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IRCUIT 연구 결과, 절제술 전·중·후 중단하지 않고 복용 시 주요 출혈 발생률 감소

다비가트란(dabigatran)이 절제술(ablation)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에서 와파린을 능가하는 효과와 안전성을 보여줬다.

RE-CIRCUIT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절제술을 받기 전·중·후에 다비가트란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복용한 심방세동 환자는 와파린을 복용한 환자보다 주요 출혈 발생률이 의미 있게 감소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9일 제66차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17)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NEJM 3월 1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절제술은 정상적인 심장박동 회복을 위해 심방세동 환자에게 적용되는 치료법으로, 많은 환자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절제술 시 출혈 및 혈전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현행 심방세동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절제술 전·중·후에 항응고제를 지속적으로 투약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하지만 최근 처방이 늘고 있는 비-비타민 K 경구용 항응고제(NOAC)에 대한 구체적인 치료지침이 없어, 아직은 와파린을 표준 치료제로서 권고하는 상황.

문제는 와파린은 다른 약물 및 음식과의 상호작용이 많고 정기적으로 혈액응고검사 모니터링을 해야 하며, 혈액응고수치가 목표치(INR 2~3)를 벗어나면 절제술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NOAC을 복용 중인 환자가 절제술 전에 일시적으로 약물을 와파린으로 바꾸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미국 존스 홉킨스 의대 Hugh Calkins 교수팀은 절제술 과정에서 NOAC 중 하나인 다비가트란 복용을 중단하지 않은 환자군(다비가트란 복용군)과 와파린을 계속 복용한 환자군(와파린 복용군)의 예후를 비교했다.

연구팀은 11개국 104곳 의료기관에서 절제술이 예정된 심방세동 환자 704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다비가트란 복용군 또는 와파린 복용군에 무작위 분류됐다.

환자들은 절제술 전 4~8주간 각각의 항응고제를 복용했고, 절제술 후 최대 8주까지 약물을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투약했다.

절제술을 받지 않거나 다른 이유로 절제술에 실패한 환자들을 제외해, 최종적으로 다비가트란 복용군 317명과 와파린 복용군 318명의 예후를 비교했다.

일차 종료점은 주요 출혈 발생으로 설정했다. 이차 효능 및 안전성 종료점은 혈전색전증 및 비주요 출혈 발생으로 정의했다.

최종 결과, 주요 출혈 발생률은 다비가트란 복용군이 와파린 복용군보다 유의미하게 낮았다.

▲ 주요 출혈 발생률 - ACC 2017 press release

일차 종료점은 다비가트란 복용군에서 1.6%, 와파린 복용군에서는 6.9%를 차지해, 5.3%p 차이가 나타났다(95% CI -8.4~-2.2; P=0.0009).

아울러 이차 효능 및 안전성 종료점은 다비가트란 복용군과 와파린 복용군에서 거의 동등했다. 비주요 출혈은 두 군에서 비슷하게 발생했고, 일과성 허혈발작은 와파린 복용군에서만 1명 확인됐다.

Calkins 교수는 "절제술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항응고요법에 따른 예후를 비교한 무작위 연구는 거의 없었다. 때문에 이번 연구는 그 의미가 크다"면서 "임상의에게 다비가트란을 복용 중인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약물 중단 없이 절제술을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비가트란의 역전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Calkins 교수는 "현재 다비가트란의 역전제가 승인됐다"면서 "만약 절제술 동안 주요 출혈이 발생했다면 역전제를 투약해 조절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해당 역전제는 이다루시주맙(idarucizumab)으로, 다비가트란을 복용한 환자에서 응급수술·긴급처치 또는 생명을 위협하거나 조절되지 않는 출혈이 발생했을 때 정맥투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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