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질환 관리전략 해답을 찾다
여성질환 관리전략 해답을 찾다
  • 임세형 기자
  • 승인 2016.08.0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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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여성 관리는 사회보건학적 측면에서 주요한 이슈다.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여성 특이질환 관리도 포함돼 있는 부분이고, 다수의 연구에서 다양한 만성질환들이 여성에서 호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세계 제1위 사인인 심혈관질환의 경우 지속적으로 남성 대비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언급한 여성특이 암종, 심혈관질환만으로도 중년여성 관리의 필요성을 논하기에 충분하다.
중년여성 관리에서 핵심은 폐경(menopause)이다. 폐경 후 에스트로겐  감소는 LDL 콜레스테롤 증가의 가속화로 이어지고, 이는 심혈관질환 위험도 가중을 야기한다. 또 다수의 만성질환과 함께 유방암도 중년시기부터 위험도가 증가한다.

폐경 관련 증상으로 인한 삶의 질 악화도 문제다. 혈관운동증상, 비뇨생식기증후군의 발생, 그리고 골다공증, 호흡기질환 등의 악화는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평균연령 연장으로 중년여성들의 만성질환 및 삶의 질 문제가 높은 비중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외 폐경 관련 가이드라인에서는 폐경 발생 평균연령을 52세로 기술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 평균수명이 82.3세라는 점, 그리고 국내 사회고령화의 빠른 속도를 고려하면 폐경 후 더 길어진 여명 기간 동안의 삶의 질은 가볍게 여길 문제는 아니다. 북미폐경학회(NAMS)는 2025년까지 폐경여성이 세계적으로 11억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르몬요법, ‘타이밍이론’에 안착하다
중년여성의 주요 만성질환 위험도 증가와 삶의 질 관련 증상 발현의 기저 원인에는 폐경 후 에스트로겐 생산부족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폐경 후 호르몬대체요법(HRT)은 폐경 관련 질환 및 증상들을 완화 또는 예방할 수 있는 전략으로 지목돼 왔다. 관련 가이드라인들에서도 폐경 관련 증상에 대한 주요 치료전략으로 HRT를 권고해 왔다.

HRT의 임상적용 역사는 길지만 최근 들어서야 맞는 자리를 구축한 모양새다. 오랜기간 심혈관 아웃컴을 포함해 HRT의 위험 대비 혜택 논의가 치열하게 진행돼 온 가운데 최근 수년간의 근거들이 결론을 도출해내고 있다.

HRT 초기에 발표된 관찰연구 등에서 보고된 심혈관 및 유방암 위험도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들이 2002년 발표된 WHI 연구와 정면충돌하면서 시작된 논란은 ELITE 연구로 마침표를 찍었다.
핵심은 2012년 WHI 추가분석에서 제시된 ‘타이밍이론(timing hypothesis)’이다. 전체적인 HRT는 관상동맥질환, 유방암 위험도를 높였지만 60세 미만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의 여성에서는 혜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HI 추가분석에서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에서 관상동맥질환 위험 감소가 보고됐고, KEEPS 연구에서는 HRT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LITE 연구에서는 폐경 후 6년 이내 환자군과 10년 이상 환자군에서 HRT로 인한 관상동맥에 대한 영향을 평가한 결과 폐경 6년 이내 환자군에서 유의한 혜택이 확인됐다.

HRT의 타이밍이론에 중지가 모여 있다는 점은 폐경 관련 가이드라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3년 국제 폐경 관련 학회(북미·유럽·아태폐경학회) 합의성명서에서는 “60대 이전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의 증상 여성에서 HRT의 혜택이 위험을 상회한다”고 기술했다. 2014년 NAMS 가이드라인에서도 혈관운동증상을 보이는 여성에게 HRT를 시행하기 전 60세 미만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 여부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2015년 미국 내분비학회(ENDO) 폐경증상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HRT가 혈관운동증상 및 폐경 관련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전제하며 60세 미만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 환자에서 혜택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발표된 국제폐경학회(IMS) 가이드라인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적응증에 의거한 적절한 HRT 적용을 강조했다.

유방암 안전성 확보·자궁경부암 ‘백신’ 입지 견고화
유방암은 연령 증가와 함께 위험도가 증가하는 여성특이 암종으로 HRT로 인해 위험이 증가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들이 빈번하게 보고돼 왔다. 대표적으로 2002년 WHI 연구는  8.5년 시점에 침윤성 유방암 위험도 증가로 중단됐다. 하지만 WHI 추가분석에서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군에서 유방암 위험도가 낮았고, 타이밍이론에 기반해 조기에 투여한 에스트로겐 + 프로게스테론 병용군에서는 관련 위험도 증가는 없었다.

