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의대 외과 허경열 교수, "예측 어려운 합병증이 문제이지만, 합병증 없는 수술 없어"

최근 열린 대한비만학회 추계학술대회(9/1~4)에서는 비만한 환자의 치료전략이 집중 조명받았다. 그중 고도비만 수술이라 불리는 외과적 수술법인 '베리아트릭·대사수술' 세션이 마련됐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수술법과 효과 등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해당 세션에서 순천향의대 허경열 교수(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외과)는 베리아트릭·대사수술에서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없는지 짚어보면서 최신 술기와 그 효과를 발표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 국민 17명 중 1명이 고도비만 환자가 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예방과 치료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허경열 교수를 만나 비만한 환자에서 베리아트릭 수술의 효과와 안전성, 최신 술기에 대해 들어봤다.


Q. 베리아트릭 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은 어떤가?

▲ 순천향의대 외과 허경열 교수

여러 연구에서 체중감량 정도만 간단하게 분석했을 때 베리아트릭 수술 후 단·장기간 효과가 있다고 나왔고, 실제로도 효과가 좋다.

하지만 베리아트릭 수술의 목표는 음식량을 조절하는 데 있다. 수술을 받은 후 음식을 적게 먹을 수 있게 됐더라도 식탐이 있는 사람들은 결국 폭식을 한다. 때문에 연구마다 체중감량 측면에서 결과 차이가 있다. 

수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문제가 생길 확률은 극히 드물다. 단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을 예측할 수 없고, 한 번 나타나면 위중해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다.

그러나 100% 안전한 수술은 없다. 발치를 해도 출혈이 있고 편도선 수술을 해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합병증 없는 수술은 없다.

Q. 합병증의 중증도는 어느 정도인가?

합병증마다 차이가 있어 중증도가 어느 정도라고 이야기하기가 어렵지만, 장을 다루는 수술이기 때문에 장이 꼬이거나 누출 문제가 가장 위중하다.

증상이 보이면 수술을 하지만 수술이 계속될수록 위험이 높아지고 재누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임상에서 재수술률은 1~2% 정도로 낮더라도 합병증이 생기면 위험하다.

Q. 주로 비만한 성인 환자들이 수술을 많이 받는데, 성장기인 청소년도 수술을 받을 수 있는가?

청소년기에도 비만이 많이 보인다. 이러한 청소년에게는 성장에 장애를 줄까봐 수술을 자제하는 편이다.

그러나 성장에도 문제를 줄 만큼 너무 비만하고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어쩔 수 없이 베리아트릭 수술을 받아야 한다. 즉 수술로 얻을 수 있고 잃을 수 있는 득과 실을 잘 따져서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Q. 비만한 환자들은 우울증과 폭식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수술 후 개선 효과가 있는지?

원인이 비만이기 때문에 수술 후 우울증은 개선된다. 하지만 폭식장애, 식탐 등 식습관 자체는 개선이 안 된다. 식욕을 일으키는 호르몬이 나오는 특정 부위를 수술로 제거해 보았지만 식습관 개선 효과는 굉장히 적었다.

수술 후 폭식장애가 계속 보이는 환자들은 개인적인 노력과 함께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실제로 환자들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Q. 비용 부담도 수술 결정에 걸림돌이다. 비용 대비 수술 효과는?

베리아트릭 수술은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 비만하지 않은 사람이 보기엔 비만이 병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 그래서 환자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 번 수술 후 장기간 효과를 볼 수 있어 비용 대비 효과가 좋다. 특히 당뇨병이 동반된 비만한 환자가 베리아트릭 수술을 받으면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이익이 있다.

Q. 비만한 환자들은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에서 고민할 것 같다.

비만한 환자들은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체중 조절에 실패했을 때 두 치료전략을 모두 고민한다.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효과는 베리아트릭 수술을 받았을 때 월등하다고 나왔다. 단 예상치 못한 합병증이 발목을 잡는 것이다.

수술 후 약물치료를 병용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라고 본다. 운동과 함께 식습관 개선 등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하는 것이 좋다.

Q. 베리아트릭 수술 분야에서 주목받는 새로운 술기는 무엇인가?

위풍선술과 엔도베리어(endobarrier) 두 가지가 주목받는다.

위풍선술은 위 안에 풍선을 부풀려서 포만감을 느끼게 해 먹는 양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풍선이 터지거나 넘어가는 등의 문제때문에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엔도베리어는 최근 미국에서 많이 하는 수술이다. 장 안에 비닐 같은 차단막을 만들어 음식이 흡수되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그러나 비닐이 꼬이거나 뭉치는 등의 문제가 있어 환자들이 힘들어한다. 외국에서는 엔디베리어 예후에 대한 연구가 계속 발표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발표된 연구는 아직 없다.

이 외에도 새로운 수술방법으로 마른 당뇨병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기존 위축소 우회술을 보완한 방법인데 위 축소 없이 유문부위와 하부 소장을 직접 연결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올해 첫 시행 후 10명 정도 환자가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로 인한 불편감이 없었고 혈당 역시 잘 조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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