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에이즈학회 25일 발표

▲ 연세의대 최준용 교수가 PrEP 가이드라인을 25일 대한에이즈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약물을 통해 에이즈 감염을 막을 수 있는 HIV 노출전 예방요법(PrEP) 가이드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연세의대 최준용 교수(대한에이즈학회 PrEP 지침 개발위원회 위원장)는 25일 대한에이즈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PrEP 가이드라인을 선보였다.

PrEP은 HIV 감염노출 위험이 높은 비감염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예방요법으로, 미국과 유럽 그리고 태국 등 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세계보건기구,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권고에 따라 이번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PrEP 대상, 추천약제, 용량 용법, 투여기간, 방법, 시행전 평가와 검사, 복용 중 평가와 검사, 교육 등 약제 투약에 필요한 모든 내용을 거의 모두 담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PrEP 목적의 투여대상은 성적으로 활동적인 MSM(남성과 성관계하는 남성)이다. 또 HIV 혈청학적 불일치 이성애자 커플(serodiscordiant couple)과 약물남용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약제는 테노포비르/엠트리시타빈(제품명 트루바다)로 규정했다. 현재 이 약은 국내에서 에이즈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백본치료제이다. 미국은 2012년 PrEP 적응증을 추가했다. 또한 일부 환자에는 테노포비르 단독요법도 가능하다. 다만 모두 아직 국내 적응증은 없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이 효력을 내려면 식약처 허가가 선행돼야하는 상황이다.

용법과 용량은 트루바다를 매일 하루에 한번 투여할 것으로 명시했다. 현재 일부 연구에서는 온디멘드(ON-Demand) 즉, 필요할 때마다 복용하는 법도 가능한 상황이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최 교수는 “매일 투약법으로 처방을 받고 환자들이 자의적으로 온디멘드를 복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는 상황”이라며 “온디멘드 요법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PrEP 시행 전 또는 복용 중 해야할 평가와 검사도 상세히 기술해 놓았다.

우선 PrEP 시작 전 시행해야할 평가로는 HIV Ag/anti HIV Ab combo Assay로 적시했다. 또한 검사 시기로는 처방 전 최소 1주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구강검체를 이용한 신속검사나 신뢰하기 어려운 결과는 인정하지 않았다.

나아가 신기능 검사를 반드시 시행하고, 만약 eCrCl 60ml/min 이상인 경우 트루바다를 사용할 수 있지만, 60ml/min미만인 경우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이는 트루바다가 신기능 독성 부작용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아울러 HBV 및 HCV 검사를 진행하고, 이 결과에 따라 B형 간염 예방접종도 권고했다. 이밖에도 급성 바이러스 감염의 증상과 징후를 찾아내기 위한 문진과 신체진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HIV 항체 검사가 불확정적으로 나올 경우 PrEP 시행을 보류하고 HIV 혈액을 통한 항체검사의 추적 및 필요시 확진검사를 해야한다고 규정했다.

이와 함께 복용도중 시행해야할 평가와 검사에 약제 부작용, 순응도, HIV 감염 위험행위 등에 대한 평가로 정의했으며, 시기는 복용 첫해 1개월째와 이후 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3개월 간력으로 급성감염 증상의 유무를 평가해서 증상이 없다면 HIV 선별검사(항체-항원 검사)를 반복 시행해야하며, 급성 HIV 감염이 의심되면 HIV RNA 검사(RT-PCR)를 추가로 시행할 것을 강조했다.

만약 HIV 선별검사에서 양성이라면 확진검사와 HIV RNA 검사를 시행해야 하며 확진이 되면 약제내성검사도 시행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급성 HIV 감염이 의심되면 PrEP을 중단하고,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트루바다+PI(다루나비르/리토나비르) 또는 트루바다+돌루테그라비르 병합요법을 처방해야한다고 못박았다.

가임기 여성 또한 적어도 3개월마다 임신반응검사를 시행해야하며, 그밖에도 또한 모든 환자들은 크레아티닌 청소율을 계산해서 신기능을 평가해야한다. PrEP 요법 중 성관계가 빈번하다면 6개월 간격으로 성매개감염 검진을 시행할 것도 권고했다.

다만 병적 골절의 병력이 있는 환자나 골다공증 고위험군외에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골밀도 검사는 권고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도 강조했다. 의료진들은 PrEP 대상자에게 순응도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해야하며, 또한 위험 감소를 위한 행동방식도 숙지시킬 수 있도록 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은 국내에서 만든 첫 PrEP 가이드라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과제는 합지적인 적용방안과 비용효과 분석 등이 마련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에이즈학회는 의견수렴을 거쳐 일부 수정 보완한 다음 최종적으로 저널에 발표하는 형식을 통해 완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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