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서 우울증 위험 더욱 두드러지 나타나

경구용 또는 삽입형 호르몬 피임제(hormonal contraception)가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Charlotte Wessel Skovlund 교수팀은 JAMA Psychiatry 9월 2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2000년부터 2013년까지 덴마크 인구 코호트 연구에 등록된 여성 가운데 15~34세 여성 106만 1997명을 무작위로 추려내 피임제 복용 또는 삽입과 우울증 연관성을 알아봤다.

그 결과 경구용 또는 삽입형 호르몬 피임제를 사용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이보다 우울증 위험이 1.23배 높았다(95% CI, 1.22-1.25).

종류별로 분류해보면, 프로게스테론 전용 알약을 복용한 여성은 우울증 위험이 1.34배(95% CI, 1.27-1.40), 패치는 2배 (95% CI, 1.76-2.18), 질링은 1.6배(95% CI, 1.55-1.69), 자궁 내 피임장치를 삽입한 여성은 우울증 위험이 1.4배 증가했다 (95% CI, 1.31-1.42).

특히 15~19세 여성에서 우울증 위험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삽입형 호르몬 피임제를 사용한 10대는 우울증 위험이 1.8배(95% CI, 1.75-1.84), 프로게스테론 전용 알약 복용 여성은 2.2배 높았다(95% CI, 1.99-2.52). 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위험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게 연구팀의 부연이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저자인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Øjvind Lidegaard 교수는 "호르몬 피임제 등을 복용하는 여성 중 10대에서 우울증 위험이 평균 2배 가까이 높았다. 이는 10대는 피임제를 복용하기에 앞서 부작용 등을 필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 한다"면서 "반면 연령대가 높아질 수록 위험은 오히려 감소했지만, 그래도 여성에서의 피임제 복용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해 4월 미 캘리포니아의대 연구진은 경구 피임제가 감정조절을 담당하는 뇌부위를 축소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의대 Nicole Petersen 교수팀이 90명의 여성을 무작위로 추려내 경구피임약 복용군 44명과 비복용군 46명으로 분류해 자기공명영상(MRI)에 의한 뇌 조영을 통해 뇌를 관찰했다.

그 결과 경구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측면의 안와전두피질(the lateral orbitofrontal cortex)과 내향적 사고(inward-directed thinking)를 관장하는 후방대상피질(the posterior cigulate cortex)의 크기가 수축돼 두께가 얇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는 경구피임약의 주성분인 합성호르몬이 감정을 조절하는 뇌부위 활동을 억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일부 여성에서 불안·우울증상이 동반되는 이유도, 두 뇌 부위의 크기가 축소되면서 기능이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Petersen 교수는 "경구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에서 뇌부위 축소가 나타났지만, 이러한 변화가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후 즉시 나타났는지 또는 시간이 지나 점차 진행됐는지 명확히 알수 없다"면서 "또 경구피임약 복용이 뇌부위를 영구적으로 수축시키는지도 명확히 알수 없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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