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C 갑상선암센터 정찬권·배자성 교수 분석

세계보건기구가 오는 5월 새롭게 개정될 제4판 WHO 종양 분류기준에 갑상선암(갑상선유두암종)을 '유두암종 세포핵을 지닌 비침습갑상선소포종양(non-invasive follicular thyroid neoplasm with papillary-like nuclear features; NIFTP)'로 바꾼다.

이는 지난해 4월 미국 국립암연구소 의뢰로 구성된 국제전문가위원회는 갑상선암의 10~20%는 단순 종양 절제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 이상 암이라고 부르지도 말고, 추가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도 불필요하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름 또한 NIFTP으로 바꿨다.

정찬권(병리과)·배자성(유방갑상선외과) 교수

그러나 이렇게 바꾼 기준으로 국내 환자를 진단할 경우 상당한 오류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갑상선암센터 정찬권(병리과)·배자성(유방갑상선외과) 교수팀이 서울성모병원에서 2008년에서 2014년까지 7년간 유두갑상선암종으로 진단받은 환자 6269명를 대상으로 국제전문가위원회에서 만든 기준으로 NIFTP를 재분류한 결과, 전체의 2%인 105명만이 NIFTP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암발생과 관련된 주요 유전자의 돌연변이 분석을 수행한 결과 위원회에서 제시한 NIFTP 진단 기준에 오류가 있는 것도 발견했다. 만약 엄격한 기준으로 NIFTP를 진단하지 않으면 타 장기로 전이 할 수 있는 암을 놓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보다 엄격한 진단 기준을 적용하여 재분류한 NIFTP라 할지라도, 95명의 NIFTP 환자 중 2%는 림프절 전이를 일으켜 NIFTP를 단순히 양성 종양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는 것도 밝혀냈다.

병리과 정찬권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예후가 매우 좋은 갑상선암 환자에게 불필요한 추가 치료를 받게 하거나, 반대로 진정한 암이 있는데도 필요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진단 및 치료 기준을 마련하는 근거를 제시하였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유방갑상선외과 배자성 교수는 "최근 대한갑상선학회 진료 권고안은 초음파 검사로 확인된 갑상샘 결절(혹)이 크기가 1cm이상이며 추가 검사결과 암으로 진단되면 수술하라는 것이 주 내용으로, 크기가 작고 위치 등 예후가 좋을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환자와 상의하여 시간을 갖고 지켜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NIFTP의 정확한 질병 특성을 처음으로 밝힌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포스트게놈 다부처유전체(인간유전체 이행연구-중개이행연구)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공동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며, 북미 병리학회의 공식학술지인 Modern Pathology (Impact factor = 5.485, 병리학 관련 SCI 저널 전체 78개 중 5위) 정식게재에 앞서 3월 온라인에 먼저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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