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공적인 건선 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를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고려의대 송해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성균관의대 이주흥 교수와 임마누엘 피부과 한기덕 원장이 차례로 강연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질의응답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Chairman’s Commentary

좌장 송해준
고려의대 교수
고려대구로병원 피부과

성공적인 건선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환자 순응도로 의료진은 환자·의사 간 소통 및 사용 편의성이 높은 약제 선택 등 다각적 방면에서 순응도를 높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최근 개발된 calcipotriol+betamethasone dipropionate 복합제 겔 어플리케이터는 제형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고, 사용 시 흔들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어 환자 편의성을 높였고 이에 따라 순응도 향상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건선 치료의 순응도 향상을 위한 솔루션 

이주흥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건선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분류하면 경증과 중등증 환자가 전체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이들에게 일차 치료제로 국소치료제가 권고된다. 2014년 미국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경증, 중등증 및 중증 건선 치료 모두에서 국소치료만으로 치료하는 비율이 5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건선의 중증도와 상관없이 국소치료는 진료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치료제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J Am Acad Dermatol. 2014;70:871-81).

국소치료제는 효과적인가?
국소치료제의 효과는 많은 연구를 통해 이미 입증됐다. 2012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국소 스테로이드제와 비타민 D 유도체를 병용했을 때의 치료 성공률은 약 4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J Eur Acad Dermatol Venereol. 2012;26S3:36-46). 또한, 국내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국소치료의 효과와 이상적인 유지치료 방법을 알아본 대한건선학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8주간 치료를 유지했을 경우 clear 및 almost clear에 도달하는 환자의 비율은 약 62%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의 순응도는 임상연구에서의 순응도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며, 이런 이유로 임상시험에서 알려진 최대 효과를 실제 임상에서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치료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환자의 국소치료제 사용 시 치료 순응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을 살펴보면, 제형의 끈적임, 미비한 효과, 오랜 도포 시간 및 사용하기 어렵고 냄새가 난다는 점이 대표적으로 지적됐다(J Eur Acad Dermatol Venereol. 2005;19S3:2-6). 또한, 치료약에 대한 이상반응, 바르는 횟수, 약제 투여 경로 등이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Dermatol. 2004;140:408-14). 이탈리아에서 시행된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는 여러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이 '환자가 스스로 정한 시간 안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으로 나타났으며, 환자의 67%가 2주 이내에 현저한 효과를 기대한다(Patient Relat Outcome Meas. 2015;6:9-17).
 
2개월 이후에는 순응도가 현저하게 감소하므로 결국 2주~2개월 사이에 뚜렷한 선제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환자가 치료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Korea IMS LifeLink™ consulting services, July 12 ~ Dec 13, 'Persistence and compliance study').

국소치료제의 순응도를 높이는 방안 합리적인 치료목표 설정
건선은 만성 질환이지만 환자에게 '건선은 낫지 않는 병이고, 평생 치료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라는 식의 태도는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다. 환자에게 건선은 반드시 ‘조절 가능하다’고 말해주고, 실현 가능한 치료 목표를 설정해 환자와 의견을 나누며 용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환자 스스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도 충분히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구체적 시간과 치료가능 범위 설명
 
환자에게 구체적인 시간과 치료 가능 범위를 설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이 치료제의 효과는 50%의 성공률을 보인다'라고 설명하는 것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해 실제 환자 케이스를 보여주며 치료 시작 후 어떤 시점에는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해준다면 환자의 순응도는 증가할 것이다.
최적의 치료제 선택
 
Calcipotriol과 betamethasone dipropionate (BDP)는 건선의 1차 치료제로 가장 널리 쓰이는 약제이다. 비타민 D 유도체인 calcipotriol은 항증식 작용이 있으며 BDP의 항염증 작용에 대해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므로 두 약제는 복합제로서의 효용이 크다. 하지만 이 두 성분은 피부 투과율 관점에서 최적의 pH가 다르기 때문에 두 성분을 모두 안정화하는 제형 디자인이 중요하다. 용매의 종류 및 pH에 따라 치료의 안전성과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용매의 사용이 관건인 것이다.
 
