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환 대한영상의학회 진료지침이사 ... 한국인 특성·국내 실정에 걸맞은 지침 마련

▲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백정환 교수 ⓒ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최근 대한영상의학회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영상검사 분야 최초로 한국형 가이드라인을 발간해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우리나라 실정을 제대로 반영한 가이드라인이 없던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그 의미는 더 컸다.

가이드라인 발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영상의학회 백정환 진료지침이사(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다. 백 이사는 가이드라인을 제작하는 과정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았지만 의사나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평가했다. 

- 가이드라인을 만들게 된 동기는? 
2005년 창립한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에서 총무이사를  맡아 10년 동안 활동했다. 당시 갑상선 영상검사 분야의 진료지침을 많이 만들었다. 그 경험으로 영상의학회에서 진료지침이사도 맡게 됐다. 내년까지 임기인데 그동안 학회에 꼭 필요한 무언가를 하고 싶었고, 그것이 한국형 '근거기반 임상영상 가이드라인'이다.  

- 가이드라인이 없던 상황이 아닌데 왜 한국형 가이드라인이 필요했는지.
최근 영상분야 검사는 진단에 있어 매우 중요한 1차 검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을 가져다 쓰면 간단하지만 우리 국민에게 맞는 것이 아니라는 단점이 있다. 
우선 우리나라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검사들이 많다. 또 체격이 좋은 외국 사람들과 우리 국민은 방사선량의 차이도 크다. 외국 가이드라인을 그냥 적용하면 과도한 방사선량에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외에도 미국은 MRI 가격이 저렴해 1차 검사로 권고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상황은 다르다. 이런 이유로 한국형 가이드라인이 꼭 필요했다.  

▲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백정환 교수 ⓒ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 가이드라인은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사용하는가 즉 '적용성'이 중요하다.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초기부터 적용성에 대해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이를 해결하려고 다른 진료과와 의사소통을 수시로 했다.  2015년에 갑상선, 흉부, 복부 등 의학회 산하 10개 분과와 주요 핵심질문을 2~3개씩 선정했다. 흉부외과나 내과 의사 등 타 진료과에 자문을 구했고,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수시로 의견을 물었다. 또 가이드라인을 모두 만든 후에도 동의하는지 질문을 했고, 델파이기법을 이용해 관련 의사들의 컨센서스를 높이는 작업을 했다. 그 작업과정이 지난하고 어려웠다. 

- 고생한 만큼 가이드라인을 바라보는 느낌도 남다를 것 같다.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검은 머리가 흰머리가 될 정도로 정말 힘들었다(웃음). 어려움 속에 만들었지만 우리나라 임상 현실에 맞는 한국형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는 뿌듯함이 있다. 의사들에게는 최선의 임상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환자에게는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영상의학회가 근거에 기반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의학적인 부분은 영상의학회가 맡고, 근거자료 수집 및 분석은 보건의료연구원이 도왔다.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데 적은 비용으로 꾸려나가는 게 가장 힘들었다. 이 분야 전문가들을 모을 때도 내가 일일이 전화하는 등 인력도 부족했다. 이번에 우리 학회가 만든 가이드라인은 학회만을 위한 작업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희망 사항이 있다면.
현장에서 의료진들이 가장 합리적으로 써줬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우리 학회가 만든 가이드라인이 현장에 정착되면 진료하는 의사는 물론 환자, 병원 모두 함께 가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번에 만든 가이드라인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Publication 즉 가이드라인이 널리 알려져 잘 사용될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 학회는 저널에 게재돼 많이 읽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최근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영문 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ine Science)에 게재했고, KJR(Korean Journal of Radiology)에도 허락을 받은 상태다. 영어는 물론 국문으로도 발간해 홍보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가이드라인이 사용되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이에 관한 모니터링 방법도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 등에서 가이드라인에 대해 교육하고,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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