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 후 은퇴자로서 세계여행길에 나서 새해 들어서는 내외가 태국 방콕에서 한 겨울을 지내고 있는 손광현 전 울산의대 교수가 메디칼업저버 독자들을 위해 한편의 시를 보내왔다.
 `갈라파고스의 일기`는 손 교수가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연구했던 고장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Galapagos)에서 얼마전 열렸던 학회에 참석했다가 3주 정도의 갈라파고스 여행을 즐기며 `종의 기원`을 읽고 쓴 글이라는 소개와 함께.



갈라파고스의 일기

갈라파고스 섬의 평원에 내려 서니
안데스 산맥의 고원보다 숨쉬기가 편하다.
낮은 곳에 길 드려져 있음이 분명하네.
 
산타크루즈 섬의 곳곳에 서 있는 선인장;
깍뚜스(Cactus) 명패에는
100세도 200세도 300세도 넘는다 하니,
장수 식물종의 표본임이 확실하네
 
찰스 다윈 연구소의 사육중인
또토스(Tortoise)는 120세가 되었다 하니,
고대 종의 보존이 증명되네
 
해변가 곳곳의 레스토랑 주변의
이구아나는 꽤나 못생긴 첫 인상이더니,
며칠새 그 천진난만함에 어느 덧 다정한 벗이 되네
 
아욜라(Ayola) 항구로 오가는
뱃길 옆 바위벽 틈에는
씨 라이온스들이 늘어지게 낮잠을 자니,
오랜 파도로 조각된 암벽 콘도의 주인이 따로 없네
 
핀치 베이비치의 짹짹대는
핀치 참새들은 나와 아내의 식탁 위 메뉴를 함께 즐기니,
생물 종과 공존하는 평화를 만끽하네
 
공중에서 바다로 쏜살같이 잠수하는
펠리칸은 낚아 챈 고기와 물로
늘어난 목을 뽐내며 배수하니,
물새와 물고기의 약육강식이 뚜렷하네
 
엥겔마이어 포인트의 이곳 최초의 섬 입주자
엥겔마이어 부인은 실어증의 남편을 극진히 보살피며,
나날이 늘어나는 사람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그 병의 원인이라 늘어놓네
 
태평양 동쪽 끝, 적도 하,
갈라파고스 섬의 자연환경에선, 지금도
온갖 생명체 종들의 후손들과
그 자손들이 대를 이어가니,
오랜 동안, 생존 경쟁, 자연선택, 적자생존,
변이의 진화가 계속 되네
 
호모사피엔스(1868) 인류 종의 발견 이후에도,
육대주 곳곳에선,
호모에렉투스(1891), 북경원인(1907),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1924) 화석이
계속 발견되니, `종의 기원` 인류는 진정,
진화의 산물인가? 창조의 산물인가?


손광현 전 울산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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