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고혈압 엄격히 관리해야 할까?
노인 고혈압 엄격히 관리해야 할까?
  • 박상준 기자
  • 승인 2016.11.09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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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Hiromi Rakugi 교수 찬반토론

“쇠약상태 따라 더 낮춰도 가능” vs “연구 한계 많아 아직은 위험”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 고혈압 또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고민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점이기도 하다. 노인 고혈압은 젊은 고혈압에 비해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발생빈도가 두 배 이상 높다. 따라서 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노인 고혈압의 치료는 빠르고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

노인 목표혈압 권고안
하지만 노인 고혈압 환자를 어떻게 정의하고, 혈압을 어떻게 관리해야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답은 나와 있지 않다. 제한적인 몇몇 임상을 통해 간신히 기준만 만들어놨을 뿐이다. 이렇다보니 국가마다 가이드라인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영국 NICE 가이드라인에서는 80세 이상을 노인 고혈압으로 규정하고 목표혈압을 150/90mmHg으로 권고하고 있다. 반면 유럽심장학회(ESC)와 고혈압학회(ESH)는 지난 2013년 합의문을 통해 80세 이상의 수축기고혈압 목표를 140~150mmHg으로 정했다.

미국 JNC8에서는 60세 이상을 노인 고혈압으로 규정하고 150/90mmHg으로 맞출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미국 기준을 따라가고 있다. 이처럼 국가마다 서로 다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만 봐도 치료가 까다롭고 어렵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상황은 새로운 시도를 하게끔 견인하고 있다. 좀 더 과감하게 노인도 젊은 고혈압 환자와 같이 엄격하게 관리해보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 배경은 단연 SPRINT 연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험성을 우려하면서 찬반논쟁이 거세게 불고 있다.

SPRINT 연구
서울의대 김광일 교수는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ISH 2016)에서 ‘노인 고혈압 환자들도 엄격한 혈압조절이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마련한 찬반토론 세션에 나와 “노인 고혈압 환자도 혈압을 엄격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새로운 관리법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노인 고혈압 연구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HYVET 연구만 보더라도 80세 이상 환자가 150mmHg 이하로 관리할 경우 심근경색증, 사망, 심혈관 사망, 뇌졸중 사망 위험을 줄이는 혜택이 나타난다”며 “이러한 효과는 쇠약상태에 따라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SPRINT 연구에서도 강력한 혈압조절의 필요성이 입증됐고, 여기에서도 쇠약상태에 상관없이 고른 혜택을 보인다”며 엄격한 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쇠약한 노인에서도 임상혜택
엄격한 혈압관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혈압이 높아질수록 쇠약상태가 나빠진다는 점이다. 그는 “한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혈압이 증가할수록 쇠약점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심혈관질환은 쇠약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며 “엄격한 혈압관리를 통해 쇠약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김 교수는 “쇠약한 노인 고혈압 환자들이라고 하더라도 예후를 위해서는 엄격하게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며 “다만 실제 임상에서 쇠약한 노인 고혈압 환자들의 혈압조절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노인환자 쇠약상태 고려해야
하지만 오사카의대 Hiromi Rakugi 교수는 엄격한 혈압조절은 오히려 위험하다며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당뇨가 있는 고령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쇠약과 혈압 그리고 사망률을 보면, 쇠약한 고령 환자일수록 수축기혈압을 160mmHg으로 낮춘 것보다 140mmHg 미만으로 낮춘 것이 사망률이 더 증가한 것으로 나났으며,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PARTAGE 연구에서도 노인고혈압 환자를 130mmHg 미만으로 낮췄을 때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사망률이 높았다고 분석연구를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그는 일본에서 진행된 VALISH 연구와 JATOS 연구의 통합 데이터를 제시하며 “150mmHg또는 160mmHg 미만으로 조절했을 때 140mmHg 미만으로 조절한 것보다 심혈관사건 발생을 줄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치료과정 중 발생하는 부작용을 고려하면 엄격한 혈압관리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RINT 한계
노인 고혈압 치료시 고려해야하는 쇠약기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쇠약을 정의하는 HYVET 연구에서는 60개의 항목을 쇠약기준으로 활용한 반면, SPRINT 연구는 37개 항목을 사용했다는 것. 또한 질환과 관련된 쇠약이 너무 강조됐다는 점도 한계라고 지적했다.
그 밖에 SPRINT 연구에서는 자동혈압계를 사용해서 측정기준에 대한 논란도 있다고 말했다. Rakugi 교수는 그간 연구를 종합해 보면 진료실혈압과 자동혈압계는 14.8/7.8mmHg 차이를 보인다며 SPRINT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여러가지 근거를 토대로 Rakugi 교수는 특히 관상동맥질환이 있으면서 쇠약한 노인고혈압 환자에서 수축기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은 해롭거나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혈압 맞춤조절해야”
이처럼 서로 다른 한계를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결국 해법은 개별화 맞춤형 치료가 돼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교수는 “강력한 혈압조절을 필요로 하는 노인 고혈압 환자도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환자도 임상에서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이는 고령이라고 할지라도 어떤 건강상태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Rakugi 교수는 “결국은 심혈관질환 예방효과, 이상반응의 위해성, 쇠약상태에 따른 효과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맞춤형 치료를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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