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이태규
이태규뇌리신경과 원장
좌장 방오영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최근 ‘이상적인 항혈소판제 선택의 필요충분 조건'이라는 주제로 신경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태규 원장(이태규뇌리신경과)과 방오영 교수(삼성서울병원)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홍지만 교수(아주대병원)와 신동훈 교수(가천길병원)가 강연했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제 사용
  

홍지만
아주의대 교수
아주대병원 신경과

"뇌졸중 예방 위한 항혈소판제 선택 시 
 득과 실 살펴 약제 선정"

 
혈소판 응집 과정 및 활성화 경로
혈소판이 응집하는 과정은 3A로 표현하는데, 붙고(adhesion), 혈소판이 활성화(activation)되며, 응집(aggregation)하는 과정을 거친다. 혈소판이 활성화되는 대표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경로는 thromboxan A2이고, 두 번째는 P2Y12 경로인데, adenosine diphosphate (ADP) 경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외에 thrombin과 glycoprotein IIb/IIIa 경로가 있다. 

대표적 항혈소판제 비교/분석
Aspirin과 대표적인 P2Y12 억제제인 clopidogrel, ticlopidine, 그리고 cilostazol을 비교해 봤을 때, aspirin, clopidogrel, ticlopidine은 비가역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항혈소판제 작용 시간이 혈소판의 수명과 관련이 있다. 

효능 면에서는, aspirin이 다른 약제에 비해 효과 발현시간이 빠르며, clopidogrel도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특히 순환기내과 분야에서 중재시술 후 혈전 예방을 위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부작용 측면을 살펴보면, aspirin은 혈소판뿐만 아니라 모든 세포에 작용하기 때문에 출혈과 같은 부작용이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 Clopidogrel이나 ticlopidine은 위장관 부작용 및 혈액학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cilostazol은 비교적 안전하지만 두통이나 심계항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표>. 

 

다양한 항혈소판제제의 사용 근거 
1. Triflusal: TACIP 연구에서 aspirin과 비교해 효과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으나 출혈 면에서 이득을 보였다. Aspirin과 유사하나 다른 경로로 작용하기 때문에 유전적 요인에 따라 clopidogrel에 비해서 우월함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2. Aggrenox: Aspirin과 dipyridamole 복합체로, 서방형 제제로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긍정적인 결과들이 도출된 바 있다. ESPS-2, ESPRIT 연구에서 aggrenox가 좋은 결과를 보였고, PROFESS 연구에서는 clopidogrel과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 한편 aggrenox는 cilostazol과 기능과 기전이 비슷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유사하다(N Engl J Med. 2008;359:1238-51). 

3. ADP 억제제: 대표적으로 prasugrel을 사용한 TRITON-TIMI 38 연구와 ticagrelor를 사용한 PLATO 연구가 있다. 표준요법으로 사용되던 clopidogrel에 비해 출혈에 해당하는 부작용은 적게 발생하면서도 순환기 관련 분명한 효과를 보였다(N Engl J Med. 2009;361:1108-1111). 그러나 ticagrelor는 호흡곤란 등의 문제로 인한 약물 중단이 많이 보고됐다. 

4. Aspirin: 뇌졸중의 1차 예방요법으로써 10년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10%를 초과하는 환자에서 사용하거나, 당뇨병 환자를 포함한 여성 환자의 뇌졸중 1차 예방을 위해 사용된다. 신장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급성기 뇌졸중 치료 목적으로는 뇌경색 발생 후 24~48시간 내에 aspirin을 투여해야 하며, 다른 혈전용해술과 같은 중재치료를 aspirin으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 이 외에 혈전용해술을 한 경우에는 24시간 이내에는 aspirin을 투여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의 부상
여러 약제를 사용하는 polytherapy의 경우, 혈관사건으로 인한 사망을 상당히 줄일 수 있으며, 환자가 여러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다른 약제를 추가해서 2제 혹은 3제 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European Heart Journal(2013) 34, 2760-2767). 다만 DAPT의 경우, 일부에서는 출혈 부작용을 2배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유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Ticlopidine/은행엽엑스의 안전성과 유효성 재조명
 

