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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아밀로이드 외 새로운 원인 지목여러 표적 치료하는 복합요법 기대감
박미라 기자  |  mr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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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01.03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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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가 개발 중인 치매 신약 후보 물질 솔라네주맙(solanezumab) 대규모 임상시험이 실패로 끝나면서, 베타아밀로이드 타깃 치료제 개발에 불확실성의 그늘이 더욱 드리워졌다.

EXPEDITION3 연구결과에서 경증·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단일항체로 솔라네주맙을 투여한 결과 위약 대비 인지기능이 유의미하게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P=0.095). 릴리는 지난해 12월 23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경증·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솔라네주맙 효능을 알아본 3상시험, EXPEDITION3 연구가 최종적으로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베타아밀로이드 가설 반대편에 선 전문가들은 이번 임상실패를 계기로 베타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한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지지자들은 "임상시험 실패를 단순히 베타아밀로이드 가설의 결함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EXPEDITION3 연구 디자인을 비롯한 진행 방식 등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과연 베타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한 치료제 개발은 애초부터 잘못된 선택이었을까?

<신년기획-상>베타아밀로이드 타깃, 치매 치료 덫일까 닻일까?
<신년기획-하>베타아밀로이드외 새로운 원인 지목

아세틸화된 타우를 표적으로

하지만 베타아밀로이드 축적 자체만으로 신경독성 효과가 크지 않음이 밝혀지면서, 베타아밀로이드 증폭 가설이 신뢰성을 잃어가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아밀로이드 가설 반대파들이 치매 원인부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을 불어 넣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과거만 해도 전문가들은 치매 치료에 있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만큼 신경세포 안에 있는 또 다른 단백질인 타우(tau) 역시 주도적인 연구가 이뤄졌다. 하지만 타우가 어떻게 뇌 속에 축적돼 독성을 일으키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타우 수치를 낮추는 등의 약물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Li Gan 박사팀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사후 뇌를 분석한 결과 타우 엉킴이 발생하기 전, '아세틸화된(tauacetylation) 타우'가 병태의 첫 신호라는 사실을 확인했다(Nature Medicine 9월 21일자).

쥐 실험 결과 아세틸화된 타우를 수반한 쥐에서 뉴런의 분해능력이 감소돼 뇌에 독성이 축적되고 인지기능이 하락했다.

Gan 박사는 "치매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가장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 타우가 엉키고 아세틸화가 발생하면서 신경세포를 촉진시켜 치매를 발병시켰다"면서 "아세틸화된 타우를 표적으로 삼는 것이 새로운 치매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뇌 기능 오작동으로 치매 발병?"

미국 보스턴아동병원 Beth Stevens  교수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치매 원인을 뇌 발달 과정에서부터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 발달 과정에서 기능 하나의 오작동으로 일부 면역세포들로 하여금 좋은 시냅스를 먹어 치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Stevens  교수팀이 치매를 유발시키는 특정 유전자를 보유한 쥐를 분석한 결과, 인지능력이 쇠퇴하는 것은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증가해서가 아닌, 시냅스가 본연의 기능이 상실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즉 치매 초기단계 면역계의 정상적인 가지치기(prunes) 과정에서 시냅스에 문제가 발생해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지치기는 뇌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약하거나 불필요한 시냅스를 제거해 좀 더 중요한 시냅스를 강화시켜 준다. 이 과정에서 C1q이라는 단백질이 일련의 화학반응을 일으켜 시냅스에 꼬리표를 붙이고, 꼬리표가 붙은 시냅스는 뇌의 쓰레기 처리(trash disposal) 과정에서 파괴되는 것이다. 뇌에서 청소부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가 미세아교세포(microglia)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치매로 인해 베타아밀로이드가 과잉 생산된 쥐와 기억력이 상실되고 학습능력이 저하된 쥐들의 뇌 조직을 분석했다. 그 결과 두 쥐 모두 C1q 수치가 높았다. 이에 연구팀이 쥐들의 C1q 수치를 차단해 미세아교세포 활동을 중단시켰더니, 시냅스가 제 기능을 못하는 등의 이상 반응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향후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C1q를 차단하는 약물을 주입한 치매를 동반한 쥐에서 어떠한 반응을 일으키는지 알아볼 예정이다.

"여러 표적 동시에 치료하는 복합요법 주류 이룰 것 "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캐나다 몬트리올대병원 Edward Ruthazer 박사는 지난해 4월 외신(sciencemag)과의 인터뷰를 통해 "흥분한 면역계 시스템 과정에서 미세아교세포가 치매를 유발시키는 요인이라는 주장에 논란이 많다"면서 "이번 연구결과가 신빙성을 얻기 위해서는 뇌척수액에서 고농도의 C1q가 발견된 사람이 향후 나이가 들고 치매에 걸린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입증할 만한 또 다른 증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건국의대 노인성신경질환 연구센터 한설희 교수도 "현재로써는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으며, 대증요법제(symptomatic treatments)들도 매우 제한적인 약효를 보이고 있다"면서 "치매 진행과정을 변형시키거나 억제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은 물론 새로운 약제 개발도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효과가 입증된 변형치료법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콜린계를 표적으로 하는 대증치료가 유일한 선택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이어 "다만 근거들이 부족하지만, 새로운 원인을 지목한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베타아밀로이드 외에도 여러 표적을 동시에 치료하는 복합요법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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