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루베세스타트, 경증~중등도 환자 대상 EPOCH 임상2/3상 중단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획기적' 신약으로 평가받던 베루베세스타트(verubecestat)가 임상시험에서 쓴맛을 봤다.

14일(현지시각) MSD는 베루베세스타트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후기임상인 EPOCH 임상2/3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베루베세스타트는 베타아밀로이드 생성을 저해하는 BACE 1(beta-site amyloid precursor protein cleaving enzyme 1) 억제제 계열로, 경증~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타깃으로 한 신약으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발표된 임상1상에서는 베루베세스타트 치료군에서 알츠하이머병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40이 의미 있게 감소했고 이상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 결과를 디딤돌로 EPOCH 2/3상이 이뤄졌고 빠르면 올해 7월에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베루베세스타트의 임상을 모니터링한 자료모니터링위원회는 "더이상 베루베세스타트의 긍정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임상시험 중단을 결정했다.

단 현재 진행 중인 모든 베루베세스타트 임상시험이 멈춘 것은 아니다. MSD는 알츠하이머병가 발생하기 직전인 알츠하이머병 전구증상 환자에서 베루베세스타트의 가능성을 계속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APECS로 명명된 이 임상시험은 알츠하이머병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 약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3상으로, 최종 결과는 2019년 2월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MSD는 "비록 베루베세스타트 후기임상은 중단됐지만, APECS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가 진행되기 전인 환자에서 베루베세스타트 치료 효과를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단된 EPOCH 연구 결과는 다가오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자세하게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또 다른 치매 신약 후보 물질인 솔라네주맙(solanezumab) 대규모 임상시험도 실패로 끝나면서, 학계는 베타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한 치료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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