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글래스고대학(University of Glasgow) 산부인과 Scott Nelson 교수

▲ 영국 글래스고대학 산부인과 Scott Nelson 교수는 난임 검사에서 AMH 테스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혼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저출산은 이미 우리나라의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정부도 저출산 보완대책을 내놓으며 적극적인 대처에 나섰다. 

이에 체외수정 시술 지원횟수와 지원금을 늘리는 한편, 내년 10월부터 건강보험을 통해 난임(難姙)시술에 필요한 검사·마취·약제 등 제반 비용도 모두 적용하겠다고 나섰다. 이처럼 난임에 대한 지원책이 늘면서 다양한 난임 원인 검사 가운데 가장 정확한 검사법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상황.     

이에 대한진단검사의학회 LMCE(Laboratory Medicine Congress & Exhibition) 2016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영국 글래스고대학 산부인과 Scott Nelson 교수를 만나 난임 검사 중 하나인 AMH(항뮬러관호르몬) 검사의 중요성과 실제 치료에 따른 AMH 활용방안 등 최신 지견을 들어봤다. 

- LMCE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AMH 테스트는 여성의 난소기능 측정 및 진단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바이오마커로서 환자의 적정 치료용량을 조절하는데 로슈진단의 AMH 테스트가 대표적이다. 난임 환자의 체외수정 시술 시 AMH 테스트를 통해 환자 맞춤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 기존 매뉴얼 방식으로 진행되는 AMH 테스트와 전자동화 AMH 테스트 간 차이점은?
가장 큰 차이점은 정밀성이다. 매뉴얼 방식 AMH 테스트는 같은 샘플이라도 장소, 시기 등 환경적 변수에 따라 결과 값 차이가 크다. 

하지만 표준화된 플랫폼인 전자동화 AMH 테스트는 휴먼에러(human error)를 미연에 방지, 환경적 변수들의 영향을 덜 받는다. 때문에 혈청 또는 플라즈마 등 혈액채취 방법이나 냉장보관 혹은 상온보관 등 보관 방법에 관계없이 5일 동안은 항상 동일한 검사 값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검사시간이 18분에 불과해 신속하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점이다.

- 관련 가이드라인이 따로 있나?
영국 NHS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AMH 테스트를 권장하고 있지만 반드시 구체적인 검사 방법까지 명시하진 않고 있다. 다만 전자동화 플랫폼이 가진 장점이 많아 2014년 전자동화 AMH 테스트 승인 이후 영국 내 주요 병원에서는 전자동화 방식의 AMH 테스트로 교체하는 등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체외수정 시술 또는 난임 검사를 받는 모든 여성이라면 AMH 테스트를 받는다고 보면 된다.

- AMH 테스트가 타 검사법에 비해 우수하다는 근거는?
여성 난임 검사는 난포자극호로몬(FSH), 황체형성호르몬(LH), 에스트라디올(estradiol) 등의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거나 초음파상의 동난포 개수(AFC) 확인 등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 

이 중 AMH 테스트는 타 검사법에 비해 우수하다는 게 임상을 통해 밝혀졌다. 

실제로 체외수정 시술과 난소 수정률 간의 상관관계를 비교한 국제 다기관 무작위 대조연구에서는 AMH 테스트 그룹이 AFC 대조군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정률을 나타냈다. 

이외에 6건의 국제 임상연구를 통해 AMH 테스트를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와 AMH 테스트, FSH, AFC, 연령 등을 함께 고려해 난임 검사를 진행했을 때의 검사 값을 비교한 결과, AMH 테스트 단독 사용이 보다 신뢰도 높은 검사 결과를 얻었다. 

-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AFC는 초음파를 통해 사람의 눈으로 직접 직경 1~10mm 정도의 동난포 수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관찰자마다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FSH은 생리 2~5일 후 호르몬을 측정하는 방법인데, 역시 생리주기에 따라 결과 값의 차이가 크다. 

연령은 난자의 질을 파악하는데 유용하지만 정확한 난자 수 파악은 어렵다. 실제로 20~35세 여성을 상·하위 5%씩 그룹을 나눠 난자 수를 파악한 결과, 동일한 연령이라도 난자 수가 거의 100배 정도 차이가 났다. 

- AMH 테스트는 생리주기에 따른 결과 편차도 모두 고려한 검사법인가?
그렇다. 20~30대 젊은 여성들은 AMH 농도가 높게 나타나 생리주기에 따라 결과 값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특히 배란일에 가까워질수록 난포 크기가 커지면서 AMH 호르몬이 상대적으로 적게 분비된다. 또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러한 편차는 더 줄어든다. 다만 이 같은 편차는 임상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다. 

