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이식학회 2020년 한국서 열려

이식의학 분야를 대표하는 국제학술대회인 제26회 세계이식학회(TTS) 학술대회가 지난 8월 23일 홍콩에서 막을 내린 가운데, 차차기 대회인 2020년 대회(TTS 2020)가 한국에서 열리기로 지난 22일 확정됐다.

대한이식학회와 함께 대회 유치에 공을 들여왔던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1000명 이상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대형 국제행사 유치로 국가 위상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동시에 불법원정 이식국가에 대한 이미지도 씻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앞서 열린 세계이식학회 홍콩 대회는 시작부터 순탄치가 않았다. 그 배경에는 세계이식학회를 유치한 홍콩이 중국 양심수들의 장기를 무단으로 사용해 이식 수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뉴욕타임즈의 보도로 밝혀지며 또다른 얼굴이 드러난 것. 이에 일부 의사들과 윤리학자들은 홍콩 대회 보이콧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 이식학회지는 홍콩학회가 열리기 전날인 17일 발간논문에서, 의사들과 비정부 의료 단체 회원들은 애초 방콕에서 예정이었던 회의를 중국(홍콩)에서 열기로 한 결정은 시기상조라고 비평했다.

논란은 대회 중에도 계속됐다. 호주 에포크타임즈는 17일 보도에서 시드니에 있는 웨스트메드 병원 소속 의사인 제레미 챕맨 TTS 전 회장(2008~2010)과 필립 오코넬 현 회장이 수년간 중국 이식센터들과의 비밀스런 협력관계에 있다고 폭로했다.

이번 상황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학회 유치와 동시에 불법이식 원정국의 민낮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2일, 국제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와 캐나다 전 국무지원장관 데이비드 킬고어가 국제 탐사 저널리스트 에단 구트만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의 불법 장기이식 산업의 최대 고객이다. 이 보고서는 6월23일 미국 하원 및 6월28부터 30일까지 열린 유럽의회 중국관련 청문회 증거자료 채택된 바 있다.

한국에서는 매년 상당수의 환자가 중국 병원에서 양심수의 장기로 추정되는 장기를 불법으로 이식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병원측은 한국인 환자를 위한 전용 병동 및 호텔을 빌려 전용 대기실을 만드는 등 한국 고객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또 비밀리에 한국인 의사가 브로커로 활동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직접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요 선진국에서 중국인 의사에 대한 이식 의학 교육을 중단하고 학술적 교류를 중단한 것과는 달리, 한국은 여전히 중국 이식 의학계 및 병원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중국인 의사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IAEOT) 이승원 회장은 “한국인 환자가 중국 병원에서 경매 방식으로 3억 원이 넘는 수술 비용을 지불하고 불법으로 이식을 받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이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의술에 대한 배신이자 범죄”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국제 사회는 한국이 중국의 불법 이식 수술에 깊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에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전하고, “2020년 대회 이전에 구체적인 문제 제기와 검증을 요구할 것이 명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내 이식전문가들은 이번 세계대회유치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마련해야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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