신동훈
가천의대교수
가천대길병원 신경과

Ticlopidine/은행엽엑스 
Clopidogrel 저항성 환자에게 적합한 안전한 약제로 자리매김


Ticlopidine의 효능과 부작용
과거에는 스텐트 시술 전에 항응고요법을 시행했으나 ticlopidine과 aspirin만 사용해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발표됐고, warfarin과 aspirin을 사용한 경우 대비 ticlopidine과 aspirin을 사용한 경우에서 더 우월하다는 발표도 있었다. 이와 같이 ticlopidine은 여러 연구에서 유효성을 보였으나,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호중구 감소증이 보고되면서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3개월 이내 발생하기 때문에 2주에 한 번씩 혈액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한다.

Clopidogrel 저항성
Clopidogrel은 간에서 두 단계의 대사를 거쳐 활성대사체로 바뀌어 작용하게 되며, 약물 대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효소가 cytochrome P450이다.

Clopidogrel은 2C19 유형에 의해 주로 활성대사체로 바뀌지만 ticlopidine은 다른 효소를 거쳐도 활성대사체가 되기 때문에 2C19의 활성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2C19는 2번, 3번의 allele를 가졌을 때는 활성대사체로 잘 바뀌지 않는데, 불행히도 아시아인은 40~50%가 이러한 유전형을 선천적으로 갖고 있다. 실제 식약처 조사에서도 한국인의 40%에서 clopidogrel 저항성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다양한 임상연구 결과들은 다형성을 갖는 경우라면, 저항성 발생으로 clopidogrel이 효과적이지 않음을 시사한다.

Clopidogrel 저항성 극복 대안, Ticlopidine
저항성 극복을 위한 여러 방안이 제안되고 있는데, 첫 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용량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용량을 높인다고 해도 저항성의 60% 정도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CURRENT-OASIS 연구에서는 급성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한 후에 clopidogrel을 사용할 때 표준용량을 사용한 경우와 2배 용량을 사용한 경우를 비교했으나 군 간 차이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저항성을 고려해서 용량을 높이는 것은 의미가 없음을 시사했다(N Engl J Med. 2010;363:930-42). 

두 번째 방안은 약물을 전환하는 것이다. TRIGGER-PCI 연구에서는 PRU (platelet reactivity units)가 208 이상으로 혈소판의 활성을 떨어뜨리지 못했을 때 prasugrel로 전환하면 도움이 되는지 보았으나, 오히려 출혈은 높이고 효과를 보이지 못해서 prasugrel로의 전환이 저항성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TRIGGEER-PCI, JACC 2012).  Ticagrelor로 전환하는 연구에서는 혈소판 활성 억제 효과는 clopidogrel에 비해 더 높았지만, 실제 임상적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되지 않았다(Wallentin L, Lancet 201, Tantry US, Cir Cardiovasc Genet 2010). 

반면, poor metabolizer에서 aspirin과 clopidogrel 병용요법은 aspirin 단독군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지만, ticlopidine을 사용한 군에서는 유전형에 영향을 받지 않고 혈소판 응집을 잘 낮추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저항성을 보인 환자들의 경우에도 ticlopidine으로 전환하면 혈소판 응집을 더 떨어뜨렸다(Clinical pharmacology & Therapeutics. 2011:89(2)). 심근경색 환자 중, 저항성이 있었던 환자에게 ticlopidine으로 전환하면서 저항성을 극복하는 결과가 보고되었다(Thrombosis Research 133(2014) 257-264). 

Ticlopidine과 은행엽 추출물의 복합제  
Ticlopidine은 유일하게 aspirin보다 효과적이며 clopidogrel과 직접 비교 시에도 더 효과적이었다. 또한 cilostazol과 비교했을 때도 혈전 형성을 더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Circulation J. 2004;68:610-614).

그러나 중대한 부작용으로 인해 시장 점유율이 낮아졌는데, 이후 항산화역할을 하는 은행엽 추출물(Ginkgo biloba ext.)을 혼합하여 문제점을 극복했다. 동물실험에서 ticlopidine 투여 시에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하지만 은행엽 추출물을 함께 투여할 경우 수치가 다시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으며(동덕약학연구지. 2007;11:1-11), ticlopidine 용량을 줄여서 사용해도 은행옆 추출물을 함께 사용하면 항혈소판 효과가 높았다(Thrombosis Research. 1998;91:33-38.3)<그림>.