최근 페링제약에서 11개국 37개 1,326명의 난임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한 결과, AMH 테스트는 생리주기와 상관없이 측정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증명됐다.

- AMH 테스트 시작연령이 있나? AMH 테스트를 받았다면 이후 재검사 필요는 없나?
AMH 수치는 사춘기 이후 점차 높아지다가 25세에 정점에 도달하고, 폐경기가 가까워질수록 점점 떨어진다. 건강한 25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모두 AMH 테스트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AMH 수치는 개개인의 퍼센타일(percentile)에 따라 변화하는데, 체외수정 시술의 경우 대개 시술 1년 전에 AMH 테스트를 하고 이후 2~3년 주기로 검사를 진행해 퍼센타일의 궤적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건강한 여성이라고 해도 사람마다 난포 수가 다르고 나이가 들면서 그 수가 점차 감소한다. 여러 이유로 그 난포 수가 감소할 수 있기에 25세 이상 여성들은 2~3년 주기로 검사 받는 게 좋다.

▲ 영국 글래스고대학 산부인과 Scott Nelson 교수.

- 난임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지표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 체외수정 시술의 경우 AMH 수치가 낮을 경우 난자 수를 증가시키는데 1차 목표를 둔다. 바면 AMH 수치가 높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에 집중한다. 

또 고순도 호르몬이나 FSH 호르몬 재조합제제를 사용할 지 여부도 AMH 수치에 따라 결정한다. 실제로 최근 페링제약(Ferring Pharmaceuticals)이 개발한 난임 치료제 레코벨(Rekovelle)이 유럽에서 시판을 승인 받았는데, 레코벨은 로슈진단의 전자동화 플랫폼을 통해 AMH 테스트를 진행한 후 환자 체중을 고려해 환자 개인의 치료 용량을 결정하도록 도와준다. 

- 조기 난소기능검사가 갖는 의미를 설명한다면?
조기 난소기능검사를 통해 잔존 난자 수를 미리 확인하면 자신의 생식능력과 앞으로 다가올 폐경 시기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의료진을 통해 조기에 난임치료도 받을 수 있다. 

AMH 테스는 난임을 겪는 여성 뿐 아니라 건강한 여성들도 자신의 잔존 난자 수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MH 수치가 낮은 미혼 여성들은 미리 난자동결을 하는 방법도 고려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30세의 두 여성이 정기적으로 AMH 테스트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서로 AMH 수치가 다르게 나왔다면, 두 여성은 결과에 따라 각자 다른 가족 계획이나 치료법을 대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MH 테스트를 통해 자연임신 시도 시기와 의료진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 시기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 AMH 테스트가 난임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나?
AMH는 잔존하는 난자의 수를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로 25세 이상의 여성에게 AMH 테스트를 진행해 잔존 난자 수를 파악, 폐경 시기 등을 예측할 수 있다. 

한국은 산부인과 정기검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AMH 테스트를 난임 검사의 필수 항목으로 포함시킨다면 젊은 여성들의 임신 성공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아울러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측정이 쉽지 않는 질환이지만 전자동화 AMH 테스트를 통해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질환을 발견할 수 있다. 또 항암화학요법 시 난임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항암치료 전 AMH 테스트를 진행, 난임을 예방할 수 있다.   

- AMH 테스트가 임신 성공률 기여를 증명한 연구가 있나?
AMH 테스트가 체외수정 시술 성공률을 높이는데 기여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종단연구 사례가 있다. AMH 테스트 도입 전 3년의 치료결과와 AMH 테스트 도입 후 2년의 치료결과를 서로 비교한 결과, 체외수정 시술 성공률이 약 66% 차이가 있었다.

- AMH 테스트의 경제성을 평가한다면. 
AMH 테스트는 기존의 난임 검사들을 대체할 수 있는 비용효과적인 테스트다. FSH, LH, 에스트라디올 등의 호르몬 검사를 여러 차례 받는 것보다 AMH 테스트를 한 번 진행하는 게 난임 치료에 유용한 정보들을 더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개선점이나 한계점도 있을텐데. 
품질관리 차원에서 확실하게 품질이 입증된 검사법이 개발되지 않아 현재 AMH 테스트 관련 국제 표준화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로슈진단의 전자동화 플랫폼을 통해 검사 결과의 편차를 줄이고 동일한 검사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면서 곧 국제 표준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난임 치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 의료진 대상 난임 치료교육, AMH 테스트 결과 값의 올바른 해석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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