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심장질환 급성 악화 원인 25%는 '독감'…대부분 무증상으로 나타나

국내 연구팀이 겨울철 만성심장질환 급성 악화가 '독감'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고려대 안산병원 신종인플루엔자 범 부처 사업단(단장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이 국내 인플루엔자 유행감시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병원 기반 인플루엔자 임상네트워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겨울철 만성심장질환이 급성 악화하는 원인의 25%가 독감인 인플루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 인플루엔자의 전형적인 증상이 없어 의료진의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2014년 9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두 번의 인플루엔자 유행 기간 동안 고대 구로병원과 고대 안산병원 응급실로 내원한 심근경색·불안정형 협심증·심부전 환자 112명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관련 증상이 동반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신속항원검사 및 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PCR)를 시행해 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대상자 중 28명(25%)에서 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인됐으며, 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인된 환자 중 인플루엔자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5명(17.9%)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산병원 최원석 교수(감염내과)는 "만성질환자는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만성질환이 급성 악화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알려졌으나, 실제 어떤 임상양상을 보이는지, 어느 정도 비율로 나타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본 연구는 이러한 부분을 직접 증명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만성질환 환자들은 백신을 포함한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시행해야 하며,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에는 만성질환이 악화될 경우 전형적인 증상이 없더라도 인플루엔자 감염을 의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본 연구 결과는 올해 8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OPTIONS(Options for the Control of Influenza Conference IX) 학회에서 발표되어 주목을 끌었다. 해당 학회는 3년마다 개최되며, 인플루엔자와 관련된 가장 큰 규모의 국제 학회이다.

한편 독감으로 알려진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열성 호흡기 질환으로,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고열과 함께 기침, 인후통, 근육통,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전형적이다.

노인, 영유아, 만성질환자는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하며,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매년 가을 예방접종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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