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사 품목 상위권 싹쓸이…제약사 실적은 국내사 선전

지난해 원외처방 조제액 시장의 주인공은 '리피토'와 '종근당'이다. 품목별로 보면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가 특허만료에도 불구하고 6년만에 선두탈환에 성공했고, 제약사별로 집계했을 때 원외처방 시장 1위는 종근당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또한 특허만료와 약가인하로 처방액이 곤두박질 친 품목이 있는 반면 출시와 동시에 블록버스터로 진입한 품목도 있었다. 유비스트 자료를 통해 작년 원외처방 실적을 분석해봤다.   

 

역주행 신화 '리피토'...6년만에 선두탈환
10위권 안에 ARB+CCB 항고혈압복합제 3품목 포진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가 지난해 1579억원의 원외처방액으로 6년만에 선두자리를 탈환하면서 특허만료 오리지널 약의 저력을 보여줬다. 특허만료와 약가인하로 고전하는 오리지널의 숙명과는 반대의 행보여서 관심이 집중된다.

실제 리피토는 지난 2008년 특허만료 이후 2012년 1171억원, 2013년 1137억원으로 처방액이 감소하는 듯 했지만 2014년 1278억원을 올려 역주행을 시작, 지난해 처방액 1위를 꿰찼다. 특히 2010년 'AT-GOAL'과 2013년 'AMADEUS'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등 특허만료 후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 역주행의 일등 공신으로 꼽혔다.

2위는 길리어드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가 차지했다. 처방액은 1541억원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승승장구하는 비리어드지만 올해 11월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어 꽃길만 걸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등의 상위사들이 일찍이 채비를 마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리어드의 경쟁품목인 BMS 바라크루드는 특허만료 운명과 함께 처방액이 1676억원에서 977억원으로 40%나 급감했다. 그러나 약가인하 영향을 감안하면 처방량은 대동소이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10위권 안에 ARB+CCB 항고혈압복합제 3품목이 포진해 눈길을 끌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트윈스타'가 977억원의 처방액으로 3위에 올랐으며 한미약품 '아모잘탄'이 676억원으로 8위, 노바티스 '엑스포지'가 661억원으로 9위를 기록했다.

5위인 아스트라제네카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는 6.2% 줄어든 974억원의 처방액을 올렸다. 지난해 4월 대웅제약과의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올해 어떤 성적표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스텔라스의 전립선비대증약 '하루날'은 처방액 655억원으로 10위에 안착했으며, 대웅제약 치매치료제 '아리셉트'와 삼진제약 항혈전제 '플래리스'는 각각 전년대비 8.6%, 9.8% 증가하면서 처방액 600억원 고지를 넘었다. 

DPP-4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인 자누비아와 자누메트, 자누메트엑스알의 처방액은 1463억원이었으며 트라젠타와 트라젠타듀오가 1128억원의 처방액으로 자누비아 패밀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 외에 길리어드의 C형간염치료제 소발디가 출시와 동시에 409억원의 처방액을 올려 블록버스터로 성장했고, 경쟁품목 닥순요법의 다클린자와 순베프라는 합쳐서 461억원을 기록했다. 

도입품목 품은 종근당, 원외처방 왕좌 접수...국내사 선전 '눈길'

 

대형 오리지널 품목을 품은 종근당이 작년 원외처방 시장 왕좌를 접수했다. 

또한 종근당을 비롯해 한미약품, 유한양행, 대원제약 등 국내사들의 선전이 돋보였으며 20위권안에 다국적사는 7개밖에 없었다.

종근당은 지난해 4813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전년 4122억원보다 16.8% 증가한 수치로, 1000억대 당뇨약 자누비아 패밀리와 300억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등이 이를 견인했다.  

2015년 1위였던 화이자는 원외처방액이 소폭 늘어나긴했지만 3위로 내려앉았으며, 로수젯과 한미탐스, 한미플루 등 다수의 신제품을 출시한 한미약품은 전년대비 14.9% 늘어난 4558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알짜품목과 비리어드를 공동판매 중인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3090억원보다 18.6% 증가한 3665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려 4위에 랭크됐다.

이와 함께 대원제약(15.6%)과 삼진제약(14.7%), 유나이티드제약(12.4%), JW중외제약(15.9%), 한림제약(16.1%) 등이 두자릿 수 이상 성장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다국적사의 성장폭은 한자릿 수에 그쳤다. 5위에 오른 엠에스디의 원외처방액은 3812억원으로 전년 보다 1.6% 증가했으며, 3364억원을 기록한 노바티스도 1% 성장률을 나타냈다. 

그나마 2877억원의 베링거인겔하임이 9.9%, 1668억원의 아스텔라스가 26.3% 증가율을 보여 다국적사의 체면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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