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병용요법, 유방암 위험 2배 가까이 상승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 병용요법을 이용한 폐경 호르몬 치료를 받는 여성에서 유방암 발병 위험이 2배 이상 높다는 보고가 나와 호르몬 치료 안전성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영국 런던대 암 연구소(ICR) Michael E Jones 교수팀은 British Journal of Cancer(BJC) 7월 2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통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 병용요법을 받는 폐경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과 비교했을 때 유방암 발병 위험이 이전에 제시된 결과보다 더 높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외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폐경 증상 치료방안으로 호르몬 보충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부족한 호르몬을 외부에서 투여하는 호르몬 요법은 폐경 증상을 완화시키고 비뇨생식기계의 위축을 예방하며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막는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과거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으로 인한 자궁내막증식증 및 자궁내막암의 발병 위험 증가[ISBN 978-0-692-26135-4]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병용요법 장기 사용시 유방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JAMA. 2010;304(15):1684-92]가 발표돼 호르몬 치료 안전성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 인구코호트조사에 등록된 5만 8148명을 약 6년간 추적·관찰했다. 이들 중 3만 9183명은 폐경기에 접어들어, 각종 폐경 증상 등을 경험했고, 775명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분석 결과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 중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병용요법을 받은 여성이 받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률이 2.74배 더 높았다. 특히 병용요법 치료를 받는 기간은 평균 5.4년이지만, 15년 가까이 치료를 받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과 비교했을 때 역시 유방암 발병 위험이 3.27배 증가했다는 게 연구팀 부연이다.
단 에스트로겐 단독요법 치료를 받은 폐경기 여성에서는 유방암 발병 위험이 전혀 상승하지 않았고,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병용요법 치료를 받더라도 1~2년안에 치료를 그만둔 환자에서도 유방암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호르몬 치료만으로 유방암 발병 위험 높혀? "단정 짓기 일러"
이번 연구결과를 두고 일부 전문가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폐경 호르몬 치료만으로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였다는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지 못했다는 것.
영국 버밍험 산부인과학회(Royal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aecologists) 대변인 Heather Currie 박사는 "폐경기 여성에서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분명 다양하다. 무조건 호르몬대체요법을 이용한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유방암 발병 위험이 상승했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면서 "이외 치료 외적인 부분, 즉 생활습관에서 악영향을 미친 것들이 없는지를 분명하게 관찰하는 것이 맞다"고 부연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Jones 교수도 "병용요법을 받은 여성에서 유방암 발병 위험이 2배 가까이 높은 것은 맞지만, 대상군을 모집하는 데 있어 폐경증상 정도, 호르몬 치료 중단 시점 등을 밝혀내는 데 한계가 있어 추가연구는 분명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