당뇨병과 동반 위험인자 1개 이상, 무증상 장기손상) 등에 해당한다면 약물치료를 바로 시작하기보단 생활요법을 진행하며 환자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도록 명시했다. 

심뇌혈관질환 동반 환자에게는 약물치료를 초기에 시작할 수 있으나 중등도 위험군에게 권고하지 않는 이유는 2016년 발표된 HOPE-3 결과가 근거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중등도 위험군을 칸데사르탄 및 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 병용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비교한 결과, 두 군 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심장발작, 재관류술, 심부전 등 위험 차이가 없었다. 

하경은 교수는 "고혈압 전단계나 심혈관질환 중등도 성인에게 항고혈압제를 처방하는 것은 위약과 비교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 되지 않음을 확인했다"며 "고혈압 전단계 성인에게 약물치료는 일반적으로 권고하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생활요법 중 DASH 다이어트가 혈압 강하 효과 좋아
생활요법이 심혈관질환 위험 낮출 수 있다는 근거 부족해 연구 필요

이에 따라 고혈압 전단계 성인에게 진행할 수 있는 생활요법으로 소금 섭취 제한, 체중 감량, 절주, 운동, 식사 조절 등이 권고된다.

생활요법 중 혈압조절 효과가 가장 크다고 평가되는 것은 DASH 다이어트다. DASH 다이어트는 전곡류, 저지방 단백질 및 유제품, 채소, 과일, 견과류 섭취는 늘리고 포화지방, 염분 섭취는 줄이는 식사다. 

고혈압 전단계부터 고혈압까지 성인의 혈압을 낮추기 위한 비약리학적 중재법을 평가한 메타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2가지 생활요법 중 DASH 다이어트의 혈압 강하 효과가 가장 좋다고 나타났다. 이와 함께 명상, 소금 섭취 제한 등이 혈압 강하 효과가 좋았다(J Am Heart Assoc 2020;9(19):e016804).

그러나 생활요법이 고혈압 전단계 성인의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는 앞으로 연구가 필요하다. 

하 교수는 "고혈압 전단계 성인에게 약물치료 시 혈압이 낮아지는 효과는 확인했지만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서는 사용이 제한적"이라며 "생활요법은 약물치료의 보조요법으로서 혈압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료현장에서는 고혈압 전단계 성인이 생활요법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는지와 어느 정도 생활요법이 활용되고 있는지 등 현황을 조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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