국소치료제 선택은 환자의 도포 편의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총 1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calcipotriol+BDP 복합제 겔과 연고 제형의 끈적임 정도에 대해 설문한 결과, '전혀 끈적이지 않다'와 '약간 끈적인다'라는 답변에서 겔 제형이 연고 제형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또한, 가장 빠르게 바를 수 있다고 답변된 비율이 겔 제형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 국소치료제 중에서는 겔 제형이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감이 가장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Calcipotriol+BDP 복합제 겔 어플리케이터
의약품 기술 혁신에는 새로운 약제의 개발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순응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장치 및 용기 등을 개발하는 것도 포함된다. Calcipotriol+BDP 복합제 겔 어플리케이터는 건선 환자들이 약제를 사용할 때 불편한 점에 대해 피드백을 받아 개발된 제품으로, 어플리케이터를 이용해 도포하면 환자의 손에 약물이 묻지 않고 위생적으로 도포 가능하다<그림 1>.

임상 증례
52세 남성 환자로 calcipotriol+BDP 복합제 겔 어플리케이터를 처방했고 환자의 치료순응도가 아주 좋았다. 치료 전에는 양 다리 정강이 부분에 넓고 두꺼운 인설 병변이 있었지만, 약제를 처방하고 1개월 가량이 지난 후 병변이 거의 소실됐다. 다리 측면에도 동전 크기의 병변이 있었지만 치료 후 깨끗해졌다. 1개월 안에 이렇게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다른 치료법에서도 매우 드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환자의 병을 고치겠다는 의지와 높은 치료 순응도, 적절한 약제 선택으로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병변 크기 및 환부에 따라 정확한 용량을 편리하게 도포할 수 있어 기존 국소치료제 도포 시의 불편감이나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평가된다.


건선 치료에서 의사·환자 간 의사소통의 중요성
 

한기덕
임마누엘피부과 원장

건선 치료에서 의사·환자 간 협력
임상 진료에서 협력(concordance)이란 의사의 처방을 환자가 얼마나 잘 지키는지를 의미하는 순응도(adherence)에 환자의 동의와 자발적 참여가 추가된 개념이다. 건선의 치료 성공에 있어 협력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며 의사·환자 간 협력을 통해 환자의 행복, 의사의 만족, 그리고 경제적 및 사회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순응은 크게 일차와 이차로 나눌 수 있는데, 일차 순응은 처방전을 버리지 않고 약을 구입해가는 것이고, 이차 순응은 약제를 처방에 준수하여 사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건선 환자의 치료 순응도는 22~67%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협력이 잘 안 되는 환자에게 약을 처방했을 때, 환자가 처방전을 휴지통에 버릴 확률은 50%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처방에 따라 지시사항을 올바르게 수행하는 환자는 35%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J Eur Acad Dermatol Venereol. 2012;26:61-7, J Am Acad Dermatol. 2008;59:27-33, Br J Dermatol. 2013;168:20-31, J Eur Acad Dermatol Venereol. 2011;25:9-14).

순응도가 치료결과에 미치는 영향
의사·환자 간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순응도가 불량해지고 치료 결과의 질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순응도가 좋은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부정적 임상 결과의 위험이 26% 감소하며, 순응도의 10% 감소는 질병의 중증도 증가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05, Med Care. 2002;40:794-811, Br J Dermatol. 2004;151:895-7).
 
비순응(non-adherence)을 부추기는 요인으로는 환자에 의한 치료 효과의 과소평가가 있다. 환자 스스로 치료 효과가 불충분하다고 느끼면 처방에 의한 치료제의 권장량보다 많거나 적은 양을 사용해 옳지 않은 치료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고 환자가 치료법을 아예 바꾸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처방에 대한 비순응도는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입원, 응급실 이용 및 고가의 약제 사용으로 인한 건강관리 비용 증가를 초래한다.

비순응의 분류
환자의 비순응은 의도적 비순응(intentional nonadherence)과 의도치 않은 비순응(unintentional nonadherence)으로 나눌 수 있다.