이를 반영해 IMS 가이드라인에서는 합성 프로게스토젠 외 다른 종류의 프로게스테론을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 또 ENDO 가이드라인에서는 유방암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서는 HRT 외 다른 전략을 적용하도록 했다. 즉 유방암 병력 또는 고위험군도 폐경 관련 증상을 적절히 치료받을 수 있는 전략이 구축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여성특이 암종인 자궁경부암에서는 백신 예방 전략이 자리잡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속적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을 통한 자궁경부암 예방전략을 강조해, 각국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시킬 것을 권고해 왔다. 이에 우리나라도 6월부터 HPV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시켜 2003년 1월 1일~2004년 12월 31일 출생한 여성 청소년들은 6개월 간격 2회 접종주기로 2종류의 HPV 백신을 본인부담비용 없이 접종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국내 자궁경부암 환자는 약 5만여 명으로 2011년 기준 2015년 까지 연평균 1.7%씩 진료비가 증가해 총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질환·당뇨병 여성 중심 관리전략 대두
HRT에 대한 심혈관 안전성 및 혜택은 WHI 추가분석을 필두로 한 근거에서 확인됐지만 이와 별도로 여성에서 심혈관질환 유병률은 남성보다 높고, 폐경 후에는 심혈관 사망률도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미국심장협회(AHA) 등 심혈관 관련 학회들이 여성환자에 초점을 맞춘 성명서 또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가이드라인들에서는 병태생리학적으로 여성의 유병특성은 남성과 차이를 보이고 이를 고려한 맞춤형 관리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AHA는 올해 발표한 ‘여성 급성 심근경색증 성명서’를 통해 “여러 연구들에서 폐경 후 에스트로겐 고갈이 내피 기능부전, 콜레스테롤 증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명확한 연관성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도 주문했다.

단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또는 불안정협심증으로 인한 입원율 및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여성에서 더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여성에서 당뇨병, 심부전, 고혈압, 우울증, 신장기능부전 유병률이 높다며 심혈관 위험인자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에도 무게를 뒀다.

2015년에는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관련 성별 차이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성명서에서도 여성에서 관련 위험인자의 위험도가 높다는 점을 적시했다. 폐경을 겪은 당뇨병 여성 환자에서 비만 위험이 높고, 고혈압, 혈관기능장애, 죽상동맥경화성 이상지질혈증, 혈전 위험, 대사증후군 유병률도 높다는 것.

AHA는 여성 심혈관질환 위험도 완화를 위한 우선 과제로 환자 및 의료진의 인지도 개선을 꼽았다. AHA는 “1984년 이후 여성에서 심혈관 사망률이 지속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인지도 개선, 여성 및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관리에 집중한 결과 여성 심혈관 사망 위험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여성에서는 심혈관질환 주요 증상이 잘 파악되지 않고, 고혈압, 고혈당 등 심혈관질환 주요 인자에 대한 치료율 또는 조절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AHA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60세 이상 여성에서 1차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고했다. 한편 2014년 NAMS 가이드라인에서도 심혈관질환이 여성 제1위의 사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혈압, LDL 콜레스테롤에 대한 적극적인 약물요법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심혈관질환이 없는 65세 이상, 모든 연령의 심혈관질환 환자, 10년 ASCVD 위험도가 10% 이상인 이들에서 반드시 고려하도록 했다.

 

중년여성-심혈관질환 연결고리, 비만
중년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도와 함께 비만 관리 전략 역시 부각되고 있다. 체중증가는 중년여성의 주요 신체 변화 중 하나다. 이로 인해 과체중 또는 비만 위험도가 높아지고 결국 심혈관질환 위험도 증가로 이어진다는 맥락이다.

IMS 가이드라인에서는 “폐경 후 호르몬 변화로 인해 체중이 1년당 0.5kg씩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이는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을 필두로 한 심혈관질환 위험도 증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를 배경으로 IMS는 “폐경여성 관리에서 체중증가 관리 및 예방은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하며 “에스트로겐 치료를 통해 전체적인 지방량 감소, 인슐린 민감성 및 제2형 당뇨병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한편 비만 관리전략 자체도 많이 다듬어졌다. 올해 발표된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내분비학회(ACE) 가이드라인은 현재까지 제시된 비만 관리전략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가이드라인에서는 BMI 수치와 비만 관련 합병증 위험도를 평가해 비만 중등도를 구분 하도록 했다. 치료에서는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5개 약물 날트렉손 ER/부프로피온 ER(제품명 콘트라브),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 로카세린(벨빅), 펜터민/토피라메이트 ER(큐시미아), 올리스탯(제니칼)을 적절하게 선정해 체중 감량 치료를 시행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고BMI 환자 중 생활습관개선 및 약물요법으로 체중 관련 아웃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수술적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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