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만 5000여 명 기면병 환자, 치료 받는 환자는 3000~4000명으로 추산

▲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 기면병·과수면증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기면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좌 부터) 한국수면학회 이정희 회장, 아시아 기면병·과수면증학회 홍승철 조직위원장.

국내 기면병 환자 유병률은 미국, 유럽과 비슷하지만, 기면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 기면병·과수면증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 기면병·과수면증학회 홍승철 조직위원장(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국내 기면병 유병률은 0.05% 정도로, 국내 약 2만 5000명이 기면병 환자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 유럽과 비슷한 수치다"면서 "하지만 실제 치료받는 환자는 3000~4000여 명으로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면병은 하이포크레틴과 같은 각성을 조절하는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낮 졸림증의 원인 중 하나로, 웃거나 화가 날 때 온몸에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 가위눌림, 입면 시 환청·환각, 밤에 잘 때 자주 깨는 증상 등이 동반된다.

기면병 환자들은 심한 낮 졸림증 때문에 삶의 질이 많이 저하되며, 교통사고, 재해사고 등을 겪을 위험이 높기 때문에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밤에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에 비해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기면병이 질환이라는 인식도 부족한 상황.

한국수면학회 이정희 회장(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정신건강의학과)은 "기면병, 과수면증은 수면장애 중에서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질환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또 환자들은 치료받지 않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움에도 까다로운 진단 기준 때문에 치료 약제에 대한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피력했다.

기면병 진단을 받기 위해선 수면클리닉에서 수면다원검사 및 낮잠검사로 불리는 입면잠복기반복검사를 받아야 한다. 진단 기준은 렘수면 2회 이상, 잠들기까지 평균 시간이 8분 미만으로, 이러한 기준에 한해서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는 게 학회의 주장이다. 

홍 조직위원장은 "실제로 기면병이 맞지만 검사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런 부분은 전문가 판단에 맡겨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국내 보험 기준은 너무 수치화돼 있다. 수치로만 판단하면 오류가 너무 많다. 전문가 의견 반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회장도 현재 진단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과다수면을 호소해 검사받는 환자 중 입면 시간에는 부합하지만 렘수면이 2회 이상 나오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중추신경계 과수면증'이라는 이름으로 진단 및 치료하고 있지만, 기면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진단 기준이 엄격해 보험 적용이 어려워 의사들도 환자들을 치료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진단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면다원검사·양압기 급여화 기대…"치료법에 혁신적 변화 올 것"

이와 함께 기면병, 과수면증 등의 수면장애를 검사하는 수면다원검사와 수면장애 치료법의 급여화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학회는 최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수면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한 끝에 급여 적용이 가시화됐고, 올해 안에 급여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현재 합의 및 모든 과정을 거쳐서 보건복지부로 가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올해 급여화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수면다원검사에 이어 수면장애 중 하나인 수면무호흡증 치료법의 급여 추진 계획도 밝혔다.

이 회장은 "수면장애 중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는 양압기의 보험 적용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현재 국내에서 양압기를 개발하는 곳이 없고 환자들도 비싼 비용 때문에 양압기 구입이 어렵다. 이에 저렴한 비용으로 빌려주는 방법을 추진 중이다. 치료법에 혁신적인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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