의도치 않은 비순응은 환자는 치료받고자 하는 의지가 있지만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비순응이 나타난 경우이다. 치료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사용방법이 어려운 경우, 건망증에 의해 약제 사용을 잊어버리는 경우, 비용 지불과 관련한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의도적 비순응은 동기부여 부족, 치료에 대한 불신, 환자의 평소 생각 등의 이유로 비순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환자의 치료에 대한 태도를 파악하고 접근해야 한다. 진료실 안에서는 환자가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도적 비순응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진료의의 소통능력이 중요하다.

순응도 향상을 위한 건선 환자 프로파일링
Dr. Anthony Bewley와 Dr. Catherine Hood는 2014년 발표된 논문을 통해 건선 환자를 4 가지 환자 유형- self-manager, actively engaged , why me? , help me -으로 나눠 각각의 유형에 맞춘 적절한 접근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elf-manager 그룹에 속하는 환자의 72%는 경증 건선환자였으며, 건선의 정도가 심하지 않아 새로운 치료에 가장 둔감하고 치료에는 적극적이지만, 필요 시에만 약을 바르는 경향을 보인다. Why me? 그룹의 35%는 경증, 53% 중등증의 건선 환자이며 치료 실패로 인해 불만이 많고, 진료의와의 협력관계가 가장 안 좋다.

Actively engaged그룹은 56%가 중증, 33%가 경증 환자이며 진료의 와 가장 긍정적인 협력관계를 보인다. 현재 치료에 대한 만족감과 함께 가장 적극적인 치료 자세를 보이며 진료의를 신뢰한다. Help me 그룹의 경우 국소치료 외에 다른 치료가 필요할 만큼 질환의 중증도가 심하며 32%가 중증이다. 의료진과 좋은 협력관계는 보이지 않고 새로운 치료와 많은 정보를 갈구하는 경향이 있다(Eur Acad Dermatol Venereol. 2014;28:763-70).

Self-manager 그룹은 치료제의 장기적 이상반응에 대한 두려움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치료제에 집중해야 하며, Why me? 그룹은 치료 실패와 치료에 대한 불쾌한 경험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쉽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시하고 질환에 대한 아주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Help me 그룹은 치료결과에 대한 깊은 실망감으로 건선 치료를 올바른 치료라 믿지 않으며 치료를 꺼려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치료 효과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함께 확신을 줘야하고,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환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필요에 따라 전신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그림 2>.
 

 
이처럼 건선의 중증도와 환자 협력도의 평가를 기반으로 한 환자 프로파일링을 이용해 환자별로 임상에 적용한다면 환자와의 협력관계를 개선하고 긍정적 치료결과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Discussion

Q: 대한건선학회에서 진행했던 순응도에 대한 국내 임상시험에서 주말에만 바르는 군에 비해 필요할 때만 바르는(PRN) 군이 더 우수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상사례 발생이나 약제 사용량 측면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타났습니까?
 
이주흥: 안전성에서는 차이가 거의 없었으며 약제 사용량은 필요할 때만 바르는 군이 매일 바르는 군보다는 적고 주말에만 바르는 군 보다는 많았습니다. 따라서, 적은 사용량으로도 매일 바르는 군과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 PRN군이 유지기간에 사용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사용법이라는 것이 연구자들의 결과였습니다.
 
Q: 건선 초진환자가 왔을 때, 많은 정보를 제공하여 환자와의 신뢰를 형성하고 치료의지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선의 초진 환자가 내원했을 때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한 의견 궁금합니다.
 
송해준: 건선학회에서도 환자 교육의 중요성이 매우 절실하다고 느껴 3년 전부터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표준 교재를 만들어 환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우선은 집단 교육을 목표로 준비를 하고 있지만, 개량해서 일선 진료현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방향을 고려해 보겠습니다.
 
한기덕: 건선은 치료의 순응도가 낮기 때문에 일선에서의 치료가 가장 힘듭니다. 환자가 처음 왔을 때 환자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약만 처방하는 것보다는 건선 치료기, 시뮬레이션 등의 다른 치료법을 동시에 제공해 주면 환자에게 좀 더 신뢰감을 얻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저희 병원에서는 1년에 2 회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여 환자에게 지식을 제공합니다. 또한, 현재 저희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중 한 명이 건선 환자로, 건선 환자의 상담 업무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환자를 맞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고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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