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NT발 혈압 목표치 조정 구체화 움직임
"임상현장서는 120mmHg보다 130mmHg 기준이 더 실용적"

 

세계고혈압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Hypertension, ISH)가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 목표치를 130mmHg에 맞추자는 메시지를 들고 나왔다. 고혈압 학계의 혈압 목표치 조정 움직임이 점차 형상을 드러내며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기폭제 역할의 임상연구가 발표된 이후, 심뇌혈관 학계 전반으로 새로운 근거의 임상적용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퍼져가고 있는 형세다. 특히 혈압 목표치를 더 낮추는 쪽으로, 특정 기준점까지 제시되는 등 혈압조절 강도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인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그 만큼 SPRINT 연구결과가 파급력을 늘려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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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고혈압 환자에서 수축기혈압 목표치 130mmHg에 매진하자." - 세계고혈압학회(ISH) 성명, Hypertension 2016년 6월 30일자 온라인판

"50세 이상 연령대로 수축기혈압 130mmHg 이상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120mmHg 미만 목표치 고려돼야 한다." - 캐나다고혈압교육프로그램(CHEF) 가이드라인, Hypertension 2016;68:3-5

"심혈관질환 동반된 50세 이상 고위험군 환자의 혈압 목표치 130/80mmHg 이하로 수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 연세의대 박성하 교수, THE MOST 5월호 SPRINT 논평

세계고혈압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Hypertension, ISH)가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 목표치를 130mmHg에 맞추자는 메시지를 들고 나왔다. 고혈압 학계의 혈압 목표치 조정 움직임이 점차 형상을 드러내며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기폭제 역할의 임상연구가 발표된 이후, 심뇌혈관 학계 전반으로 새로운 근거의 임상적용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퍼져가고 있는 형세다.

특히 혈압 목표치를 더 낮추는 쪽으로, 특정 기준점까지 제시되는 등 혈압조절 강도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인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그 만큼 SPRINT 연구결과가 파급력을 늘려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기존 대비 혈압 120mmHg 미만 조절의 심혈관 임상혜택이 발표됐을 당시만 해도, 이 연구 하나로 진료패턴을 바꾸기는 힘들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연구대상 환자들과 일치하는 그룹에서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연세의대 박성하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대한고혈압학회 학술이사)는 월간 의학저널 THE MOST에 게재한 논평에서 "SPRINT 연구결과에 따라,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50세 이상 고위험 고혈압 환자에서 기존의 140/90mmHg 미만 권고가 130/80mmHg 이하로 수정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 탄력받은 SPRINT

이후로도 사후·하위분석이 줄을 이으며 근거를 축적하는 가운데, 심장학계 전반에서 다방면의 평가·분석이 이뤄졌다. SPRINT 연구에 대한 분석은 바로 혈압 목표치에 대한 재평가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명확한 견해와 입장을 표명한 것은 가장 최근에 목소리를 낸 ISH가 처음이다.

ISH는 SPRINT 분석결과를 기반으로 기존보다 낮은 혈압 목표치를 주문하며 수축기혈압 130mmHg을 들고 나왔다. 오는 9월 서울서 열리는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에서(ISH 2016)에서도 핵심적으로 논의될 사안이다.

이 보다  적극적인 견해도 앞서 제시된 바 있다. 북미를 대변하는 고혈압 지침인 캐나다혈압교육프로그램(CHEF) 가이드라인에서는 "50세 이상 연령대로 수축기혈압 130mmHg 이상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120mmHg 미만 목표치가 고려돼야 한다"는 권고안이 세상에 선을 보였다. 역시 SPRINT 연구를 고려한 결정이다.

△ "심혈관질환 예방 위한 최적 목표치"

ISH는 미국심장협회 저널 Hypertension 2016년 6월 30일자 온라인판에 '혈압 경계치·목표치에 대한 재평가' 제목의 성명을 게재, SPRINT에 대한 평가 및 임상적용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학회는 "SPRINT가 던진 궁극의 질문은 심혈관질환 예방 또는 고혈압 치료의 최대 효과를 위한 최적 혈압 목표치에 대한 것"이라며 "SPRINT와 최근의 메타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에서 수축기혈압 130mmHg에 집중하자'는 것이 ISH의 메시지"라고 피력했다.

△ 130mmHg에 모이는 중지(衆智)

주목해야 할 대목은 두 가지다. 먼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등 특정 그룹이 아닌 고혈압 환자 전반에 적용할 목표치로 130mmHg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당뇨병이나 신장질환 환자 등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포함해 고혈압 환자 전반에 140mmHg 미만을 일괄적용하도록 권고했던 2014년 유럽심장학회(ESC)·고혈압학회(ESH) 가이드라인과는 대조된다.

SPRINT의 목표치였던 120mmHg 미만이 아닌 130mmHg를 내세웠다는 점도 설명이 필요하다. 학회는 "SPRINT 연구와 실제 임상현장의 혈압측정·조절을 비교했을 때, 120mmHg 미만보다는 130mmHg 선에서 심혈관 임상혜택이 명확하게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PRINT 결과를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지만, 연구와 임상현장의 고혈압 진단·치료가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진료환경에 맞춰 결과를 해석하고 최종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 "진료환경 맞춰 해석·적용"

박성하 교수는 이와 관련해 ISH와 일치하는 설명을 내놓은 바 있다. "SPRINT에서는 의사나 간호사가 없는 상태에서 자동혈압계로 측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실제 진료실 혈압보다 5~7mmHg 낮다고 보면 된다. 때문에 실제 진료현장을 대입하면 140mmHg 대비 130mmHg의 임상혜택을 비교한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그는 "SPRINT의 적극치료군 목표치가 120mmHg 미만이었지만 연구종료때까지 평균혈압이 122mmHg였다는 점을 염두한다면 130mmHg 대 140mmHg의 비교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부연했다.

ISH도 이를 고려해 "SPRINT의 규명처럼 비당뇨병 환자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에서 120mmHg 조절의 임상혜택이 시사되기는 했지만, 이를 목표치로 지지하기에는 아직 결론이 명확치 않다"며 "수축기혈압 130mmHg에 매진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 메시지에 세계 고혈압 학계가 다시금 혈압 목표치에 눈을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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