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 받는 수준 넘어 신약 `모티브` 제공 역할 기대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센터는 지난 2002년 3월 임상시험지원센터로 출발한 이래 작년 4월 600여평 규모의 단일 공간에 임상연구센터를 마련하고, 379건의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등 규모와 실적면에서 국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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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에는 국내 최초 다국가 공동 임상시험 책임연구자(PI)로 선정돼 화제를 모았던 강윤구 소장(혈액종양내과)을 필두로 임상약리학자 3명, 연구코디네이터 3명, 연구간호사 30여명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인프라나 실적면에서는 선두권이지만 안타깝게도 지난해 복지부로부터 지역임상센터로 지정받지 못해 올해는 반드시 지정받아 임상시험의 질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강 소장은 "지정 받는다는 의미는 상징적 의미 외에도 연구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 국제적 수준의 인프라를 갖춰 나가는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센터의 장점을 4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국내에서 가장 큰 환자 볼륨을 자랑하고 있다보니 어떤 종류의 임상시험이라 하더라도 피험자 모집이 용이하다. 신속한 환자 모집은 임상시험의 스피드를 담보할 수 있어 의뢰자들에게 큰 만족을 주고 있다. 특히 국내에선 불모지나 다름 없는 1상시험 의뢰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어 1상을 위한 인력과 기자재를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연구센터내에는 1상시험을 위한 25개 베드도 갖춰져 있다.
 둘째, 훌륭한 의사가 많다는 것. 심장내과, 종양내과, 신경과 등 국제적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분야가 많아 연구자의 수준은 최상이다.
 셋째, 합리적이고 신속한 IRB 심사제도. 과거 1달에 한번 개최하던 IRB위원회를 한달에 두번 개최하는 한편, 위원회 개최 일주일 전에 미리 5명의 책임심사위원에게 심의자료를 제공해 연구 의뢰자와 미리 문제점을 피드백할 기회를 갖는다. 심사가 부결되는 확률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신속하고 철저한 심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넷째, 임상연구에 대한 병원측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다. 경영적 측면에서 당장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후 10년 이내에는 꾸준한 투자만 하겠다는 것이 병원측의 의지다. 때문에 내실을 기하고 국제적 수준의 인프라를 만들어가는데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이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한편 강 소장은 "올해 가장 큰 목표는 복지부로부터 지역임상센터로 지정 받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이는 1상연구 등에 필요한 인력 확충 기회를 갖는 동시에,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IT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연구코디네이터, 연구간호사를 위한 교육도 철저히 하고 있다. 기초과정에서 심화과정까지 단계별로 이뤄지는 교육지원은 척박한 현실에서도 임상연구에 일익을 담당하는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IRB책임심사위원의 경우도 KGCP 등이 필수일 정도로 까다로운 선별기준을 가지고 관리하고 있다.
 끝으로 강 소장은 "앞으로 임상시험은 의뢰자 주도가 아닌 연구자 주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연구자의 아이디어가 제약사 등에 훌륭한 모티브를 제공해, 획기적인 신약 등을 만들어내는데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윤 구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센터 소장

"올해 지역센터로 발돋움 할 겁니다"

  혈액종양분야의 권위자로서 올 1월부터 서울 아산병원 임상연구센터의 수장을 맡고 있는 강윤구 소장은 "의뢰자들이 임상연구 경험이 풍부한 연구자 출신 소장이 취임한 것에 대해 많은 장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단순히 의뢰를 받는 것을 넘어 연구자들의 아이디어가 임상시험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실적이 없는 지역임상센터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그는 충분한 시설과 실적을 올리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센터가 작년 복지부 지정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숨기지 않았다. 임상시험에 있어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아산병원의 경우도 연구인력의 부족이 늘 걱정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복지부 지정을 받아야 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강 소장은 "최근 식약청 등 유관기관의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돼 지원과 절차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환자들도 큰 거부감 없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있어 다행"이라 전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임상코디네이터와 연구간호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국가가 이들의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방안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그는 연구자들이 제안하는 이런 방안들이 한국이 임상시험의 허브로서의 위상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강 소장은 의사로서 암 환자의 치료성적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앞으로 임상시험 디자인의 퀄리티를 올리고, 문제 없이 잘 수행하는데 모든 힘을 쏟겠다"면서, "특히 암 환자들에게 있어서 임상시험은 시판 전인 신약을 미리 투여한다는 점에서 치료에 대한 희망을 견고하게 할 수 있고, 의료비 부담을 더는데다, 한국인에 맞는 투여용량 등이 고려되는 등 암 치료 성적을 올리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측에서도 임상연구를 하나의 `사업`으로 생각할 만큼 경영적인 면에서 기대가 크다면서 제약회사와 환자, 연구자, 병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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