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파 자궁근종용해술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의 20% 정도에서 발견되는 매우 흔한 여성질환이다. 근종의 치료 방법으로는 수술로 근종을 떼어내는 근종적출술, 자궁을 절제해내는 자궁적출술이 있으며, 비 수술적 치료방법으로는 GnRH를 사용하는 주사치료와 혈관색전술 등이 있다.
 자궁근종용해술이란 자궁을 떼어내거나 칼을 대지 않고 근종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고주파를 이용하여 근종 세포에 열 손상을 가하여 세포사망을 유도하는 치료방법이다. 자궁근종용해술은 1980년대 말 유럽에서 처음 시도되었는데, 레이저나 양극성 전극, 단극성 전극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시도되었다. 그러나 기존에 사용되었던 방법들은 전신마취를 해야하며 복강경을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널리 사용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최근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 고주파 자궁근종용해술은 간암의 치료기기에서 발전된 형태로, 기존의 자궁근종용해술 방법에 비해 사용이 간편하고 전신마취가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
 고주파 자궁근종용해술은 고주파가 나오는 바늘을 이용한다. 초음파 유도하에서 바늘을 자궁근종의 한 가운데에 위치시킨 후 고주파를 가하면, 고주파로 인해 발생되는 열이 근종 세포내부의 수분을 증발시키면서 세포사망을 유도한다. 열에 대한 세포의 반응은, 45도 이상에서 수시간 지속시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받게 되며, 60도에서 100도 사이의 열에서는 조직의 응고와 세포손상이 오게 된다. 100도 이상의 열에서 조직은 세포내 수분이 순식간에 증발하면서 바로 세포사망에 이르게 된다. 고주파를 가하면 내부 온도는 순식간에 100도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근종의 치료에 아주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자궁근종용해술의 가장 큰 장점은, 전신마취나 입원, 개복에 따른 환자의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이다. 마취는 내시경할 때 사용하는 수면마취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술 후 곧바로 깨어나게 된다. 또한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 후 처럼 심한 통증이 없기 때문에, 시술 후 2~3시간이면 바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다. 또한 자궁근종 뿐만 아니라 자궁선근증의 치료에도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근육층을 파고들어가면서 생리통, 골반통, 생리과다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선근증은 자궁적출 이외에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는데, 이 용해술을 이용하면 자궁을 적출하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향후 아기를 낳을 계획이 있어 자궁을 보존해야 하는 여성의 치료로 매우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본 병원에서 2004년 11월부터 시행한 100여 케이스의 분석결과, 자궁근종용해술의 치료 성적은 시술 6개월 후 약 70% 까지 근종의 부피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95%의 증상 감소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증상이란, 근종이나 자궁선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리통, 골반통, 생리과다, 부정기 출혈 등의 증상을 말한다. 이러한 증상은 시술 후 한 달안에 95% 까지 감소한다. 합병증으로 가장 큰 것은 질 출혈로, 시술 후 7% 정도의 환자가 1~2 개월 정도 질 출혈이 있을 수 있다. 출혈이 있는 경우, 추가적인 약물 복용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다른 가능한 합병증으로는 고주파로 인한 내장이나 방광의 손상 등이 있지만, 본 병원의 시술 예에서는 단 한건도 보고된 바가 없다.
 본 병원에서 시행하는 고주파 자궁근종용해술은, 자궁입구를 통해 자궁 안쪽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복강경 등을 사용하는 방법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합병증이 적은 방법이다.
 자궁근종용해술의 또 다른 특징은 근종을 칼로 절제해 내는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눈으로 부피의 감소를 확인하려면 추적검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망한 근종 세포는 섬유화되거나 콜라겐 섬유로 바뀌면서 흡수가 되기 때문에, 이에 걸리는 시간이 약 6~12개월 정도이다. 따라서 시술 후 1년 정도는 근종의 흡수 여부를 추적검사 할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자궁근종이나 선근증의 치료방법은 환자 중심이라기 보다는 의사중심으로 행해져 왔다. 사실 의사의 입장에서는 개복을 하여 근종이나 자궁을 들어내는 치료가 훨씬 더 간단하며 확실한 치료로 생각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많은 의사들이 개복을 선호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환자들이, 생명에 지장이 없고 일상 생활에 큰 무리가 없다면 되도록이면 조직을 덜 파괴하고 통증이나 휴유증이 적은 방향으로의 치료를 원하고 있다. 처음 이 기술을 시도할 때에는, 시술 후 근종이 100%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었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환자들이 크기가 감소하고 증상이 개선되는 것에서 크게 만족해 했다. 또한 한번 시술받은 근종은 크기가 다시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
 이러한 환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보면 파괴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기존의 고식적인 방법을 고수하지 말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응용하여 보다 덜 침습적인 치료를 고안해 내는 것 역시 의사의 본분이며 가톨릭 이념의 실천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자궁근종용해술은 생식능력을 유지하고 자궁보존적인 치료를 원하는 많은 여성들의 자궁근종, 선근증의 치료에 매우 유용한 치료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향후 보다 대중적으로 보급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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