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측, "컨설팅 비용 너무 부담" vs 인증원, "억울한 측면 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하 인증원)이 진행하는 병원 컨설팅에 대한 병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인증원은 의료기관인증사업, 의료기관컨설팅사업, 정신의료기관 평가사업을 하고 있다. 이중 인증사업과 컨설팅사업을 동시에 한다는 것이 모순이라는 것이다. 

최근 열린 전문병원 정책세미나에서 여성병원을 운영하는 이 모 원장이 인증원의 컨설팅 업무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인증평가를 하는 기관이 컨설팅한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비판이었다. 

이 원장은 "병원은 불안해서 컨설팅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런 상황을 이용해 인증원이 평가도 하면서 컨설팅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조사위원과 컨설턴트가 같은 업무를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비용 문제도 제기했다.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현재 인증원은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 종별로 각기 다른 옵션으로 병원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람과 날짜에 따라 12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컨설팅을 진행하는 사람과 날짜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상급종합병원 7인 4일로 컨설팅이 진행될 때 약 2천 7백만원,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4인 4일 시행하면 약 1천 4백만 원 등이다.   

▲ 인증원 컨설팅 비용

이 원장은 "올해 지난해보다 컨설팅 비용이 더 올랐다. 인증원이 상업기관이 아니라면 최소 실비로 해야지 왜 이렇게 비싼 비용을 받는지 알 수 없다"며 "인증원이 컨설팅을 독점하는지도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또 다른 전문병원 원장은 "인증원이 컨설팅하는 것은 과외 선생님한테 과외받고 그 선생님이 낸 시험을 보는 것과 같은 꼴"이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여러 가지 억울한 인증원

일각의 불만에 대해 인증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병원 컨설팅 업무는 인증원이 원해서 한 것이 아니라는 것. 초기 병원들이 인증평가를 준비하면서 정보를 주고 도와줘야 한다는 요구를 했기 때문에 인증원이 울며 겨자 먹기로 컨설팅을 시작했다는 얘기다. 

인증원 한 관계자는 "컨설팅을 받는 것은 병원의 의무가 아니다. 만일 병원들이 비용이 비싸다는 등의 불만이 많다면 우리도 컨설팅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서운함을 표현했다. 

병원에 잘못 알려진 것이 많다고 했다. 조사위원과 컨설턴트가 각기 다른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증원 한 관계자는 "초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16년부터 조사위원과 컨설턴트는 완전히 분리됐다"며 "조사위원이 어떤 병원이 컨설팅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신뢰성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병원들은 지난해보다 컨설팅 비용이 많이 올랐다고 아우성이다. 이에 대해 인증원은 결코 오른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증원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우리가 4인 4일(13,450,000원)로 진행해야 하는 컨설팅을 3인 4일(10,210,000원)으로 진행했다. 병원들이 비용을 얘기를 했기 때문"이라며 "실제 컨설팅을 해 보니 제대로 진행이 안 됐다. 인증기준도 강화되면서 컨설팅 내용도 많아져 제대로 된 컨설팅을 하기 어려웠다. 제대로 비용을 받고 제대로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인증을 준비하는 컨설팅 비용으로 몇백만 원에서 몇천만 원까지 내야 하는 병원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냉철하게 항목별로 따지면 불만을 호소할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에서 전문병원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인증원의 컨설팅 비용이 비싼 것은 아니다. 병원급 컨설팅을 3인 4일 옵션으로 진행할 때 천만 원 정도 예산이 필요하다"며 "1인당 비용을 20만 원 정도 잡고 4일 컨설팅, 지방 출장 등 세세한 항목을 따지면 사실 비싼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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