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서울국제학술대회 10~11일 개최
학회 중증천식 워크그룹 '중증천식 레지스트리-2(KoSAR-2)' 구축·운영
임상 특성·경과 등 장기 예후 조사…"보다 나은 관리 이뤄지는 것이 목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학계가 진행하는 등록사업으로 우리나라 중증천식 환자의 임상 특징과 예후 등을 확인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중증천식 워크그룹은 '중증천식 레지스트리-2(KoSAR-2)'로 명명한 등록사업을 구축·운영하면서 이를 토대로 진행한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고 있다.
중증천식 워크그룹은 등록사업을 통해 국내 중증천식 환자의 임상적, 병태생리적 특성에 대한 데이터와 함께 혈액, 흉부영상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수집하고 전향적으로 추적관찰한다. 이를 통해 중증천식의 장기 예후를 평가하고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파악할 계획이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10~11일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서울국제학술대회에서 'Severe Asthma-NIH'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KoSAR의 임상적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했다.
중증천식 질병 부담과 치료 실태 파악해 환자 관리 개선하는 것이 목표
2011~2021년 학회 중증천식 워크그룹 주도로 10여 년간 진행된 KoSAR-1에 이어 '한국 성인 중증천식 원인규명 및 악화제어를 위한 장기추적 연구'인 KoSAR-2를 2022년부터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비를 받아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 3년째를 맞았다.
연구 목표는 한국 성인 중증천식 환자를 장기간 추적관찰해 중증천식 관리 및 치료기술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세부 목표는 △중증천식 다기관 연구네트워크와 장기추적 레지스트리 운영 △임상특성, 경과 등 장기예후 조사 △중증천식 고차원 데이터 수집 등이다. KoSAR-2에는 국내 총 41개 의료기관이 참여한다.
환자 등록은 6개월 단위로 진행하고 있으며, 2024년 4월 기준 총 610명의 중증천식 환자가 등록됐다. 12개월 추적률은 77.4%에 달하며, 중증천식 환자와 비교하기 위한 대조군으로 경증 또는 중등도 등 비중증 천식 환자 200명을 모집했다.
환자 임상정보는 국립보건원의 웹 기반 임상연구 관리 시스템인 iCReaT에 올려 공유하고 있으며, 인체자원으로 혈장과 DNA 등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흉부CT를 분석해 중증천식의 증상/삶의 질과 연관된 영상학적 지표를 발굴하고 있다.
KoSAR 총괄/1세부 연구책임자인 한양대병원 김상헌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KoSAR-2는 국내 중증천식 환자의 임상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장기 예후와 연관된 경과, 약제 치료반응, 부작용 등을 함께 보고자 한다"며 "중증천식 환자가 가진 질병 부담과 치료 실태를 파악해, 환자에게 보다 나은 관리가 이뤄지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질의 자료를 바탕으로 중증천식 환자에게 도움 될 수 있는 근거가 KoSAR-2로 만들어지길 바란다"며 "약을 처방받아도 증상 관리에 힘들어하거나 사망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조금 더 좋은 관리방안이 본 연구에서 나오길 기대한다. 다른 연구그룹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연구 성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상적 관해 도달률 증가세…44.7%가 생물학적제제 투약 중
"연구자들이 주도해 만든 플랫폼…많은 연구에 활용되길"
학술대회에서는 KoSAR-2를 토대로 진행된 연구들의 결과가 선공개됐다.
먼저 국내 중증천식 임상적 관해(clinical remissioin) 도달률이다. 천식에서 임상적 관해란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복용하지 않았음에도 악화가 일어나지 않고 폐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정의한다. 학술대회에서는 임상적 관해를 1년 동안 추적관찰한 중간분석 결과가 소개됐다.
결과에 따르면, 임상적 관해 도달률은 6개월째 5%, 12개월째 7.7%로 조사됐고 그 비율은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눈에 띄는 결과는 생물학적제제(Biologics) 사용이다. 12개월째 조절되는 중증천식으로 분류된 환자 44.7%가 생물학적제제를 투약하고 있었다.
KoSAR-2의 2세부 연구책임자인 서울아산병원 송우정 교수(알레르기내과)는 "KoSAR-2 프로토콜에는 조절되는 중증천식 정의에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다. 이번 결과에 따라 이를 보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생물학적제제가 중증환자의 건강을 개선하면서 경제적으로 도움될 수 있는 방법인지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중증천식 환자는 약 10년 전과 비교해도 증상 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KoSAR-1과 2의 천식조절검사(ACT) 점수를 비교한 결과 차이 없이 비슷했다. 이는 현시점에서도 많은 중증천식 환자의 증상이 조절되지 않음을 시사한다.
ACT 점수가 20점 이상으로 천식이 잘 조절되는 환자 특징을 보면, 서양과 달리 비만보단 낮은 체질량지수(18.5kg/㎡ 미만), 약제 급여 등이 중증천식 조절과 연관됐다.
송 교수는 "이 연구에서 중증천식 환자의 가장 치료 가능한 특징(treatable traits)은 경제적 도움과 T2 염증 조절을 위한 생물학적 제제 사용이었다"면서 "나라마다 상황이 달라 이 같은 결과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특징일 수도 있다. 생물학적제제를 어떻게 잘 보급하면서 경제적으로 보조할지가 중증천식 환자의 예후 개선에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건강 관련 삶의 질 측정도구(EQ-5D)로 평가한 중증천식 질병 부담은 암 못지 않게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중증천식이 조절되는 환자 특징을 보면 경구용 스테로이드 유지율이 21.5%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 14.3%보다 높았다.
이 결과에 대해, 중증천식 환자가 경구용 스테로이드로 증상이 좋아질 수 있으나 이들은 5~10년 뒤 위해를 확인해야 할 중요한 환자군이라는 게 송 교수 설명이다.
아울러 KoSAR-2는 국내 중증천식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송 교수는 "KoSAR-2는 중증천식 환자의 장기예후를 추적관찰하기 위한 코어모듈로 개발됐다. 향후 후속 과제를 계획한다면 경구용 스테로이드제 치료 중단이나 천식 조절 관련 국내 특징, 생물학적제제 접근성, 경구용 스테로이드 사용 시 장기 예후 등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며 "연구자들이 주도해 중증천식을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만큼 앞으로 많은 연구에 활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