 

 

은행엽 추출물과의 복합요법이 ticlopidine의 효과와 안전성을 높여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 시판 후 조사 연구를 시행했다. 복용 3개월 후 호중구 감소증 발생을 살펴보고자 했으며, 호중구 감소증 발현율의 기준은 ANC (absolute neutrophil count)가 450개/㎣ 미만이면 중증으로, 450개/㎣ 에서 1200개/㎣ 사이면 경증~중등증으로 정의했다. 4,831명 중, ANC 수치가 측정된 3,150명이 안전성 평가를 받았으며 9명에서 경증에서 중등증의 호중구 감소증이 확인됐으나, 중증 호중구감소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우려했던 호중구 감소증은 미미한 수준으로, 약제를 중단하면 가역적으로 회복됐으며 출혈성 부작용 발생도 높지 않았다. 따라서 아시아인에서 많이 발생하는 clopidogrel 저항성을 고려했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여겨지며 내약성 면에서도 양호함을 보였다. 

향후 전망
Ticlopidine과 은행엽 추출물 복합제는 재발성 뇌졸중이 있을 때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2C19 다형성에 의한 저항성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은행엽 추출물이 인지기능개선 및 현훈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기에, 어지럼증이 있는 환자에게도 유용할 것이다. 

Aspirin만 사용할 때는 위장관 출혈이 3배 정도 증가하고, thienopyridine을 사용하면 1.8배 정도 높아지는데, 두 가지 약제 병용 시, 16.4배로 높은 위장관 출혈이 발생하기 때문에(Gut. 2006;55:1731-1738), DAPT가 부담스러운 경우라면 ticlopidine과 은행엽 추출물 복합제를 사용해 볼 수 있겠다. 


Discussion

방오영: Clopidogrel 저항성이 있는 비율이 50% 정도로 대부분의 환자가 저항성이 있지만 뇌졸중 환자의 경우 신약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ticlopidine은 오랫동안 효과적으로 사용됐던 약제이고 은행엽 추출물 복합제 형태로 개발되면서 순응도가 개선되고 용량도 줄일 수 있어 재발 관리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호중구 감소증 검사는 언제 측정합니까? 

홍지만: 3개월 이내에 1회 정도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신동훈: 호중구감소증 확인을 위해 검사를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발생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만약 발생하면 ANC가 450~1200개/㎣ 사이로 감소하는데, 이 때는 약제복용을 중단하며, 중단 후에는 가역적으로 정상으로 회복됩니다.  

방오영: 당뇨병 환자에게 aspirin을 사용 시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고, clopidogrel 저항성이 있는 경우에도 약제 선택이 고민일텐데 주로 어떤 환자에서 약제를 변경하거나 선택합니까?

신동훈: Aspirin이나 clopidogrel을 사용하면 반드시 1주일 또는 1개월 내에 저항성을 확인합니다. 저항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모두 ticlopidine, 은행엽 추출물 복합제로 전환합니다. 그리고 당뇨병이 있거나 심근경색 및 말초동맥폐색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실험실 검사결과가 없어도 충분히 복합요법이 더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편입니다. 

홍지만: ICAS가 있거나 다른 위험요소가 많다면 다른 효과적인 약제를 선택하거나 근거가 있는 약제를 선택합니다. 

이태규: 1차 뇌졸중 예방에 항혈소판제를 사용할 때 어떤 방법으로 합니까? 

방오영: 현재 American Heart Association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협착이 있다고 해서 aspirin 외의 다른 약물을 권고할 근거는 없습니다. 또한 심평원에서는 1차 예방을 위해서는 aspirin 외의 약제 사용에 대해서는 제한을 많이 두고 삭감하고 있습니다. 

이태규: Aspirin은 사용 시에 과거력에서 위궤양이나 미란성 위염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위궤양이 있는 경우에는 1차 예방이라도 aspirin을 사용하면 안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력에 소화성 궤양이나 미란성 위염이 있거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라면 바로 clopidogrel을 사용합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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